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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2015 · Hong Kong+Macau

#03 마카오여행, 하루만에 점령하는 실속코스

by 라이터스하이 2015. 5. 12.



하루만에 또 코스 브레이커가 되버렸지만, 여기서는 제주도 여행과 다르게 느낀 바가 많다. 코스 브레이크, 그러니까 하루에 10개 가까운 코스를 돌아다니기 시작하니까, 노하우도 조금씩 생기는 것 같다. 현재에 머무르는 카르페디엠 여행을 하라고 하라고, 그렇게 칼럼에 이야기를 해댔는데, 해외여행은 쉽지 않다. 노력은 물론 하지만 비용과 시간 때문에 더 쉽지가 않다. 그래도 이번 마카오 여행은 코스를 돌아보는 것도 보는 것이지만, 여러가지 감성에 빨대를 꽂고 돌아왔기에 여한은 없다. 참고로 같이 여행을 갔던 동생은 얼마전 의정부에 입소를 했다. 그의 지옥같은 군생활이 조금 덜 빡세기를 바라며 이 리뷰를 써내려간다.




일단 호텔부터 빠져나왔다. 엄청 덥다. 조금 걸으면 땀이 나고, 좀 더 걸으면 짜증이 나고, 그것도 조금 더 지나가면 택시를 잡으려고 안달이다. 호텔 내부 사진은 저녁에 찍기로 하고 동생과 급하게 호텔을 빠져나와 버스를 타러 간다. 돌아와서 느낀것이지만 홍콩이나 마카오나 굳이 버스를 탈 필요는 없다. 택시를 타도 그렇게 많은 금액이 소비되지 않으니. 체력을 아끼자.




드디어 도착한 마카오의 관광지. 첫 번째로 세나도 스퀘어다. 포루투갈 영향을 많이 받은 도시라는 게 첫 눈에 느껴진다. 새롭고 아기자기하다. 사람이 겁나게 많다는 건 감안해야겠지만, 앉아서 주위 배경들을 눈으로 쓸어담고싶은 생각이 자꾸만 든다.




주말이기도 하고, 유명하기도 하니 엄청 붐빈다. 아시아인들이 특히 많았는데, 현지에 사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중국인 홍콩인까지. 주로 중국쪽 인파가 많았다. 우리가 제주도를 가는 느낌으로 중국 사람들도 마카오로 여행을 많이 오는 것일까?




도둑을 촬영지를 찾아 투어를 해볼까도 싶었지만, 더위가 나를 말린다. 피가 말리는 이 더위 때문에 우리는 지나가는 길에 뭔가 있으면 먹고, 지나가는 길에 구경할 것이 있으면 보고. 그렇게 자연스러운 여행을 할 수 밖에 없었다. 다음엔 겨울에 여행을 가야겠다.




솔직히 말하면 혼자 떠났었더라면, 마카오에 조금 더 오래 길게 머물렀을 것이다. 함께 간 동생과 코드가 다르다 보니 아무래도 눈치볼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걸터 앉아 뭔가 써보려고 해도 미안한 마음이 앞섰다. 그래서 마카오는 또 가고싶은 곳이다. 홍콩보다 마카오가 개인적으로 더 좋았기에, 다음에는 마카오만 둘러보고 좋은 글을 써보겠다는 다짐도 했다.




홍콩이나 여기나 같은 점이 있다면 바로 빨래다. 창문 밖으로 빨래를 널어놓는 게 우리가 봤을 때에는 좀 보기 싫을 수도 있겠다. 특색이라면 특색이니.




가기전에 꽤 많은 다큐를 봤는데. 여기 세나도 스퀘어의 어묵과 에그타르트가 그렇게 많이 소개되더라. 아무래도 어묵을 좋아하는 성향답게, 용기내서 현지인들 뒤에 줄서본다. 동생은 부끄러웠던지 안 먹는단다. 그런데 맛있는 것을 찾는 내 감지센서는 아직까지 꽤 믿을만하다. 한국에서는 느껴볼 수 없는 독특하고 감칠맛나는 어묵이었다. 줄을 서있는데, 질서고 뭐고 뒤에 있는 여자가 자꾸 팔꿈치를 들이댄다. 이쯤되면 나도 밀릴 수 없어서, 빠르게 어묵을 담기 시작한다. 그리고 아주머니에게 번호표를 받았는데, 중국말을 알아들을 수가 있다. 번호가 지나간줄도 모르고 기다리다가 고래고래 소리를 지르던 아주머니의 눈치를 보다가 어묵을 받았다.




성 도미니크 성당 맞은 편 벤치에 앉아 어묵과 동생이 산 에그타르트를 먹는다. 아 얼마만에 느껴보는 여유인가. 이 맛에 여행을 떠나는 게 아닐까? 저 사람들이 어디로 가던말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서 다른 세상의 건물들을 바라보는 것. 이것이 정말 여행의 가장 큰 묘미일 것이다.


밥을 먹고 있는데 옆에 중국인 3명이 내 옆에 앉았다. 오기와 호기심이 반반쯤 발동한 나는, 말을 걸었다. 어차피 한 번쯤 누군가에게 물어볼거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마침 내 옆에 앉았으니 일석이조다. 말을 걸었더니 영어를 못한다면서, 조금 떨어져있던 자기 친구를 부른다. 그렇게 이야기꽃은 시작되었다. 

그들은 중국에서 여행온 친구들이었다. 대학생이었는데, 나중에 알고보니 런닝맨이 중국으로 수출되어 만들어진 프로그램을 좋아한다고 한다. 라인 메신저에 광수 이모티콘을 보여주면서 자랑하기도 했다. 나는 무한도전은 모르냐고 했는데, 아쉽게도 모른다고 했다. 옆에 있던 동생이 런닝맨 이야기를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다. 중국은 어떤가, 어디가 여행하기 좋은가 등. 여러가지 이야기를 나누다보니 벌써 30분은 흘렀다. 조금 더 말이 통했다면 페이스북 아이디라도 받아서 친구가 되었다면 좋았을것을 아쉽다. 마지막에 우리는 좋은 여행을 하라며 악수하고 기분좋게 헤어졌다. 중국인에 대한 선입견을 깨지 못하고 색안경을 벗지 못했다면 할 수 없었던 일이다.




밥과 간식 중간쯤되는 식사를 마치고, 마카오 관광지 0순위인 성 바울 성당의 유적으로 간다. 가는 길에 육포 거리도 있으니 빼먹지 말자. 짭조롬한 맛이 한국에 와서도 그리운 맛이다. 홍콩의 맥도날드와는 정 반대로 말이다. 티비에서 봤던, 또는 사진으로 보았던 것들이 현지에 오면 생각보다 별로인 경우가 많다. 그런데 여기는 그렇지 않다. 일단 규모도 생각보다 큰 편이고 사람들도 많다.




혹시 사진 몇 장찍고 돌아가 버렸다면 엄청 후회했을 것이다. 여기는 밤이 더 예쁘다. 조명이 은은하게 깔릴 때 찍었더니 여기가 어디인지 모를 정도로 예쁘다. 




내부까지 들어가보지는 못했다. 건물 조각이 7년에 걸쳐 완성되었다고 하는데, 자세히 가서 살펴보면 그 흔적도 느껴볼 수 있다. 인위적인 맛이 확실히 안 느껴진다. 




꽤 오랜 시간을 유적지에 있다가 도미니크 성당을 거쳐 유명건물 투어를 시작한다.




나오는 길에 너무 예쁜 조명의 골목을 만났다. 세나도 스퀘어에서 성 바울 유적지로 향하는 첫번째 우측 골목이다. 셀카를 찍으려면 이리로 가면 된다. 조명이 밝고 모든 각도에서 커버해주고 있다. 수십장을 찍고나서야 이곳을 빠져 나왔다. 정말 스튜디오가 필요없는 환경이다.




이렇게 마카오 주요 관광지 여행은 끝이 났다. 마지막으로 분수쇼를 볼 차례다.




분수쇼를 하고 있는 윈호텔로 가는 길이다. 




여러 사람들이 한 가지 음식을 모여 앉아 떠먹는 문화도 봤다. 무간도에서 봤던 그런 중국스러운 장면을 지나가면서 본다. 저녁 산책도 나쁘지 않다.




드디어 발견한 리스보아 호텔. 허세의 차원을 넘어 말 그대로 신세계다. 소문만 들었었는데, 이런 큰 호텔인지는 몰랐다. 지하 터널을 걸으면서 정말 여기는 내가 있어도 되는 곳인가라는 생각이 든다.




...

지금 봐도 말이 쉽게 나오지 않는다. 넋놓고 바라보게 된다. 서로 말이 없어지는 우리...

정말 번쩍번쩍할 뿐이다. 다른 표현 방법이 없다.




리스보아를 지나 윈호텔로 간다. 7시쯤에 가야 제대로 볼 수 있는것이었는지, 우리가 갔을 떈 거의 끝물이었다. 최대한 빨리 가보는 게 좋겠다. 15분 정도밖에 보지 못했다. 동생 말로는 두바이의 분수쇼가 그렇게 예쁘다는데. 언제 가보나. 모르겠다. 아무튼 꼭 가봐야할 곳은 아니지만 호텔 근처에 왔다면 윈호텔의 분수쇼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다.




험한 일정을 마무리하고 그렇게 돌아온다. 사진보다 더 엄청나고 험난한 여정이 있었지만, 차마 다 올리지는 못했다. 자, 이제 야경 투어를 위한 준비를 제대로 해보자. 호텔로 다시 들어가 씻는다. 베네치안 호텔은 객실까지 들어가는 길이 꽤 길고 쉽지 않다. 그러니 들락날락 하는 것은 체력 안배에 좋지 않은 선택이다.





이 정도면 꽤 괜찮지 않은가?




걸어나와 벼르고 버뤘던 야경을 찍는다. 나가사키의 한을 여기서 풀고 말리라. 저녁 내도롣 2시간은 호텔을 찾아, 불빛을 따라 동네 똥개처럼 싸돌아 다녔다. 과연 마카오의 호텔과 카지노는 렌즈를 호강시켜줬다. 고마웠다.




지붕에서 뚜껑이 열리고 24K쯤으로 도금된 용 한마리가 튀어나와도 신기하지 않을 위엄과 럭셔리함이 있다. 분명히.




파노라마나 360를 커버하는 렌즈가 있다면 이곳의 모습을 정말 제대로 담을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필자는 헝그리 유저. 미안할 따름이다.





이틀 째 밤도 이렇게 저물었다. 다음은 마지막 일정인 마카오의 남쪽 투어와 빅토리아 피크의 야경이 남았다. 마카오, 향략과 빈부격차를 동시에 느끼기도 했지만, 야경만으로도 이미 배부른 여행이다. 출사가 목적이라면 이곳보다 호강인 곳이 없겠다. 엄지 손가락을 올려도 될 것 같다. 나름대로 마카오여행에서 빼먹지 말아야할 여행지를 다 돌아봤다. 이 날 우리가 돌았던 코스는 


세나도 광장 - 어묵거리 - 육포거리 - 성바울성당 - 성도미니크 성당 - 리스보아호텔 - 윈호텔


이었다. 물론 근처에 다른 곳도 돌아봤지만, 크게 감흥은 없었다. 이 정도만 돌아봐도 후회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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