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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Star & Issue

이종석을 향한 칼난잣대, 여론 재판은 이제 그만

by 라이터스하이 2014. 3. 28.





인기가 많을수록 사생활이 이슈되는 건 어느 나라건 매한가지다. SNS의 세상에서 살고있는 지금은 더더욱 그렇다. 하지만 대사건부터 소소한 일상까지, 연예인들의 이야기와 스토리를 받아들이는 문화와 피드백은 천차만별이다. 대한민국이란 나라에 역시 살고있지만 연예인들의 사건 하나하나를 볼 때 마다 안타까운 점이 많다. 차마 이런것들까지 다뤄야하나 싶은 주제와 가쉽들이 너무 많다. 


심지어 이건 사망토론에서 다뤄야하지 않을까 싶은 이야기들이 눈 앞을 아른거린다. 이종석의 사건 역시 다르지 않다. 이종석은 언론과 여론이 심하게 들이대자, 해명문을 빠른 시간에 내며 이미지 손실을 막으려 애썼다. 아니나 다를까, 생각보다 성급했던 해명문은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한 꼴이 되고야 말았다. 굳이 해명까지 할 필요도 없었다 싶었는데, 2번째 기사거리를 제공해주는 꼴이 되버렸다.




연예인에게 지나치게 요구되는 예의범절

그림상으로 봤을 때, 동영상으로 가늠할 수 있는 부분으로는 분명 이종석이 나쁜놈이 되기에 딱 좋다. 차에서 내린 이종석, 그 옆에서 소심하게 뭔가를 들고있는 팬, 그리고 선물을 전해주려고 하는데 막아선 매니저, 그 사이로 팬은 손을 내밀어 이종석의 옷을 잡아당겼다. 이종석의 놀란 반응와 섭섭할만했던 팬의 그림. 물어 뜯기기 딱 좋은 떡밥이다. 연예인도 사람이기에 예의범절이 요구되는 건 매 한가지다. 이미지로 먹고 사는 직업이니까. 하지만 드라마에서 매너있고 착한 역할을 도맡았다고 해서 사생활도 똑같은 연기를 해가며 살아야할까? 이런 질문이 있다면 정확하게 아니라고 말할 수 있다.


연예인은 연예인일 뿐이다. 사생팬이건 일반 팬이건 자기가 싫고, 이건 좀 아니다 싶으면 반응을 보일 수 있다. 그것이 꼴뵈기 싫으면 그 사람의 기사가 보이면 조심스레 뒤로가기를 누르면 된다. SNS의 익명성을 빌려 욕할 필요가 있을까란 씁쓸함은 어쩔 수 없아. 드라마에서 착한 역할을 했다고 해서 평소에도 착해야하고, 죽일놈 소리를 듣는 악역이라면 평소에도 싸가지 없게 행동하면 될까? (박명수나 장동민을 보면 그래도 될것 같긴하다.) 탑스타라면 항상 웃고 팬들의 손을 일일이 잡아주면서 국회위원 코스프레를 해야할까? 탑스타가 아닌 밤무대 짝퉁가수라도 누가 옷을 잡아당기면 기분 나쁘다. 


1-2년 전, 솔비와 한예슬을 인터뷰 할 기회가 있어서 간 적이 있다. 철없는 필자는 한예슬에게 플래쉬를 터트렸다. 동영상을 촬영한다는 핑계로 말이다. 지나고 나니 후회가 됐다. 그 후로 솔비를 만났을 때 사진을 찍기 전 사진좀 찍어도 되냐고 물어봤다. 모르긴 몰라도 솔비는 그 질문 하나를 좋아하는 모습이었다. 연예인도 사람이다. 매너있게 행동하면 웃어주고, 이건 좀 아니다 싶으면 반응할줄도 알아야 한다. 그래야 팬들의 문화도 더 발전할테니까.





대중들이 원하는 이종석의 여론재판?

이 사건 하나로 이종석은 당분간 매장될 것이 내 눈에 선하다. 이렇게 또 한명의 연예인 이미지가 매장되는 현실인가 싶다. 자숙의 기간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여가며 사라지고, 여론의 눈치를 보는 기사를 내고, 주연급이던 사람이 조연부터 다시 시작하는 익숙한 상황이 말이다. 비디오상 약자로 보이는 편을 들어줄 수 밖에 없는 한편의 자극적 시나리오가. 마치 이종석이 대국민 사과라도 해야 들끓던 기사와 댓글들이 미지근해 질 것 같은 뉘앙스다. 로마에 오면 로마의 법을 따라야 한다. 


하지만 연예인에게 선택을 위한 옵션이어야지, 필수적인 사양이라고 강조하는 건 글쎄? 좀 오버스럽지 않을까? 특히 이런 사건에선 말이다. 분명 이종석의 반응은 기분 나쁜만 했다. 하지만 주의 사람들까지 피해를 보는 버라이어티한 상황은 이제 그만봤으면 싶다. 직접 그 팬과 만나던, 공개 사과를 하던, 쉽게 해결될 문제와 오해들이 언론재판으로 인해 종잡을 수 없을 만큼의 사건으로 부풀어지는 건 너무 격한 뉘앙스가 아닌가.




여론재판의 악순환과 가식의 늪

이종석 논란은 우리가 얼마나 연예인에게 칼날 잣대를 들이미는지에 대한 또 다른 예다. 이종석의 옷을 잡아당겼던, 이 논란에서 뜻하지 않게 약자에 속해버린 그녀도, 진정한 팬의 입장이라면 이렇게 사건이 커지길 바라지는 않았을거다. 팬이라면 더욱 더 그럴 것이다. 하지만 그녀의 입장이 어떻든 이미 중요하지 않게 되버렸다. 이종석은 싸가지 없는 연예인이란 낙인이 찍힌 상황이고, 당분간 쌓아왔던 것들을 일을 위기다. 이런 사건이 일어날수록 연예인이라 불리는 그들은 철저하게 자신을 숨기고 구석으로 숨을 수 밖에 없다.


연예인이라서 참아야하는 일들이 너무도 많은 대한민국. 가식은 필수라는 수식어가 당분간 연예인들의 뒤통수를 강하게 때릴 것 같다. SNS를 통한 소통은 점점 발전해 나가는데, 작은 사건 하나도 넘기지 못하는 들끓는 여론 속에서 그들은 그들의 속내를 감춘 거짓소통의 악순환을 거듭해야 한다. 누가 연예인들의 허와 실을 만들어냈는지 생각해보게 되는 하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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