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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Drama

해를 품은 달, 시청률 1위만든 3가지 각개전투

by 라이터스하이 2012. 1. 6.
 

예상외의 반응과 시청자의 대응은 남달랐다. '뿌리깊은 나무'의 너무도 큰 파급력이 시들기도 전에 찾아온 '해를 품은 달'의 도전이었기에. 왠만한 지략이 판을 치고 명품 주연들의 조력이 없다면 그 아성을 쉽게 무너트리지 못할거라 생각했다. 아니 그것의 반타작만 해도 높은 타격이었다. 그러나 보기 좋게 '첫 회' 방송 3사의 수목 드라마 중 '해를 품은 달'은 시청률'1위'를 달성했고, '부탁해요 캡틴'의 말썽과 대조적인 평들이 주를 이뤘다.

말 그대로 수목드라마 중 '태평천하'의 스타트. 스위트한 연우의 미소와 보경의 썩소 모두 함박웃음으로 뒤바꿀만한 결과다. 경과야 지켜봐야 알겠지만 동시간대 경쟁중인 '난폭한 로맨스'와 '부탁해요 캡틴'이 '난폭한 캡틴'과 '부족한 로맨스'가 되면서 스스로 무너지는 뉘앙스라 큰 이변이 없다면 순위 업다운의 큰 폭은 없을 것 같다. 물론 이런 외적인 요소가 전부는 될 수 없다. 진부하지 않은 이야기들이나 깨알같은 아기동자들, 또는 낭자들과 남자들의 밀당(밀고당기기)모두가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꽂혀 각인되어야 강인한 드라마라 할 수 있다.

"그나마"를 넘어설 수 있는 "그러면?"이란 호기심을, 그것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 '해를 품은 달'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보기에 따라 많은 요소들이 있겠지만 이번 주만 놓고보자면 '해를 품은 달'이 시청률을 조각모음 할 수 있었던 내적 요인은 각개전투에 있었다 말하고 싶다. 망하는 드라마들의 특성 중 하나가 어색함에서 오는 몰입의 방해라면, 그 원인은 아마 어울리지 않는 무리한 역할로 인한 캐릭터들의 무기력함이다.

'해를 품은 달'은 그런면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왜일까? 왜그럴까? 바로 캐릭터의 세분화가 아닐까? 연우는 착하고 똑똑하지만 어줍잖게 러브라인에서 허우적거리지 않는다. 또한 세자는 우격다짐스럽고 철이없지만 어슬프게 왕의 흉내를 내지는 않는 이유다. 물론 "얘는 착하고 쟤는 못됐어"라며 전형적인 편가르기의 시작이 될 수도 있겠지만, 해를 품은 달의 사극으로써 많은 등장인물과 이해관계를 생각한다면 캐릭터를 잡아주는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고 보여진다.

이글거리는 미래의 3각 관계, 오글거리는 미리보기를 아역들로 나름 희석시키는 결과를 얻었다. 물론 이런 말랑말랑한 러브라인에도 영화 클래식을 방불케하는 적나라하고 민망한 장면들이 곳곳에 숨어있다. 그럼에도 뭔가 새롭게 다가오는 것을 느꼈다면 사극이라는 판위에 얹은 현대판 로맨스의 시너지 효과가 아닐까싶다. '원목 테이블에 스테이크를 먹다가 엔틱한 밥상위에서 먹는 그런 기분'말이다. 거기에 판타지라는 약간의 소스를 얹어 새로운 오글거림을 재탄생시킨 퓨전적 장르의 각개전투도 한 몫 거들고 있다. 물론 조선판 판타지 멜로가 될지 우려먹기의 짜집기가 될지는 호불호에 달렸다.


아직도 적응기간인 이 신개념 오글거림을 뒤로하고 가장 빛을 발하고있다 생각되는 부분이 있다. 바로 중견 연기자들의 역할이다. 사극이라지만 '해를 품은 달'은 청춘로맨스에 중점을 둔 모습을 우리는 볼 수 있었다. 아무래도 30대를 넘어 40대를 지나간 시청자들에게 가끔은 유치하고 볼성사납게 다가올지도 모른다. 이런 욕지도에 홀로 떨어진 것만 같은 괴리감을 채워주는 것이 베테랑 연기자들의 몫이다.


중·장년 층의 시청자들에게 10시라는 시간대는 민간함 마지노선이다. 익숙한 사극이라 채널을 고정해 두었는데 피튀기는 안구레이져 아닌 피도 안마른 로맨스만 주구장창 보여준다면 밸런스 붕괴와 동시에 취침소등이 찾아올 것이다. 중견 연기자들의 때로는 차갑고 가끔은 중후한 연기가 구름이 되어 해와 달 모두를 품는 밸런스의 유지가 없다면.

'해를 품은 달'은 사극이지만 지극히 사랑을 중점에 두고 있다. 이미 알려진대로 김수현, 정일우, 한가인 등이 캐스팅된 청춘로맨스인 것은 더 이상의 비밀이 아니다. 물론 알아서 뒤엉켜 준 뒷 주자들의 웃지못할 새해 선물도 한 몫 거들었지만, 흔하디 흔한 청춘로맨스로 1위에 등극했다는 것은 여러 요소들이 각개전투를 활발히 펼쳐주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아직은 안심할 수 없다.


해를 품은 달과 마찬가지로 아직 초반들 달리고 있는 3사의 드라마들에게 변수란 언제든 존재할 수 있다. 캡틴이 정말 부탁을 들어줄수도, 난폭한 로맨스가 얄팍한 로맨스로 반전을 꽤 할지도 모른다. '해를 품은 달'의 각개전투들이 모여 대전이 터졌을 때 형형색색 빛깔의 맛깔스러움을 낼 수 있을지, 조합의 밸런스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다. 밑빠진 독에 '부탁해요 캡틴'과 '난폭한 로맨스'가 끝 없이 물을 부어주고 있는 뉘앙스가 되지 않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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