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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Star & Issue

'날선' 클레어 데인즈의 연기에 '털끝'이 서다!

by 라이터스하이 2014. 11. 14.



클레어 데인즈, 어디까지 무너질 수 있을까?

템플 그랜딘은 그녀의 연기가 절정에 다다랐다는 인증을 한 영화였다. 이 한편으로 그 이름을 잠시 잊은 사람들, 그리고 알고는 있었지만 잊은 시청자들 역시 진화한 연기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 클레어 데인즈의 물오른 연기에 대해 하정우를 언급한 적이 있다. 하정우는 지금 어떤 연기를 하더라도 소화할 수 있는 내공과 스펙을 가졌다. 지금 미국 땅에서 그 포스를 보여주는 건 그녀다. 


여배우로 비주얼을 과감히 플랜 B에 두고, 내면의 감정을 연기하는 여배우. 클레어 데인즈는 홈랜드에서 더 이상 떨어질 곳이 없는 여자로, 지금까지 여자 연기자가 저런 표정을 지은 적이 있나 싶을 정도로 내숭 없는 연기를 펼친다. 울먹이면서도 눈물을 참아내는 그녀의 찌질한 표정은 임창정 이후에 본 적 없는, 여자 연기자의 표정에서는 한 번도 본 적 없는 불쌍한 그림이다. 새로운 연기자가 아님에도, 태양 아래 새로운 것이 없는데도, 그녀의 표정 연기는 어디서도 본 적이 없다.




날 선 그녀의 연기에 털끝이 서다!

클레어 데인즈는 홈랜드 안에서 모든 것을 뿜어낸다. 가끔은 사랑스럽게 미소 짓기도 하고, 때로는 세상에서 제일 불쌍한 여자의 소리를 내기도 한다. 그래서 이런 생각이 든다. '다음 작품에서 어떤 역할을 맡으려고 도대체 저렇게 무너지는 것인가?' 질문하게 한다. 그러나 템플 그랜딘을 본 사람들 역시 나와 같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여배우가 화장기도 없이 찌질하게 우는 장면, 국내 TV에서나 영화에선 상상하기 어렵다. 설령 찌질한 연기를 꽤 한다 해도 다음 작품을 하려면 공백기를 거쳐야 한다.


그래서 연기보다 성형으로 승부 하는 게 더 빠르다. 안타깝지만 어쩌겠는가? 그게 현실이다. 여배우들의 폭넓은 연기를 자주 보고싶은 필자의 입장에서 더욱 클레어 데인즈의 케이스가 안방에도 도입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나약한 제작환경과 쪽대본이란 수식어가 이미 일상이 돼버렸지만, 곧 그렇게 되리라 믿는다. 여배우 한 명이 이만한 임팩트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 귀감이 되었으면 좋겠다. 연기하는 것인지, 생활을 하는건지, 도대체 헷갈리는 그 연기는 그만한 매리트가 있으니까.




한국형 클레어 데인즈의 부재

중년으로 넘어가는 클레어 데인즈. 로미오와 줄리엣에서의 앳된 그녀는 이제 없다. 대신 무너지고 또 버려지는 측은한 여인만이 남아있다. 하지만 그녀의 연기를 두고 그 누구도 뭐라고 할수는 없다. 이미 연기 하나로 '인증' 하고 있기 때문이다. 섹시함도, 미친듯한 8등신 몸매도, 더 이상 귀엽지도 않은 그녀의 연기. 난 왜 레이싱 모델이 아닌 그녀를 왜 지켜보고 있을까? 골똘이 생각해본다. 말하건데 이유는 완전 몰입이다. 배우가 캐릭터에 완전히 몰입하면 어떻게 되는지를 그녀는 보여준다.


악역전문 배우, 할머니 전문배우, 엄마역할 전문배우, 국내에서는 이런 수식어가 많이 붙는다. 그만큼 고정된 배역에 한정된 주류들이 캐스팅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 환경에선 한 배우가 다양한 역할을 할 기회는 줄어든다. 날선 연기는 보겠지만, 털끝 서는 내면 연기를 볼 기회는 줄어드는 이유가 아닐까? 털끝이 서게 만든는 배우 중 하나가 여기있다. 유통기한이 짧은 국내 여배우들 사이에서도 이제 클레어 데인즈가 보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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