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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2015 · Fukuoka6

#마지막날. 하타카역에서 푼 삿포로여행의 한 (feat. Letao 치즈케익) 일어난 건 8시쯤, 밖을 나온 건 9시쯤 넘어서였지만, 감기가 제대로 떨어지지 않았다. 내 인생 최악의 여행일 수 있었지만, 그리 실망하지는 않았다. 두 번째 여행인데도 이제 일본이 편안하게 느껴지는 것이 그 이유일지 모르겠다. 조용하고 여백의 미를 가진 이곳의 분위기가 그저 좋을 따름이다. 모모치해변이나 야후돔을 돌아볼까 싶었지만, 무리해서 다니기보다 한군데만이라도 제대로 보고 싶었다. 그렇게 선택한 곳이 하카타였다. 병신처럼 백팩을 메고 몇 시간이고 돌아다니는 짓, 이제 그만하기로 했다. 코인라커부터 찾았다. 카메라와 백팩을 넣고 닫아버렸다. 후련하고 개운하다. 어깨가 나가사키에서 봤던 용처럼 날아다닐 지경이다. 다음에는 백패도 없이 캐리어도 없이 빈손으로 가보고 싶다. 홍콩여행은 한 번 그렇게 해봐.. 2015. 3. 8.
깨지고 박살난 규슈여행 #3. 비오는 나가사키의 낭만 아니나 다를까 아침부터 비가 보슬보슬 내린다. 전 날 호텔에 도착했을 때의 얄미움보다는 덜했지만, 어쨌거나 하늘이 밉다. 호텔 맞은 편으로 달려가 보스 캔커피를 하나 마신다. 저녁에 샀던 우산을 펼치는데, 이런 젠장. 산지 24시간도 안된 우산이 펼쳐지지가 않는다. 몸도 아픈데 뭐 이런 개같은 상황이 다있나. 비도 오고 기분도 얄궂고 백팩은 무겁고, 이게 무슨 여행인가 고행이지. 그렇게 10분간 어떻게 해야하나 고심한 끝에, 바닥에 떨어져있던 머리핀 하나를 발견했다. 그리고 그 핀셋으로 우산을 고정했다. '이 정도면 되었겠지?' 극약처방뒤 오란다자카를 살펴보기 시작한다. 몬터레이 호텔에서 오란다자카 거리는 아주 가깝다. 불행중 다행이다. 올라가는 길에 한 아주머니가 안녕하세요라는 인사를 해줬다. 갑자기 .. 2015. 3. 6.
깨지고 박살난 규슈여행 #2. 클라스가 다른 나가사키 랜턴 페스티벌 이 날 황제퍼레이드는 볼 수 없었지만, 혼을 빼놓은 스케일의 공연이 나가사키를 벗어나지 못하게 했다. 이글을 쓰는 지금은 나가사키를 조금 더 있다가 떠날까 고민까지 된다. 나가사키 3대 야경이라고 써놓은 이 곳을 뒤로하고 호텔로 향했다. 내 감기의 주된 원인인 비는 이 때부터 슬금슬금 나를 괴롭혔다. 나가사키 몬터레이 호텔이다. 성수기라 싼 가격에는 못 질렀다. 아마 비수기였다면 가격대비 좋은 호텔이었을거라 생각된다. 무엇보다 엔틱한 걸 아주 좋아하는데, 그 맛이 좋았다. 사이즈는 일본의 비지니스 호텔 생각하면 맞다. 소프트웨어는 빈 냉장고를 빼면 다 괜찮았다. 오사카에서는 냉장고에 여러가지 있었던걸로 기억한다. 후쿠오카에서 지낸 두 호텔에는 그런 서비스는 없었다. 가방을 작은 침대에 던지고 나가야 되는.. 2015. 3. 3.
깨지고 박살난 규슈여행 #1. 김해공항-후쿠오카공항-나가사키 이런 저런 선작업들을 마치고 통유리앞에 선다. 활주로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지나온 길, 앞으로의 길, 그리고 지금 내가 떠나야 할 길... 비행기의 모습은 흡사 뒷모습은 수평계, 옆모습은 비둘기, 앞모습은 독수리같다. 생각의 상자를 접고 잠시나마 넋을 잃게 만든다. 무거운 백팩을 내려놓을 생각도 없이 그렇게 바라보고만 있었다. 몇 번이고, 몇 분이고.. 이 문장을 써내려가고 있는 나는 지금 나가사키의 카페인 Gusto에 앉아있다. 지금도 날씨는 아주 지랄이지만 부산에어를 탔을 때부터 이 날씨는 시작되고 있었다. 2박 3일 중에 2박이 비가오다니. 그리고 지금 감기 기운도 조금 있는 것 같다. 어쩌면 오사카보다 더 밀집되어 있는 듯 보이는 후쿠오카의 첫 인상. 공중에서 본 제주도의 첫인상이 초콜릿.. 2015. 2. 25.
[규슈 야경투어] 일본 3대 야경을 찾아서 - 코스짜기 이 번 여행코스는 철저하게 야경에 의해, 야경을 위해 기획된 코스입니다. 지난 번의 오사카 여행때 세계 3대 야경 중에 하나인 고베야경을 담지 못했기에 내심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이번에야말로 제대로된 야경투어를 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사실 여행코스를 이렇게 짜기 시작한 이유는 규슈의 광할한 땅과 코스에 압도되었기 때문일 겁니다. >물론 맛집이나 광관코스 위주로 짤 수도 있겠지만 그건 아무래도 나보다 남을 위한 여행이 될 것 같아서 포기하고 컨셉을 야경으로 잡았습니다. 야경이라면 사족을 못 쓰는 저에게도 이 번 여행은 새로운 도전 중에 하나입니다. 일정- 2박 3일 컨셉- 규슈 야경투어 장소- 일본 3대 야경 : 큐슈 나가사키 아나사야- 신 일본 3대 야경 : 기타큐슈 사라쿠라야마- 그냥 야경 : 후쿠오카.. 2015. 2. 10.
백팩 하나 메고 떠나는 후쿠오카 자유여행 - Intro 후쿠오카 여행 대략적 이동경로 여행에도 자신감이 있다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지난 1월 24일 삿포로행 비행기를 놓치면서 땅바닥에 떨어져 버린 자신감. 이 번 여행을 떠나기 전인 2주 전인 지금, 그래서 나는 '무리가 아닐까?' 생각해보게 된다. 이 번 여행은 아마 나를 돌아보는 동시에 후쿠오카의 야경을 많이 담는 컨셉이 될 듯 싶다. 위 경로는 내가 서울에서 후쿠오카까지 다녀오게 될 대략적 교통이동 경로.엄청 빡세다. 보기만 해도 힘든 여정이다. 그런데 언제 내 여행이 쉬웠던 적이 있었나? 없다. 부산에어에 들어가 겟해놓은 얼리버드 항공권이다. 출발은 2월 21일부터 2월 23일까지. 후쿠오카에서 도착하는 것이 김포공항이나 인천공항이 아니기 때문에, 밤 비행기로 부산에서 김포로 올려고 했다. 그런데.. 2015. 2.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