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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Drama

푸른거탑, 대뇌까지 박히는 그들만의 공감법

by 라이터스하이 2013. 3. 20.



공감이라는 키워드에서 벗어날 수 없는 현실. 마케팅이건 미디어건 2013년에는 모두가 마찬가지다. 모두를 만족시켜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의미. 이 두 글자에 목숨을 걸고 있는 제작자들의 패기. 그러나 푸른거탑은 조금 다르다. 광범위한 카테고리를 벗어던지고 캐스트 개념의 세부 카테고리를 공략하고 있다. 대한민국 남자라면 어쩔 수 없이 피식할 수 밖에 없는 것. 그것이 푸른거탑과 그들을 공감어린 눈빛으로 보고있는 시청자와의 교집합이 아닐까. 




말년병장을 떠나지 않는 파리떼로 대표되는 디테일은 캐릭터 분석에서 그 정점을 보여주는 것만 같다. 적어도 군대에서 내가 봤었던 말년 병장의 모습과 80% 이상의 싱크로다. 그들은 씻지도 않고, 쉽게 먹지도 않으며, 쉽게 찾을 수 조차 없다. 닌자라고 해도 크게 과언은 아닐 것 같다. 거기에 파릇파릇하고 어리버리한 한 신병 이용주, 누가 봐도 일 더럽게 잘하게 생긴 일병 백봉기, 적당한 카리스마와 똘기가 임팩트인 상병 김호창, 카리스마와 부드러움이 공존하는 두 얼굴의 남자 김재우까지. 


대한민국에 많고도 많은 군부대의 셀 수 없는 군인들의 계급별 특성을 어떻게 리얼하게 뽑아냈을까 생각 드는 게 푸른거탑이다. 그치지 않고 1+1으로 최근에는 별사탕 같은 깨알코너 군대푸드까지. 제 아무리 날고 뛰는 작가라해도 한정적일수 밖에 없는 군대라는 배경에 공감의 부스터를 달아주고 있는 것이 바로 디테일이 아닐까. 따지고 보면 군대라는 곳이 재미있는 구석은 하나도 없는데도 말이다. 웃음 포인트를 찾기 위해 그들이 엄청난 노력을 했을것이란 예상만 해볼 뿐이다. 





남자들은 알거다. 군인은 할머니만 봐도 반응한다는 속설을. 불편하지만 진실에 가까운 이 이야기를. 미안하지만 바깥(사회) 남자들이 이쁜가 안 이쁜가로 갈린다면 군대에서는 오로지 남자인가 여자인가로 갈린다는 거다. 거기에 상상력을 보탠 3월 13일 푸른거탑은 수컷과 암컷의 사랑이라는 이름하에 김재우와 타조를 묶어버렸다. 김재우와 타조의 러브라인은 이 날 필자에겐 폭풍웃음의 도화선이었다. 동물과 사람과의 사랑이라니. 대뇌에 전두엽까지 식상함이 흘러넘칠 지경이다. 


21세기엔 왠만하면 보기 힘든 이 억지스러운 소재도 푸른거탑에서는 주재가 되고 군대에서는 레알이 될 수 있다. 수컷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생물체라면 거기다 대고 어떤 상상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이 군대 간 남자인 것이다. 쓴웃음 지으며 공감하는 미안한 진실인 거다. 군대간 남자라면 충분히 상상 가능할 법한 이런 일을 소재로 토해내고 있다는 것. 누군가 한번 쯤 생각해보고 상상해 봤을 법한 그 몇초의 순간을 끄집어 내는 것. 분명 푸른거탑이 단명하지 않는 또 다른 이유다.




사실 말랑한 것을 즐겨찾는 여자 시청층을 감안하면, 군대 소재의 드라마는 모 아니면 도, 양날의 검일 수 밖에 없다. 흥하면 대한민국 모든 남자들에게 트렌드가 되지만, 자칫 조기종영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패망의 지름길도 한 순간. 거기에 대한민국에서는 아직도 마이너 이미지인 케이블 방송사라면 더할나위 없이 좋은 먹잇감이다. 저력이 없으면 힘들다는 결론이다. 푸른거탑만의 저력, 그 태풍의 눈에는 공감의 코드가 분명 있다. 감성과 공감이라는 2가지 코드 모두 나름 잡아가고 있는 푸른거탑의 2번째 시즌이 어떻게 변할지 벌써 궁금해 진다.


PS : 온리빙티비 블로그엔 버라이어티와 드라마 두가지 카테고리 밖에 없는데, 푸른거탑은 어디로 분류해야 될지 모르겠다. 버라이어티라 하기엔 너무 리얼하고, 드라마라 하기에도 너무 리얼해 국내 드라마로 이동시켜야겠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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