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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Drama

[all about 미드]홈랜드, 데미안 루이스의 휴머니즘 아로마

by 라이터스하이 2011. 12. 22.

흔히들 데미안 루이스를 두고 매니아 층에서는 아직도 윈터스 중위라는 호칭으로 그를 상기시키는 덕후들이 많다. 추천미드 리스트에 항상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밴드 오브 브라더스에서 진보적 리더쉽을 가진 우두머리로서의 역할을 훌륭하게 소화해 낸 그라 생각하면 더 이상 이상한 일은 아닐지도 모른다. 그럼에도 그는 미션 임파서블의 에단 헌트처럼, 또는 프리즌 프레이크의 스코필드처럼, 나타만 나주면 "우와"를 연발해 주기에는 아직까지 임팩트 면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것은 아닐 것이다.

적어도 한국에서는 말이다. 영화도 영화지만 미드에서는 잔뼈가 굵은, 중년에 돌입하는 매력있는 배우정도라면 설명이 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데미안 루이스의 팬으로서 약간의 경험담을 뒤섞자면 데미안 루이스의 매력에 한 번 빠져들면 쉽사리 헤어나올 수 없을 것이라는 추론을 살짝 얹어본다. 그가 미드인 밴드 오브 브라더스 이후, 라이프라는 또 다른 드라마로 흔하지 않은 평점 9.3이라는 네티즌의 후광을 뒤에 업고 다시 브라운관으로 돌아온 새 미드 홈랜드.

여기서도 그만의 매력, 그만의 휴머니즘 아로마는 엄청난 시너지를 더하고 있다. 조금 바꾸어 말하면 그가 가진 무기를 극대화시킨 홈랜드라 필자는 평하고 싶다. 그가 가진 첫번째 가장 큰 무기는 휴머니즘의 표현력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훤칠한 키, 깊은 눈동자, 유일무이하게 확연한 팔자주름 조차도 미중년이라 부르고 싶은 데미안 루이스에게는 강력한 무기다. 이런 외모에서 풍기는 사람냄새, 휴머니즘의 아로마가 감성의 벽을 서서히 허물기 시작하더니 홈랜드의 후반부에는 브로디 하사에게 느끼는 측은함이 바탕이 되어 감상하는 지경에 이른다.

뒤도 안 돌아보고 이 홈랜드라는 미드의 마스터키는 데미안 루이스이며, 그를 섭외한 것에 그 어떠한 토를 달 수 없을만큼의 스마트한 초이스라 말하고 싶다. 8년간 알카에다에 잡혀 격리수용을 겪은 브로디 하사. 구타, 모욕, 불안, 증오를 모두 겪은 그는 세뇌당해 고향땅을 밟는다. 결국 테러리스트로 돌아온 그에게는 그 이유가 가장 주요했고, 또 중요했다.

바로 가족이라는 키워드다. 아부 나지르의 아들인 아이사를 끔찍하게 아끼던 브로디는 CIA의 강경정책으로 인해 잃어버리고, 아부 나지르와의 아버지로써의 동질감을 갖게 된다. 시즌 막바지에 폭탄 스위치를 들게 만든 가장 큰 이유도 그 때문이다. 모든 출발점인 이 父精은 데미안 루이스의 휴머니즘 아로마와 만나 긴장감과 외면할 수 없는 미묘한 감정들을 나비효과처럼 불러 일으킨다.

클리쉐적인 아메리칸 히어로 무비가 아닌 감정을 숨기고, 항상 불안감에 떠는 브로디 하사의 나약함. 그 미묘한 감정들의 향연, 섬세함이 요구되는 묘사에 데미안 루이스는 생명을 불어넣으며 시종일관 '착한놈이야, 나쁜놈이야?'라는 풀리지 않는 숙제를 내준다. 소개팅을 나갔는데 순진한 것 같기도, 그런 척 하는 선수같기도 한데 당장에 선택을 내릴 수 없는 그런 것 말이다.

그가 홈랜드에서 보인 심리적인 행동들을 종합해보면 어딘가 찌질해 보이는 구석이 많다. 아내가 자신의 절친과 바람을 핀 사실에 대해 이미 눈치를 챘으면서도 먼저 물어보지 않았고, 이런 모든 스트레스를 허공을 향해 총질을 하거나 하는 행동으로 표출하기도 한다. 상황적인 액션과 제스쳐보다 내면의 연기와 표정 하나하나가 더 중요한 역할일 수 밖에 없는 것이다.

홈랜드에서 데미안 루이스는 이 모든것들의 정점에 서있는 중년 배우를 보여준 듯 하다. 클레어 데인즈, 맨티 파티킨 모두 엄지손가락을 들 정도로 최고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다는 사실을 결코 잊어서는 안되겠지만, 단연 돋보이는 데미안 루이스의 휴머니즘 극대화는 갓내린 핸드드립 커피를 연상시킬 만큼의 따뜻하고 씁쓸한 무언가와 같다.

에스프레소만큼 말초적이고 마초적이지는 않지만, 그보다 더 강한 중독성과 매력을 주는 편안함은 다음에 또를 연발하는 이웃집 아저씨와 같다랄까? "다음 작품도 망설임 없이 봐드리지요" 하는 무언의 약속같은 것 말이다. 소설 원작인 홈랜드 시즌 2의 스토리 또한 엄청난 기대와 가설들을 양성해 나가고 있다. 반전에 반전을 거듭했던 시즌 1이었지만, 역시나 가장 큰 반전은 마지막 브로디 하사의 "나는 아빠다" 정신에 입각한 가슴 뭉클한 눈물이었다.

아들도 없고, 딸도 없는 부정이라는 단어조차 실감할 수 없는 필자에게도 그 감정을 이해하고 미리 볼 수 있을만큼의 감정을 송두리째 전달해 준 최고의 장면이었다. 그가 훤칠한 키에 살인적인 미소를 갖고있는 매력적인 배우지만, 마음을 움직이지 못한 배우였다면 애써 그의 작품을 찾으려 들지도 않았을 것이다. 1971년생 잉글랜드 런던 출신인 이 아저씨의 새 미드 홈랜드가 기대되는 이유, 미드의 네버랜드가 되었으면 하는 이유이다.

2011년 연말 개봉 예정이라고 알려진 Will이라는 영화에서 데미안 루이스가 출연한다고 한다. 알만한 사람은 아시겠지만, 뮌헨참사를 배경으로 리버풀팬들의 축구살랑을 그린 영화 Will이라고 하는데. 주인공의 아버지 역할이라 하지만 비중이 그리 커 보이지는 않는다. 홈랜드에 이어 Will이라는 영화도 성공했으면 하는 데미안 루이스. 이만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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