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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스토리, 메시와 박지성의 결정적 차이

by 라이터스하이 2015. 3. 11.



 

이틀만에 박지성를 주제로 한 책 두권을 모두 읽어보게 되었습니다. 처음 읽었던 도서가 <멈추지 않는 도전>이었고, 두 번째가 출간된지 얼마되지 않는 <박지성 마이스토리>였습니다. 20대 남자의 새벽잠을 뺏아간, 남자라면 한 번쯤 그의 경기를 보기위해 밤잠을 설친 적이 있을 것입니다. 매 경기를 챙겨보지는 못했지만, 그의 경기를 보며 가슴설레하던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박지성 이야기를 하기 전에 메시의 이야기를 잠깐 하겠습니다. 메시는 마라도나와 비교되며 자국에서는 영광보다 비난을 많이 받는 선수입니다. 실력으로만 놓고 보자면 세계적인 선수이지만, 국가적 배경의 화살로 인해 극도릐 스트레스를 받은 선수기도 합니다. 메시에 관한 다큐멘터리를 보던 중 한 택시기사가 이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메시는 우리와 함께 웃었지만, 마라도나는 우리와 함께 울었다." 그래서 마라도나와 메시를 비교함에 있어서 갭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는 코멘트였습니다.

 

 



 

메시와 박지성의 결정적 차이


운의 메시와 다르게 박지성은 우리와 함께 웃었고, 또 동시에 울었던 선수입니다. 그래서 대한민국 국민들의 기억속에 박지성은 메시의 자국내에서의 입지보다 더 탄탄하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맨체스터 유나이티트에서 7시즌을 뛰면서 박지성은 대한민국 최초로 챔피언스리그 선발명단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고, 여러가지 최초의 수식어를 모두 갈아치웠습니다. 이 사실들 모두 그가 쌓은 업적이지만, 그를 보는 제 눈은 그가 쌓아올린 스탯이나 수상경력보다 하나의 이미지에 초점을 두고 있었습니다. 바로 그는 왜 '멈추지 않는가?'에 대한 질문이었습니다. 누군가 말했습니다. 희망이라는 것은 본래 있다고도 할 수 있고, 없다고도 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박지성은 꿈과 희망을 어떻게 다루는지를 잘 알고 있는 선수가 아니었나 생각됩니다. 축구선수로 활약할 수 있는 선수생명은 보통 10년에서 길면 15년 정도가 됩니다. 물론 긱스나 스콜스처럼 40대까지도 현역으로 활약하는 선수들도 없지는 않지만, <박지성 마이스토리> 속에서 그가 이야기하는 것처럼 정말 대단한 일입니다.

 

 



 

왜 그는 멈추지 않았나?


박지성, 그는 왜 멈추지 않는 도전을 했을까요? 두 차례 큰 무릎 수술을 하면서도 왜 선수로써 포기할 수 없었던 걸까요? 그것은 아마 명지대 시절 그의 은사인 김희태 감독의 말을 빌려 일찌감치 자신의 길을 발견한 천운이 있었기에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을 사는 20-30대에게 특히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꿈과 소명의 발견입니다. 물론 그가 빠르게 꿈을 발견하고 노력한 것이 천운이라고는 했지만, 노력이나 희생없이 견뎌낼 수는 없었습니다. 그런 측면에서 봤을 때 팬인 저로써는 그가 천운을 타고난 선수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축구선수로써는 그렇게 보여질지 모르겠지만, 그의 만신창이가 된 무릎을 생각하면 쓴웃음을 지을 수 밖에 없습니다. 국가대표로써, 클럽팀 소속으로써 최선을 다하기 위해 그가 치른 희생은 그의 부모님의 눈에서도 눈물이 나올만큼 막중한 것이었으니까요.

 

 



 

도전의 진정한 무게을 알았던 박지성


그래서 저는 그의 이야기를 들을 때면 한쪽 마음이 애잔해옴을 느낍니다. <박지성 마이스토리>라는 제목의 이 책은 전신이라 할 수 있는 <멈추지 않는 도전 박지성>과 마찬가지로 사실 전달 위주의 네러티브에 가깝습니다. 에세이 형식으로 보여지기도 하지만, 박지성은 무릎이 정말 아팠다거나 외로움과 괴로움에 호소하는 문체는 넣지 않습니다. 평소 성격이 조용하고 우직한 편이라 그런것이라 짐작할 뿐이지만, 책에서라도 그 힘들었던 상황들에 대한 넋두리를 해볼법도 한데 그렇지 않습니다. 아마 저라면 그렇지 못했을 것 같습니다. 월드컵 이후 제대로 휴식을 취하지 못하고 네덜란드 PSV 아인트호벤으로 곧장 날아가 무릎에 무리가 왔고, 시즌을 통째로 뛸 수 없을 지경의 큰 부상이었다면 한 번쯤은 싫은 소리를 해도 되지 않을까요?




박지성의 이야기는 매체에서 워낙 많이 접했고, 봐왔기에 특별하다는 느낌은 이제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 책을 보며 익숙한 듯 그렇지 않다고 느낀 것이 바로 이 부분입니다. 그는 제가 글에서 가끔 그러는 것처럼 징징거리는 부분도 없고, 홈팀에서 자신에게 야유를 퍼부운 PSV 아인트호벤 팬들에게도 야속하고 얄밉다는 정도의 표현에 그칠 뿐입니다. 그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몇가지 이 책을 보며 알게 되었는데, 그 중에 하나가 그가 경기장에 들어갈 때 엄청난 부담과 긴장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섰을 때, 그는 처음 올림픽대표가 되었던 시절만큼의 긴장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곧 자신이 잘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며 자신감을 찾아간다고 합니다. 제 나름의 결론, 그리고 얻은 교훈 중 하나가 있습니다. 그는 남탓을 할 시간도 아까워하는, 쓸모없는 감정소모를 하지않기 위해 훈련된, 제대로된 프로선수였다는 것입니다. 박지성은 축구선수로만이 아니라 사람으로써 배울 점이 많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끼게 되었습니다. 박지성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일수록 멈추지 않는 도전 박지성은 한 번쯤 인사이트를 얻기위해 좋은 책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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