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는 내내 몇 가지 질문들이 돌아다녔으니. "로맨틱은 어디간거지?" 지금까지의 전형적인 신데랄라 스토리의 판도를 뒤엎을 듯 "새로운 장르의 개척"이란 수식어의 결과물은 어디에 있지? 이범수의 코믹 연기에 스피디한 편집의 샐러리맨 초한지가 재밌어 죽겠다는 형과 언니들의 마음 충분히 이해하고도 남는다. 하지만 샐러리맨 초한지속 스토리의 개연성, 그러니까 온갖 접속사마다 코믹 전류를 흘려보내 샐러리맨 초한지는 스타일리쉬한 코믹 스킬의 필름안에 갇힌 모습이다.
그 후에 기대한 것은 웃음기 더해진 황당항 두 주인공의 첫 만남이 아니라, 진짜 만남같은 만남의 첫만남이었다. 기술적으로도 만족스러웠으니 주연들의 첫 만남을 극적으로 끌어올려 개그 코드가 아닌 신선한 분위기를 시도할 것 같았지만, 제작진에게 샐러리맨 초한지는 로맨틱보다 코미디였나 보다. 오래 전부터 한국형 로맨틱코미디의 단점으로 치명적이었던 뻔한 전개와 뻔뻔한 설정을 나름 탈피했다고 여긴 샐러리맨 초한지는 노골적인 일관성의 유방과 여치의 첫 만남에서 클리쉐에 개그만 섞인 황당 시추에이션이 되버렸다.
하지만 전형적인 로맨틱 신데렐라 스토리 안에 갖출 것 다 갖춘 공주와 보잘 것 없는 측은한 왕자가 등장하는 이 드라마는 마트에서 1+1인줄 알고 샀는데 집에 가 뜯어보니 '사은품'이라고 적힌 것 같은 느낌이다. 클리쉐도 있지만 동시에 파격적이기도 하고 다소 혼란스럽기도 하고 거침없기도 한 것이 새로운 장르의 강점 아닌가? 2012년 새 드라마 샐러리맨 초한지에서 '멜로'는 충전을 할만큼 한 잉크처럼 보인다. 복습을 좋아하는 시청자를 향한 최후의 기대치라고 한다면 딱히 할말은 없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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