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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Drama

워킹데드, 플랜B된 좀비랜드를 살린 불멸의 이펙트

by 라이터스하이 2012. 11. 17.

좀비로 시작된 워킹데드의 이유있는 반전

애초에 이 드라마를 선택한 이유는 뭘까? 단연 1순위는 좀비였다. 적어도 필자는 그렇다. 쇼생크 탈출의 감독인 프랭크다라본트의 작품을 다시 한 번 느껴보고 싶은 이유 또한 거들었겠지만, 결론적으로 꼬들꼬들한 라면의 면발만큼이나 쫄깃쫄깃한 좀비와의 사투, 그 기대치에서 출발했을거다. 거대한 미국땅 어느 곳에서 시작된 워킹데드의 첫 번째 시즌은 그 설렘을 충분히 리필시켜 줬다. 주인공인 경찰 닉이 좀비로 얼룩진 세상에서 잃어버린 가족들을 찾아가는 과정은 그야말로 판타지와 리얼리티의 오르가즘이었다. 그렇게 그렇게 시즌 1이 끝날즈음. 가족을 찾고 그들만의 그룹도 형성한 그들.


아이돌 그룹이 아닌 생존필수 소수정예들의 본격적 공공의 적은 워킹데드 2번째 시즌을 접어들며 살금살금 고개를 내밀게 된다. 바로 생존한 인간들과의 밥그릇 싸움이다. 약한 좀비로 시작해 끝판왕 좀비로의 루트. 즉 아케이드성의 캐주얼한 스토리가 아닌 바야흐로 잔인한 멸망의 태풍 속에서 벌어지는 인간들의 심리전에 그 포커스를 두고 있다. 


좀비를 밀어낸 1선발, 고추장 스토리라인

자연스럽게 워킹데드 시즌1에 비해 좀비라 불리는 워커들은 구원투수의 느낌이 더 강해졌다. 강력한 한 수였던 좀비는 워킹데드 시즌 2를 넘어가며 때로는 인간들의 갈등 사이사이 클린치 역할을 할 때가 더욱 많아졌다는 거다. 고담에는 배트맨이 영웅이지만, 워킹데드는 좀비에 익숙해질대로 익숙해진 인간들뿐이다. 초반과 달리 좀비의 포커스가 미미해 진 드라마임에도 브레이킹 배드를 쉽게 놓을 수 없는 이유는, 즉 그 뒷심을 과연 뭘까?


물론 플롯, 복선, 아이러니. 드라마의 장치적 매력도 무시해선 안될 것이지만, 워킹데드 시즌 2에서 가장 떼버릴 수 없는 것은 그 무엇도 아닌 클리셰다. 대체 클리셰가 뭐가 끌리냐고 되물을 수도 있지만 여기서 말하는 클리셰는 헐리웃 정서가 아닌 바로 한국인 정서의 클리셰다. 이 드라마에는 주인공들이 타고 다니는 현대 차뿐만 아니라, 한국계 제작진과 배우들이 눈에 띈다. 그래서인지 최근 워킹데드의 스토리 라인에서 고추장의 향이 아주 강하게 난다.


좀비랜드를 살린 불멸의 이펙트

가끔은 아주 막장스러워 보일 때도 있지만, 이름 괘나 있는 제작진들로 대표되는 볼만한 스케일에 한국스러운 꽈베기 대인관계는 꽤나 맛깔스럽다. 잠시 좀비를 잊을 정도로 여러 오감을 들었다놨다 할 수 있을만큼 말이다. 좀비는 거들뿐? 이런 수식어를 쓴대도 오버스럽지 않은 워킹데드의 진화를 시즌2에서 보여주고 있다. 좀비로 끝장을 보기로 했었다면 조기 종영이 되었을지도 모를 워킹데드를 살리고 있는 불멸의 이펙트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원작이 이미 존재하는 시점에서 원작보다 못하다는 말은 너무도 듣기 쉬운 요즘이다. 태양 아래 더이상 새로운 것은 없다는 말에 뜨끔할 정도로 많은 컨텐츠들이 물밀듯 밀려오는 요즘아닌가. 최근 단일화를 겁나게 추친중인 두 대선후보를 두고 진중권 교수는 두 사람은 실험을 하고 있다고 했다. 워킹데드 또한 드라마의 진보란 측면에서 볼 때 엄청난 실험을 하고 있는게 아닌가 보여진다. 물론 과도기적 시기에 루즈해 진 듯 손가락질도 많이 받았지만, 최근 워킹데드는 어디로도 쏠 수 있는 기관총 하나를 더 얻은 느낌이다. 좀비로 시작한 이 드라마의 종착역이 희망적으로 예상되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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