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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Drama

[홈랜드] '미친 불륜의 재발견'에 불을 지핀 미드

by 라이터스하이 2012. 12. 19.

불륜이라는 단어의 색깔은 검은색이 섞인 빨간색, 그러니까 갈색이 아닐까 싶다. 위험하고 어두운 것의 결합체니 어울린다고 봐야 할까? 일단 생각은 그렇다. 이런 좋지 않은 단어도 아름다울 수 있다고 느끼게 해 준 스토리가 방영되고 있다. 바로 홈랜드의 주인공 캐리와 브로디가 보여주고 있는 고무줄과 같은 러브라인이다. 이 미드에 아직 헤엄쳐보지 못한 분들에게 살짝 속살을 귀띔해 주자면 이 미드는 스릴러에 가깝다.




드라마속에 들어온 불륜, 홈랜드에서 진화하다

테러리스트에게 몇 년간 붙잡혀있던 브로디가 테러리스트가 되어 돌아오고, 가족들도 모르던 이 사실을 CIA 소속 여주인공 캐리가 눈치채게 된다. 이미 국가에서 영웅이 된 브로디가 테러리스트라는 사실을 아무도 믿을리 없었고, 그 힘든 과정에서 캐리는 뇌 충격 치료까지 받으며 모두에게 정신이상자로 낙인 찍히기도 한다. 그렇게 한 시즌이 지나고 두 시간까지 마무리되어가는 것이 홈랜드의 지금이다. 그 이야기의 중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다. 


가끔은 원수로, 어떤 때에는 친구로, 또 가끔은 세컨드로. 복선이라 설명하기에도 벅찬 두 사람의 만남은 홈랜드에세 매번 상황이 바뀌게 된다. 그런데 이런 상황적 묘사나 플롯으로도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다. 아이러니가 하면 될 것 같은데, 두 사람의 관계는 분명 불륜이다. 미드든 영화든 필자 또한 한국인의 정서를 품고 사는 놈인데, 이 둘의 불륜은 지켜보고 싶고, 방해받지 않았으면 하는 쫄깃함이 살아 숨 쉬고 있다. 대리만족이라는 돌직구를 스스로에게 던지기엔 너무 외로운 솔로라 적당한 설명이 되지 않는다.




'어쩔 수 없었다'라는 말을 이해시켜주는 극중 요소들

아마도 그 중심에는 이 둘의 검은 관계마저도 어느새 이해하고 포용하게 하는 애절한 나락이 있다. 갈 때 까지 간 이들만 아는 고통, 그들만의 소통이다. 가족에게 테러리스트란 사실을 숨겨야 하는 브로디, 그 비밀을 알고 있지만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왕따에 가까운 캐리. 어쩌면 두 사람은 홈랜드란 미드 속 미국땅에서 외롭다 치면 둘째가라면 서러운 이들이다.


실제로 두 사람을 비추는 홈랜드 속의 앵글이나 롱테이크도 캐리와 브로디의 외로움을 극대화 하기도 한다. 영상을 앞으로 넘겨버리고 싶을 정도의 외로운 앵글은 때론 오늘밤 혼자 있기 싫게 만드는 주범이기도 하다.




미친 불륜의 재발견에 불을 지핀 홈랜드!

불륜이 아름답다는 문장 자체가 모순일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홈랜드의 내부 사정을 조금만 파헤쳐보고 느껴보면 이해가 가지 않는 것도 아니라고 굳게 믿는다. 외모 종결자들이 즐비한 미드라서, 잠재된 내막이 이해를 시켜줘서는 더더욱 아니다. 이 둘의 불륜을 두고 필자가 아름답다 표현한 것은 어쩌면 정말 처철하고 처참한 사랑이기 때문이다. 그 공모자 역할로 단연 1순위는 두 배우의 연기가 아닐까 하는데에는 이견이 없다. 


하지만 이것 저것 따지기 전에 저렇게 아름답게 그려냈다는 가 자체만으로도 드라마 속에서 사용되는 불륜이라는 소재의 재발견이 아닐까 생각한다. 잘못된 사랑의 네버랜드를 꿈꾸는 두 주인공의 홈랜드. 올 겨울 미친 불륜의 재발견에 불을 아주 재대로 짚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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