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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량품 교환하러 갔다 되몰린 사연, 와룡시장 오만가지

by 라이터스하이 2011. 9. 3.
오늘은 기분좋지 않은 소식을 전하려 합니다. 왠만하면 안 올리려고 했는데라는 말은 하지 않겠습니다. 이 가게를 나오는 순간부터 너무 기분이 상해버려서 쓰는 글입니다. 하자있는 물건을 교환하러 갔는데, 오히려 마치 제가 고의로 파손하고 물건을 갖고 간 것처럼 의심을 하길래 몇자 적어보려 합니다. 대충의 사연은 이렇습니다.

 

"덥지만 산뜻한 기분으로 찾은 대구 와룡시장!"

여기가 저희 동네에서는 가장 큰 규모인 대구 와룡시장입니다. 개구리소년으로 유명한 와룡산과도 가까운 곳이죠. 저기 좌측에 보이는 곳이 제가 물건을 구매한 와룡시장 오만가지라는 생활용품 매장입니다. 여자친구에게 커플잔을 선물하고 여러가지 생활필품도 사려고 들렀습니다. 제가 구매한 물건은 통틀어 18,000원 정도 됩니다. 유리잔, 그릇, 양초 등을 사니 생각보다 가격이 꽤 나오더군요.


"불량품이네? 아 짜증나 더운데, 그래도 바꾸러 가야지!"

문제가 된 것은 이 물건입니다. 저는 저 물건을 색깔별로 2개씩, 총 4개를 구매했습니다. 처음에 디스플레이 된 물건은 녹색계열 2개와 주황계열 1개, 총 세개 뿐이었고 색깔별로 두개씩 살 수 있냐고 물으니, 창고에서 찾아봐야 한다던 여자분이 조금 있다가 있다며 박스 네개를 꺼내오셨습니다.

그런데 집에 와서 포장을 벗겨보니 그림에서 보이는 그릇의 수저 하나가 산산조각나 있는것이 아닙니까? 다시 갈려니 거리도 가까운 거리도 아니고, 이날 날씨도 31도를 웃돌고 있어서 내일쯤 갈까 하다가 왠지 못미더워서 집에 오자마자 교환을 하러 갔습니다.


"부서져 있던데요" vs "원래 이렇게 되있었어요?"
땀도나고 거리도 몇키로 되는 거리를 걸어가려니 너무 짜증은 났지만, 스스로를 위해 참았고, 물건이 들어있던 박스만 들고 쫄래쫄래 다시 와룡시장 오만가지로 향했습니다. 도착한 뒤 "사장님 이거 수저가 깨져있던데요." 하니 표정이 굳어지더니 별 말없이 박스를 받아들고는 몇십초 물건을 살피더군요. 그러더니 당연히 사과부터 해야될 사장으로 보이는 아저씨가 "이거 원래 이렇게 되어 있었어요?" 이러는겁니다.


슬슬 뚜껑이 열리더군요. "예?" 이러니 사장이 하는 말이 이렇습니다. "이 물건이 색깔별로 들어있는 게 아니거든요." 사장이 말하는 뜻은 제가 올려놓은 사진처럼 그릇과 수저의 색상이 다르다는 말이었습니다. 사과는 둘째치고 그냥 의심부터 하기 시작합니다. 어이가 없어서 "제가 집에 갖고 왔을때는 4개 중에 2개는 동일한 색깔이었고, 2개는 엇갈리게 되어있던데요." 라며 상황을 설명해 줬습니다.

"적반하장 정색부터 하는 오만가지 사장, 되려 내가 미안할 판?"

그러자 또 아무말 없이 진열장으로 가더니 꺼내놓은 디스플레이 수저중 하나를 갖고와서 "이거 드리면 되겠죠?" 이럽니다. 이 가게 이름처럼 오만가지 생각이 다들더군요. 이래서 가게 이름이 오만가지인가 봅니다. 하지만 결론은 '참차, 머리 빠진다.'였습니다. 그래도 기분 나쁜건 나쁜거죠. 그래서 수저에 있는 홀에 작은 기스가 있길래 기스 없는걸로 달라고 했습니다. 또 말 없이 디스플레이된 것중에 하나를 갖고 오더군요.


와룡시장을 나올 때 까지 오만가지 사장은 끝까지 죄송하다거나 미안한 기색은 전혀 없더군요. 왠만하면 사장뒤에 '님'자를 붙여드리려고 했지만, 사치라는 생각이 들어서 '님'자는 빼고 이야기하겠습니다. 저도 아직 어린 나이지만 장사를 해본 사람입니다. 이유야 어찌되었건 일단 손님이 반품을 하러 왔으면 사과를 하지 않더라도 "아 그렇습니까?"라던지, 물건을 가져다 주었던 여자분을 호출한다던지, 기분 상한 손님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살펴보려는 기색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부서진 물건과 무너진 상도덕"

더욱이 이 더운 날씨에 제가 먼 거리에 있는 재래시장을 굳이 찾은 이유는, 대형마트에 시달리는 할머니들과 어머님들을 생각하고 스스로 상기시키려는 마음에서 찾아간 것입니다. 에누리나 어바웃등으로 대표되는 가격비교 사이트를 검색하면 같은 제품이라도 와룡시장보다, 오만가지보다 싼 물건 없을까요?



널리고 널렸습니다. 클릭 몇번이면 집까지 친절하게 배달까지 해주지요. 31도를 웃도는 날씨에 가까운 거리도 아닌 곳에 반품하러 간 고객의 마음은 안중에도 없고, 단지 수저의 색깔에 매몰되어 의심부터 하고보는 것이 과연 업주로서 고객을 대하는 자세로 맞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제가 대충 후줄근하게 반바지 하나입고, 없어 보이게 가서 그런 것입니까? 아니면 백원짜리 장사, 천원짜리 장사라서 물건을 사가는 고객들도 우습게 보이는 것입니까?

"싼 가게에 싼 물건 사가면 고객도 싸게 보이나?"

정신차리시기 바랍니다. 요즘엔 어머니들도 소셜커머스 비교사이트나 메타사이트 들어가면 괜찮은 가격에 좋은제품 고르는 안목들 다 있습니다. 그럼에도 아직 재래시장을 찾고있는 저같은 사람에게 와룡시장 오만가지 사장의 행동은 다시는 재래시장을 찾아가기 싫게 만들었습니다.


물건하나 팔면 얼마나 남으시는지는 모르겠지만, 100원을 남기든 10원을 남기든 고객은 고객입니다. 정말 화도나고 짜증이 많이났던 하루였습니다. 얼마나 기분이 나쁘셔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저보다 더 기분 나쁘셨을까요? 2만원치를 사고도 달랑 2천원짜리 물건에 달린 숫가락 하나때문에 의심을 받는 제 기분 말입니다.

"소비자를 우습게 보지마라!"

붕어빵 하나를 사더라도 안에 팥이 안들어있으면 죄송하다고 말하고 다시 구워줘야 하는것이 장사하는 사람의 기본 마인드입니다. 백원짜리 물건 하나를 팔더라도 고객의 마음을헤어리려 애쓰는 척이라도 했으면 좋겠습니다. 날도 더운데 덕분에 여러모로 기분도 더러운 하루였습니다. 여기서 혹시라도 물건을 사셔야겠다면 박스안에 담긴 물건이 하자가 있나없나 꼭 확인해 보시고 계산하시기 바랍니다.


오만가지 사장 덕분에 와룡시장을 가는일은 앞으로 두번 다시 없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와룡시장 오만가지에 대한 포스팅은 멈추지 않겠습니다. 소비자를 우습게 보는 사장이 있는 한, 저같은 피해자가 또 나오지 않도록 오만가지에 대한 포스팅을 꾸준히 하겠습니다. 와룡시장에서 오만가지를 팔고있지만 싸가지는 없는 오만가지에 대한 포스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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