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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Interview

목숨 걸고 만난 한예슬, 그녀는 바보였다 [벼라별 체험단]

by 라이터스하이 2012. 7. 6.

 

이런 일이?!! 8명의 블로거 모두가 이런 생각을 하지 않았을까? 6월 29일 오후 3시부터 2시간 넘게 진행된 한예슬 체험단을 다녀온 사람이라면. 블로그를 시작한 지 1년 남짓. 나름 별의별 짓, 별의별 체험단을 다 해봤다. 하지만 연예인, 그것도 탑급 여배우 한예슬 체험단. 그 자체만으로도 내 모든 블로그 활동의 '0순위'로 등극했다.

 

"잠 올때 한 단어 더 외우라고!" 말씀하시던 선생님의 수능 정신에 입각해 마구 포부를 써댔다. 매우 들떠있었지만, 체험단 신청을 모두 작성하고 나니 오히려 체념이 됐다. 맞다, '되면 좋고 안되면 말고' 나름의 위안이었다. 소위 이런 빡센 체험단은 좀처럼 걸려들지 않는 이유가 컸다.

 

며칠 후, 모두의 블로그 사이트의 벼라별 체험단 한예슬 체험단 발표자 아이디에 자주 보이는 이름이 있다. 몇 번을 스쳐봐도 이건 내 아이디였다. 우리 집에 가끔 찾아오는 '도를 아십니까의 형제자매들'이 들이닥친다 해도 "문전박대가 어느 나라 말인가요?" 하며 커피를 끓여주고 싶은 기분이었을 거다.

 

 

이제 300개를 조금 넘어선 포스팅의 블로그, '온리빙티비'란 이름의 이 공간에서 지금까지 한예슬에 대한 포스팅이나 드라마는 언급된 적이 없다. (머릿속에 지우개가 없다고 간절히 믿고 하는 말이지만) 내 기억엔 적어도 그렇다. 이국적인 매력이 있는 여배우,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 깜찍 발랄한 모습을 보여주던 모습, 환상의 커플로 인기가 수직상승한 연예인. 대략 이 정도였다.

 

팬은 아니었다. 그래서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는 팬미팅 수준의 여유로움? 은 당연히 아닐거라 생각했다. 그렇다고 고리타분한 인터뷰는 더더욱 아닐 것이라는 느낌이었고, 적중했다. 그 산뜻한 분위기의 메이커로 벼라별 체험단 꿀팀장이라는 분의 노력이 한 몫 했다. 하지만 이날의 주인공인 '한예슬의 참여도나 가식없는 토크 한 세트'가 어느새 분위기를 끌어가고 있었다. 그 달콤살벌한 이야기, 지금부터 시작한다!

 

 

를 하면서 가장 무서운 집단이 2부류 있다. 팬덤이라 불리는 아이돌의 팬클럽, 그리고 디시인사이드의 갤러들이다. 이 분들의 단결력을 볼 때마다 붉은악마 이 후로 전무후무한 그 어떤 것이라 느끼곤 한다. 한예슬 갤러리로 들어가 봤다. 역시 상상 그 이상을 보여주는 게시글들이 날을 세우고 있었다.

 

'죽여버리고 싶다'는 글도 보인다. 나중에 한예슬씨에게 직접 질문을 하며 말했지만, 이들의 나비효과를 감안한다면 '목숨 걸고 간다는 것도 과언은 아니다'라고 생각했다. 물론 다수의 갤러들이 그렇지는 않지만 블로그를 어느정도 운영해 온 블로거, 특히 방송 연예쪽 카테고리의 블로거라면 잘 알 것이다. 이들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대구에서 새벽 5시 40분, 꿈꾸기에도 바쁜 시간에 기차를 타고 홍대에 들러 탱자탱자 시간을 쪼갰다. 팅가팅가 놀아도 시간이 안간다. (젠장, 너무 빨리왔다;;) 땀은 났지만 다음은 없다. '오늘 한예슬을 만나야 된다'라는 집념으로, 카페베네 압구정갤러리아 점으로 ㄱㄱ! 나름 우여곡절 끝에 도착. 한예슬씨를 만나기로 한 곳은 지하 1층. 조금 긴장하며 내려갔다.

 

이건 뭐 마치 '엔틱 버젼 비밀의 화원'이 따로 없다. 전에 몰랐던 카페베네 인테리어의 재발견이었다. '왕초'(http://blog.naver.com/blue3854)란 필명을 쓰시는 블로거님과 벼라별 체험단을 진행하는 '모두의 블로그(http://www.modublog.co.kr)' 직원으로 보이는 두 분이 계셨다. 간단히 인사를 했다. 나머지 블로거분들을 기다리고 한예슬씨가 등장 할 때 까지 블로거들의 개 못주는 버릇, 돌아다니며 찍어대기를 시전했다. 그러기를 30-40분.

 

 

체험해 본 그 어떤 것 중에서도 최고가 나타났다! '계단 쪽으로 등장 할 것'이라는 생각은 보기좋게 뒷통수를 때리며 반대쪽으로 걸어 나온 한예슬. 머릿속에는 이미 '여신이란 수식어도 아깝지 않다'라는 후크송이 반복되고 있었다. 풋풋하기도, 단아하기도 한 첫 인상의 한예슬은 해맑게 웃으며 손인사를 하고 자리에 앉았다. TV에서 보던 그 모습 그대로의 한예슬을 몇 초간 바라보고 있었다.

 

벼라별 체험단 당첨자들 죽여버리고 싶다는 한 갤러의 말, 거짓말처럼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이래선 안되!' 냉정하려 애썼다. 객관적인 포스팅을 위해서 말이다. 말이 쉽지 당연히 쉽지는 않았다. 노력했다는 것만 알아줬으면 좋겠다. 이어서 필자보다 조금 더 온전한 멘탈이었을 벼라별 체험단 '한예슬 체험단'의 진행자, 모두의 블로그 꿀팀장님이 오늘 자리의 계기가 포함된 브리핑을 하셨다. 열심히 들으려 애썼다는 것만 알아주셨으면 좋겠다.

 

 

카페베네 지하 1층에 10대가 넘는 카메라가 엄청난 속도로 메모리를 소모하기 시작했다. 아마 '갈겼들 댔다'라는 표현이 맞을거다. 수많은 카메라에 혹시나 한예슬이 부담스러워 하실까 벼라별 체험단 팀장님이 신경을 쓰시자 "괜찮아요, 카메라에 익숙해요." 나즈막하고 온화한 톤으로 한예슬이 말했다. 한예슬씨가 했던 말 중에서 가장 잊혀지지 않는 따뜻한 말이다.

 

 

의 오케스트라가 멈추고 굉장히 뻘줌한 시간이 찾아왔다. 자기 소개를 하는 시간이란다. 몇년 전, 이력서를 수십통 쓰던 시절에는 하고 싶어도 못했던 것이 왜 하필 지금 이 타이밍에..;; 렉 걸린 입으로 어찌어찌 했다. 다른 블로거분들도 예외란 없었다. 마지막으로 한예슬의 차례였다.

 

그녀가 일어나 자기 소개를 하는데 그 자체만으로도 버라이어티한 상황이었다. 어디를 가서 탑급 여배우가 일어나 자기 소개를 하는 것을 볼 수 있겠는가? 남들은 갖지 못하는 기이한 경험에 나름의 영광이었다. 사실 처음 "돌아가시며 자기 소개를 해봅시다"라고 했을 때 한예슬은 뻘줌하다며 차차 알아가자고 했다. 그런데 블로거분들이 소개를 마치자 한예슬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어느새 일어나 소개를 하고 있었다. 그녀도 긴장했을까?

 

정적과 박수가 번갈아 오고가고 결국 자기 소개도 끝이 났다. 얼마 뒤 뻘줌하다던 한예슬은 앞에 있던 테이블을 가리키며 "이 테이블 하나 빼면 안될까요?" 한다. 2미터도 되지 않을법한 그녀와의 거리가 더욱 가까워졌다. 솔직히 놀랐다. 연예인이고 아니고를 떠나 '사람과의 만남에 굉장히 적극적이고 열정적이구나'란 생각이 들었다. 한예슬의 이런 누적된 행동들은 돌아오는 발걸음에 '그녀의 온도는 따뜻하다'로 각인되게 만들었다.

 

 

각자 소개를 마친 뒤 기다리던 질문의 시간. 심도있는 질문들이 많이 흘러나왔다. 역시 2번째로 질문을 하게 된 나는 준비해 간 첫번째 질문으로 다음과 같이 물었다.

 

Q. 온리빙티비 : "2004년 생긴 김태희 갤러리의 전체글은 10만개 정도인데, 2006년 개설된 한예슬씨 갤러리의 게시글은 50만개 돌파를 앞두고 있습니다.

한예슬 : "아 정말요?"

온리빙티비 : "네, 사실 그만큼 골수팬이 많을 줄은 상상도 못했습니다. 한예슬 체험단 당첨자들을 두고 갤러리에서 '당첨자들 죽여버리고 싶다'는 글도 있었습니다. 목숨걸고 한예슬씨를 만나러 온 겁니다."

한예슬 : (웃음)

온리빙티비 : "한예슬 갤러리를 지키는 골수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한예슬 : "우선 제가 그렇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지 몰랐구요. 보지 않아도 될 것까지 보게 되 인터넷 세상을 잘 알지는 못하지만, 저를 바라보는 바라기가 있다는 것은 너무 행복한 일인 것 같아요. 아 뭐라 그럴까... 그런게 있어요~^^ (손이 얼굴로 가며, 몸을 뒤로 빼며, 부끄러움이 +@된 애교 작렬)

 

내가 본 그녀, 정말 좋아하고 있었다. 해맑은 웃음으로 부끄러워 하는 모습이었다. 연예인도 사람이라는 말에 처음으로 공감이 가던 한예슬의 웃음이었다.

 

 

아직은 민감한 질문일수도 있다. '한예슬에게 지금의 여론은 뜨뜻미지근 할 수도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나간 일은 지나간 일이고, 복귀 의사를 이미 밝힌만큼 앞으로의 행보가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한 끝에 질문리스트에 올렸다. 물어봤다. 

 

Q. 온리빙티비 : "다음 작품은 언제쯤 만나 볼 수 있나요?"

A. 한예슬 : "검토중이예요. 오랫만에 비치는 모습인데 신중하게 생각하고 싶어요. 예전에는 시기적으로 작품을 하기도 했어요. 이제는 내가 좋아하고 떳떳하게 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어요."

 

사실 긴 답변이 나올까? 기대는 안했다. '아직 모르겠다', 혹은 '예정이 없다' 정도로 예상했다. 왠걸? 차기작을 묻자 진지해진 표정에 한예슬의 눈빛이 변한 것 같았다. 속으로 생각했다. '다음 작품은 정말 제대로 나오겠구나'라고. 모르긴 모르겠지만 배우들에게 작품을 고르는 권한이 100퍼센트 주어지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느낌도 함께였다.

 

 

어딘지는 기억이 나지 않지만, 꽤나 영향력 있는 커뮤니티에서의 투표였다. '다음 여자 배우들 중 사극이 제일 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배우는?'이라는 주제. 송혜교, 전지현, 이민정 등 당대 내놓라하는 배우들 중 그 1위가 바로 한예슬이었다.

 

Q. 온리빙티비 : "사극은 어떠세요?"

A. 한예슬 : "하고 싶은데 친구들이 말리더라구요. 머리카락도 많이 빠진다고 하고."(웃음)

Q. 온리빙티비 : "그럼 사극은 머리카락 빠져서 못하시는걸로 결론을?"

A. (장내 웃음)

 

마지막 말은 웃자고 한 농담이었다. 혹시나 한예슬씨나 팬분들이 기분 나쁘지 않으셨기를. 투표결과에서도 나왔듯, 사극과 한예슬을 나란히 놓고 봤을 때 적당한 그림은 떠오르지 않을지 모른다. 그래서 더 필자는 한예슬의 사극이 보고싶었던, 지극히 개인적인 바램의 질문이었다. 이 외에도 다수 블로거분들의 알찬 질문들이 많았다. 요약해 봤다. 

 

 

Q. : "10명도 채 되지 않는 블로거와 함께 하는 이런 소소한 자리에 참석하게 된 계기는?"

A. : "방송쪽이 아닌 대중분들. 조금 더 중립적이고 객관적 입장에서 바라보고 계시는 분들과 만나보고 싶었다. 그래서 더 벽없이 대화를 나누고 싶었던 이유다."

 

 

Q. "한예슬이란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연관검색어에 김태희씨 이름이 뜬다. 생각하셨을 때 김태희씨보다 다른 건 몰라도 이건 내가 낫다는 점?"

A. "매력?"(매우 민망해 하시며 웃으심) "우선 제가 학벌이 안되고 거기에 김태희씨는 한국의 대표적인 미녀다. 비교되는 자체만으로도 영광이라 생각한다. 그래도 이야기 해보자면 김태희씨가 한국 정서의 미가 있다면 저는 조금 더 이국적인 매력이 있지 않을까?"

 

 

Q. : "무릎팍 도사에 출연 하신 방송분을 너무 재밌게 봤다. 예능 출연 계획은 없으신지?"

A. : (한참 망설인 뒤) "드라마는 배역을 통해 연기로 대중들에게 비춰지지만 예능은 그렇지 않다. 아직 조심스럽고 두렵기도 하고 그렇다. 많은 것들이 두려운 지금이다. 전에 일로 인해서 가치관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체험단 한예슬과의 만남을 준비하면서 여러 질문을 준비했었다. 그러나 스파이명월에 대한 질문은 애초에 적을 생각조차 없었다. 준비를 안했다. 그런데 어느샌가부터 10명 남짓의 테이블위에 그 논란의 히스토리가 깔리고 있었다. 지난 해 2달 정도의 짧은 기간에 연기력 논란, 시청률에 대한 말말말에 이은 촬영거부 사건, 그리고 스캔들의 태풍이 연달아 한예슬을 덮쳤다. 한예슬에게는 10년 연예계 생활의 최대위기였을 것이다. 한 시간이 넘도록 숨김없이, 아낌없이 그 이야기를 풀어내던 그녀의 야이기를 들어봤다.

 

"스파이 명월에 대한 이야기는 민감할 수 밖에 없는 문제다"라고 입을 뗀 한예슬. "제 입장을 이야기하면 남 욕하는 것 같다. 촬영을 거듭하며 힘든 순간이 많았고 죽을 것만 같았다. 동료 연예인들도 추천했던 스파이 명월의 시놉시스가 너무 좋아서 선택하게 되었다. 그런데 촬영에 들어가며 여러 내용들이 바뀌기 시작하더라. 북한 사투리에 대한 내용도 최초 계약 당시에 없었다. 촬영환경, 기본인권 등 여러가지 문제 때문에 수차례 미팅 요청을 했지만 잘 이뤄지지 않았고, 참다 참다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정말 안되겠다고 느꼈다. 다른 여배우들도 마찬가지지만 배우들은 힘이 없다. 프로는 현장에서 죽어야 한다고 한다. 하지만 사람이 죽으면 무슨 소용인가? 미국으로 간 것은 살기위해 간 것이다."

 

 

 

쏟아져나오는 기사만 접하게 되면 대중들이 얼만큼 편협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는지. 얼마나 왜곡될 수 있는지 느낄 수 밖에 없었다. 비단 연예계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구조의 뒤틀림, 그 연장선에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만들었다. 이것이 한국드라마의 현실이라 생각하니 나름 TV 연예 블로거로써의 안타까움은 뒤따라 올 수 밖에 없었다. 이정도일 줄이야 하는 탄식이었다. 사전 제작은 개나 줘버리고 시청률이라는 절벽에 매달려 매주 여론의 반응을 살피며, 쪽대본으로 한주 한주 버티고 있는 국내 드라마의 고름, 언제고 한 번은 터질 일이었던 것이다. 영화에서 그토록 극찬을 받던 배우가 드라마에서 '원래 저 정도밖에 못하는 배우였나?' 생각이 들만큼 어색한 연기를 가끔 보일때가 있다. 이런 처절한 환경에서 나오는 3분요리식의 쪽대본이라면 그럴만도 했다. 아울러 그녀의 스타일리스트뿐만 아니라 양동근의 트윗도 이해가 가기 시작했다.

 

 

"한예슬은 순진하다. 그녀가 영악했다면 살인적인 스케쥴로 피로가 누적 링거 꽂고 병원에 입원했다면 이번 사태에서 마녀사냥은 안 당했을 것이다. 이번 사태의 주범은 비겁한 방송국이다. 국민과의 시청자와의 약속 운운하는데 정말 토 나온다. 한예슬 두둔하거나 비호하는 것은 아니다. 한국영화, 특히 드라마다. 근로기준법, 노동위반 현행범들이다. 한예슬만 탓하는 것은 비겁하다. 한예슬을 비롯한 스타급 배우들의 인권만 얘기하는 것이 아니다. 제작 스텝들의 살인적인 노동환경 한 번 생각해 본 적 있는가. 촬영, 조명, 미술, 제작. 연출팀들 사는 게 아는 게 아니다."

 

"선배들의 옹호가 너무 너무 좋았다. 친분없던 연예인들에게까지 문자를 많이 받았다. 같이 미국으로 도망가고 싶다는 농담섞인 문자도 있었다.(웃음)"

 

은퇴설과 스캔들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도 한예슬은 진솔하게 이야기 했다. "나에게 연예계 생활을 못하게 된다는 것은 모든 것을 버리는 것과도 같다. 정말 아예 돌아오지 않을 생각으로 갔다면 미리 뭐지.. 그 재산 같은 거 다 빼서 갔을지도 모른다(웃음). 황당했다는 결혼설에 대해서는 "인터뷰를 솔직하게 하는 편이다. 결혼 생각에 대한 질문에 결혼 하고싶죠라고 대답했는데 결혼 임박이라는 기사가 나왔다. 사람을 믿다보니 그런 기사들이 많이 나온 것 같다."

 

 

짧은 2시간 정도였지만 그녀는 여러 수다를 블로거들에게 떨어주었다. 버릴 것 하나 없는 한예슬의 이야기들 중에서 그녀가 말하는 측근들의 이야기를 SCENE 4라는 이름으로 짧게 모아봤다.

 

장근석

한국의 정서에 관해 이야기 하던 중 한예슬은 "한국은 스스로 자랑이나 PR에 대해서 겸손의 덕'이 있기 때문에 그런것은 조금 다른 나라와 정서상의 차이가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요즘은 그래도 (장)근석이라던지 다른 연예인들도 그런 부분에 있어서 적극적인 것 같다." 고 말했다. 혹시나 한예슬의 국적을 미국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한예슬의 국적은 대한민국이다.

 

이주영

나중에 소속사 대표님이라는 소리를 듣고 깜놀할 수 밖에 없었던 벨 액터스 이주영 대표. 한예슬씨가 데뷔했을 당시의 소속사라고 한다. 시종일관 묵묵히 계시다가 한예슬씨가 화장실로 간 사이 블로거들과 짧은 담화를 가졌다. 내용은 미안하지만 무덤까지 갖고 가야겠다.

 

매니저

한예슬씨가 매니저에게 자동차를 택배선물 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바로 그 분이시란다. 어떤 차종인지는 못 물어봤다. 좋은 차겠지 생각만 해본다. 한예슬씨의 뒷자리가 아닌 반대편에 앉아 계셔서 유연한 분위기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주신 것 같다. 하지만 시종일관 그의 눈빛은 살아있었다! 

 

애기들

누가 물어봤는지는 모르겠다. 누구와 함께 사냐고 여자 블로거분게서 여쭈셨다. "저는 두 애기랑 같이 살아요.", '설마?'하는 순간 강아지라는 것을 알았다. 소속사 대표님께서 나중에 말씀하시기를 강아지들과 놀고 강아지똥 치우는 게 한예슬의 일상 중 하나란다.

 

어머니

연예인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반 연예인이 되버린다고 한예슬은 말했다. 결혼설 기사가 나왔을 때는 동네 소문이 떠돌고 어머니께 직접 물어보기도 한다. 사촌분이 전화오셔서 "예슬이 결혼하니?"하신적도 있다고. 시장에 가셔도 연예인 어머니라 물건값도 못 깍으시고, 가끔 화가 나도 참을 때가 많다고 한다.

 

 

세상 어디가 쉬운 곳이 있겠느냐만은 한예슬에게 들어본 국내 연예계는 생각보다 더 험난한 곳이었다. 특히 드라마의 제작환경과 여건은 듣는것만으로도 위태로운 간판을 떠오르게 했다. 컨텐츠 퀄리티는 5선발 쯤으로 미뤄두고 돈부터 쫓는 '체험 자본의 현장'정도 될런지 모르겠다. 좀처럼 한국 드라마에서 센세이션이 느껴지지 않는 이유중 하나, 언제부터 시작됐는지 누가 먼저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이런 구조적인 데스티네이션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이날 벼라별 체험단 중 유일하게 TV 방송쪽의 블로거는 온리빙티비라는 명찰의 블로거, 나 혼자였다. 이 글을 마치는 지금쯤에 와서 생각해보면 나름대로 유혹이 꽤나 많았다. 한예슬이 언급했던 주제와 소제를 적절히 묶어 자극적으로 뽑아내면 그 뒤는 어찌될지 모르는 일이다. 하지만 포스팅을 하는 내내 '이건 아니야'가 시종일관 두개골을 때려댔다.

 

그 첫번째 이유는 그녀가 너무 솔직했기 때문이다. 막말로 자신이 탑급 배우라면 대충 가식떨다가 사인 몇 장 해주고 가도 그만이다. 10명도 안되는 인원이 욕하고 떠들어봤자 세상이 변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내가 본 한예슬은 오히려 블로거들을 배려하고 있었다. 질문 하나에도 골똘히 생각했다. 단답형의 대답은 찾아볼 수 없었다.

 

 

몇년 전, 형과 같이 근처 미용실을 갔던 적이 있다. 나를 보더니 원장으로 보이는 분이 "형보다 키가 크시네요." 하시길래 "아니예요 깔창 때문에 그래요"라고 대답했다. 원장이 웃으며 말했다. "그런 말 안해도 되요." 별 일도 아닌데 기분이 묘했다. 솔직한 게 죄는 아닌데 말 안하는 게 낫다니.

 

모르긴 몰라도 이 날의 한예슬도 비슷했다고 생각한다. 상황에 따라서, 여론에 따라서는 대답을 피해가도 될 질문들에 그녀는 숨김없이 내놨다. 생각하는대로, 살아온대로 말이다. 연예인이고 일반인이고를 떠나 100% 솔직하면 바보소리를 듣는 게 요즘 세상이다. 그렇다면 한예슬은 정말 바보다.

 

필자는 한예슬의 스파이명월 촬영거부 논란에 있어서 그녀가 그일에 대해서 잘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녀 스스로 피해를 받았기 때문이다. 분명 한예슬을 향한 지금의 여론은 아직 12월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인디언들의 기우재가 100퍼센트를 자랑하듯 두드리면 열리지 않을 문은 없다. 진실이 이긴다는 그 단순한 진리, 끝까지 놓치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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