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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국가대표 벽화마을 비교 '통영 동피랑 vs 여수 고소동'

by 라이터스하이 2022. 3. 8.

 

친구에게 듣기 전까진 벽화마을이란 게 있는지도 몰랐습니다. 나른하던 3월 중순. 친구에게 전화가 걸려왔고, 며칠 후 우리는 여수로 달려왔습니다.
어쩌면 우리는 그냥 따뜻한 남쪽 마을이 보고싶었을 뿐인데, 어쩌다보니 벽화마을 투어를 해버렸습니다. 두 가지 벽화 마을, 어떤 매력들이 있었는지 비교해 봤습니다.

몸도 마음도 너무 지쳐있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그런줄도 모르고 계속 일해왔다는 거죠.  미친듯이 일만 하던 때였거든요. 

 

 

 

🏁 통영 동피랑 벽화마을 입구

통영에서 그렇게 유명하다는 꿀빵을 먹으며 동피랑 벽화마을 입구에 도착했습니다. 겉 보기엔 그냥 시골 어느 동네와 별 로 다를 게 없어 보였습니다. 그런데 가까이 갈수록 생각이 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슬슬 우리는 대화가 줄고 셔터를 누르기 바빴습니다.

 

 

 

🏁 여수 고소동 벽화마을 입구

여긴 고소동 벽화마을입니다. 바다 바람은 늘 찝찝한데, 여긴 높은 지대에 있어서 그런지 상쾌했습니다. 동피랑 벽화마을과 달리 여기는 좀 더 밀집되 있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때는 이미 동피랑 벽화마을은 유명한 듯, 관광객들이 많았습니다. 지나친 사람만 해도 수 십명은 된 것 같다. 특히 여자분들의 찰칵대는 손놀림이 바람에 실려 귀를 많이 때렸네요. 입구에서 조금만 더 들어가면 보이기 시작하는 평면 벽화들이 자유로워 보입니다.

 

 

 

고소동 벽화마을은 눈요기뿐만 아니라 언덕을 올라가는지라 운동도 꽤 됩니다. 밥을 먹기 전 도착했지만, 엄두가 나지 않아 아래 식당에서 밥을 먹고 다시 오르기 시작한 고소동 벽화마을.

 

 

🖌️  #01 스타일

통영 동피랑 벽화마을에 들어가면 이런 문구가 있습니다. '동피랑 스타일' 이라고.
말 그대로다. 스타일리쉬한 여러 벽화들이 눈을 떼기 힘들게 만들더라는 것입니다. 벽화면 '그냥 뭐 꽃이나 캐릭터 아니면 사람이나 연예인정도 그려놓았겠지'라는 예상은 보기좋게 뒤엎고 있습니다.
소재가 굉장히 다채롭다는 게 색다릅니다.

 

 

 

고소동 벽화마을의 스타일은 한 마디로 여백의 미입니다. 배경과 캐릭터의 조화가 동피랑의 매력이라면 고소동 벽화마을은 심심한 듯 캐릭터에 포커스가 잡히는 그런 매력이 있습니다.

 

 

 

🦚 #02 색감

통영 동피랑 벽화마을은 잘은 모르겠지만, 벽화에 낙인들로 봤을 때 학생들이 그린 그림이 많은 것 같습니다. 알록달록한 색감의 이유도 거기에 있을 것 같은데. 정말 많은 색깔이 쓰인 그림들이 눈을 맛있게 만들어 줬습니다.

 

 

 

동피랑 벽화마을보다 여백의 미를 살린 고소동 벽화마을은 대체적으로 온화한 컬러들이 많습니다. 바닷가 근처라서인지는 역시 잘 모르겠지만, 푸른색 계열이 많이 보이기도 합니다. 바다와 벽화를 한 번씩 번갈아서 보면 꽉 차는 그런 기분이 듭니다.

 

 

 

그림이 짤리긴 했지만, 분명 물고기의 입에 손을 갖다대고 찍은 것으로 기억되는 게코(함께 간 친구의 별명)의 적나라한 자태. 동물과 대화하기도 좋아하고, 사물과 융화되는 것도 평소 아주 즐기시는 분.
이 정도의 사진은 그래도 나름 순화된 게코의 행동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아무튼 동피랑에는 게코가 하나될 수 있는 그런 그림들이 꽤 있었다는 결론입니다.

 

 

 

게코의 나이를 잊은 뒤태. 그 오른쪽으로는 마을이 보이고 왼쪽으로는 바다가 보입니다. 그래서 두리번 거릴 수 밖에 없는 게 고소동 벽화마을의 묘미입니다. 그림보랴 배들이 주차장처럼 이어져있는 바다까지 보랴. 쉴 새 없는 건 통영 동피랑이나 여수 고소동이나 매 한가지입니다.

 

 

 

 

동물이나 사람, 꽃들도 많이 있지만 동피랑 벽화마을의 미쟝센을 대표하는 건 아무래도 사람이지 싶습니다. 캐릭터와 어울리고 있는 사람, 사람이 먹고 마시는 것. 사람과 관련된 이야기들이 잔잔히 깔려있는 편입니다.

 

 

 

 

동피랑이 사람과 관련된 벽화들이라면 고소동은 그 반대입니다. 동물이나 꽃그림들이 오히려 더 많다. 가게되면 그림으로 보는 사람보다는 동네 주민분들을 보게 될 것입니다. "저희 동네를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라는 인사와 함께.

 

 

 

🗣️ #03 명언

'지금 잠을 자면 꿈을 꾸지만, 지금 공부하면 꿈을 이룬다'. 게코가 이 그림을 보더니 "캬~!"하며 발을 떼지 못합니다. 꿈을 꾸면서 공부하는 방법을 알지 못하는 게 참 아쉽습니다. 'No pain no gain'과 일맥상통 하는 말인 것 같습니다.

 

 

 

🐕 #04 뜻 밖의 손님

고소동 벽화마을을 2/3 정도 돌았을 때 살짝 열린 대문 사이로 강아지 2마리가 꼬리를 흔들며 까꿍합니다. 뒤늦게 발견한 게코. 개를 좋아하는 놈이라 쓰다듬으며 대화하기 시작합니다. 개는 대답이 없다. 하지만 게코는 말합니다.
계속..

 

 

 

 

사진찍는 재미와 함께 오르락 내리락 하는 재미도 있는 고소동 벽화마을인데. 내리막길을 내려오다 보면 확 트인 바다가 압권입니다. 내려오면서 보니 외국인도 올라옵니다. 여기서 살아도 괜찮겠다는 생각이 드는 곳이었습니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이런 사진을 찍어주고 있는 것이 익숙해져 버린걸까요?..
그래도 너무 오랫만에 떠난 벽화마을 여행이라 쪼여진 고무줄 같았던 멘탈에 간만의 여유를 부여한 것 같아 후련합니다. 후레쉬한 멘탈로 집으로 돌아와 다시 또 스트레스를 받기 시작했지만! 동피랑 벽화마을과 여수 고소동 벽화마을이 더 궁금하신 분들은 떠나보는 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후회없는 선택이 될 것입니다.

 

 

 

이번 통영찍고 여수여행의 꽃이라 할 수 있는 여수 돌산대교 야경. 아침부터 돌았던 오동도와 향일암까지 묶어서 패키지 리뷰를 올려 볼려고 엄청난 편집작업 중입니다. 기대해 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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