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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이화벽화마을, '데이트코스'로 좋고 '혼자 산책하기'는 더 좋아

by 라이터스하이 2014. 2. 18.



이화벽화마을, 촌 놈이 떠난 서울 힐링여행 '혜화동 벽화골목'




2월 3번째 주말, 서울 생활 2주째. 사람에 치이다보니 조용하게 떠나고 싶었다. 나를 돌아보고 싶었다. 돌아보도 돌아봐도 끝이 없지만, 아무튼 뭔가 필요했다. 아침부터 일찍 떠진 눈이 그 증거였고, 망설임이 없이 떠났다. 검색 후 선별, 곧 이화벽화마을로 출발! 혜화역 2번 출구에서 걸어서 10분? 정도 거리였다. 처음 오시는 분들은 네비가 있으면 조금 더 편한 것 같다.




요론 요론 벽화들이 많은 이화벽화마을. 벽화마을은 이 번이 세번째다. 한 곳만 더 가면 이제 4개정도를 묶어 비교 캐스트로 가도 될 것 같다. 지금까지 다녀온 곳은 통영 동피랑 마을, 여수 벽화마을이었다. 통영 동피랑은 고등학생부터 20대 초반의 작품이 많아 에너지가 넘치는 느낌. 여수는 그림만 놓고 봤을 땐, 이번에 가본 혜화동 벽화골목과 비슷한 느낌이다. 깔끔하고 조금은 인위적인 맛이 있다. (물론 처음 가본 분들이라면 모든 벽화마을이 괜찮다) 여수의 경우는 바닷가도 보이고 주위 풍경들이 아주 일품이라 매력적인 케이스다. 이화벽화마을은 도시 속의 작은 힐링캠프라 하면 될 것 같다. 주로 젊은 층이 사진 찍으러 온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강남에서 2호선을 바쁘게 잡아타고 떠난 이화벽화마을. 개인적으로 벽화보단 골목들에 관심이 많이 갔다. 리모델링 들어간 곳도 보였지만, 좁은 골목들 사이 사이의 라인에 주고 셔터를 눌렀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서 혜화로 갈아타야 되는데, 을지로 4가까지 가버려서 다시 돌아왔다. 버린 시간을 아끼기 위해서 더 악착같이 돌아다녔던 것 같다.




올라간지 얼마 안되 새들이 반겨준다. 처음 만난 벽화는 일단 예의상 찍어줘야 하지 않을까?^^ 이화벽화마을 올라가다 보니 20대 초중반 여자분들이 미러리스를 들고 다니는 게 많이 보였다. 탐났다. 아무래도 컬러풀하고 아기자기한 그림들이 많기 때문이었다. 여전히 벽화 사이사이로 보이는 바닷가가 그리웠던 건 어쩔 수 없나보다. 





평생 건드려보지도 못하고 죽을 것 같았던 캐논 D100의 필터, 서울 첫 여행 기념으로 건드려봤다. 첫 번째 사진은 미니어쳐 이펙트, 괜찮은 느낌인 것 같다. 다른 벽화골목과 조금 다른 점이 있다면 색상이 굉장히 선명하게 느껴졌다는 점. 카메라를 바꾼 탓인지 아닌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그랬다.



 

막 갈겨놓은 그림보단 여백의 미를 살린, 그래서 조잡해 보이지 않는 느낌이 든 혜화 벽화마을. 벽화마을의 그림들이 재밌는 건 역시 주위 사물들을 활용해 그림을 그리는 거다. 누구 이름인지는 모르겠지만 귀엽다.




한 없이 높이 솟은 전봇대와 광대뼈처럼 튀어나온 배부른 장독대들. 조금 더 내려가면 알 수 있지만, 흑백효과를 활용하면 어울릴법한 골목들이 많았다. 지금까지 여행 중에서 흑백이 이렇게 많았던 동네도 이화벽화마을이 처음일거다.




흑백이 벌써 두장째. 가족 단위로 올라가는 분들. 한바퀴 도는 데 빨리 돌면 30분정도(?)면 마칠 수 있다. 역시 서울답게 지방과 다른점이 있다면 쉴 수 있는 공간을 잘 만들어 놨다는 점이다. 그리고 벽화마을 안에 커피숍이나 여러가지 식당들이 있는 통영 동피랑 마을과 달리 집들이 대부분이라는 점. 거의 다 오래전부터 여기서 사는 분들이 많아보였다. 오래된 건물에 비해 사람사는 남새가 진동했으니.




벽에 배경을 칠하고 그 위에 벽화를 완성한 모습을 많이 볼 수 있었다. 다른 벽화마을들보다 손이 더 갔으면 더갔지 덜 가지는 않았을 거라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혜화 벽화골목만의 매력이 아닐까 싶다.





멀리서 봤을때는 잘 몰랐는데, 이렇게 렌즈에 담고 보니 벽화마을치고 엄청 디테일하게 작업했구나 싶었다. 힐링 서울여행 잘갔다온 것 같다. 계단을 활용한 물고기들의 승천은 기발한 퍼포먼스다. 다음게 사진찍을 여유가 된다면 위에서 아래로 한 번 찍어보고 싶다.





벽화인지 지나가던 사람이 그리고 도망간 건지 모르겠다. 아무튼 잘 그리던 못 그리던 느낌이 살아있다. 20대 초반 여자분들이 많은 이유도 이런 그림들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봤다. 그냥 훅훅 지나가는 것 보다 골목 골목 찾아내는 그림 하나 하나가 쏠쏠한 재미의 혜화 벽화골목.





있는줄도 몰랐던 어안렌즈 이펙터. 왜 몰랐을까? 이런 신세경이 숨어있을 줄이야. 이화벽화마을은 답답하다거나 무섭다는 느낌보단 사람 손이 가고 있다는 느낌이 더 컸다. 금방이라도 물을 열고 집주인이 나올 것만 같은 기분. 좁디좁은 골목에도 사람냄새가 났다.




포토샵으로 밋밋한 혜화 벽화골목 사진에 효과를 줘봤다. 생각보단 별로다.;; 하나 팁을 드리자면 여기는 주말에 사람이 많다. 혜화역 주변이다 보니 아무래도 좀 그렇다. 좀 더 이른 오전 시간대에 오면 마음 놓고 컷놀이를 할 수 있을 것 같다. 남자라도 셀카 한 번 찍고 싶을때가 있는데 말이다. 물론 이 날 못찍었다. ㅠㅠ


- 요기서부턴 계속 블랙 시리즈~!!




혜화 벽화골목에는 다소 어울리지 않는 LTE-A급 인터넷 광고. 월 14,000원이면 우리집보다 싼데 이런... 확실한 건 인터넷은 싼 걸 쓰고 렌즈는 좋은 걸 써야 한다는 점이다. 길고 긴 골목들이 무수히 많은데, 이 보급형 렌즈로는 도무지 성이 안찬다. ㅜ 메이드인 남아공이라도 하나 있어야겠단 생각이 너무 많이 든 하루였다. 제길~!





개인적으로 가장 이상적인 컷들. 빈부격차의 갭이랄까? 여기 골목과 저 멀리 보이는 높은 곳들과 오버랩 시켰을 때의 느낌이 크게 와닿더라. 과거와 현재를 동시에 본다는 느낌은 언제나 새로운 것 같다. 평소에 느낄 수 없었던 작은 감각들이 렌즈를 통해서 다시 만나게 된다.





도미노처럼 늘어전 주택과 빌라들. 예전의 달동네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혜화동의 오후는 한 없이 조용했고, 사람들 역시 점잖은 서울을 느꼈다. 둘이오면 더욱 좋겠지만 혼자 사진여행을 와도 충분히 매리트가 있는 곳이다. 뭐 더 좋은 곳도 훨씬 많겠지만 마음먹기 달린 거 아닐까..





이화벽화마을의 거의 정상부분. 사람들은 여기까지 안 올라보고 보통 벽화가 끝이나면 다들 내려가는 것 같았다. 벽을 두르고 있는 돌로된 테두리와 멀리 빼곡히 보이는 혜화동의 주택단지를 보고 싶다면 끝까지 한 번 올라오는 걸 추천한다. 정말 사람사는 동네는 여기와서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느낌이었으니깐.




 

한 포스팅에 이렇게 많은 사진을 올려본 것 이화벽화 마을이 유일하지 싶다. 내가 좋아서 그런가보다. 사랑하는 여자친구가 있다면 데이트 코스로 좋고, 혼자서 터벅터벅 산책하며 사색하기는 더 좋은 곳인 것 같다. 되지않는 일이 있다면 정상에서 기지개 한 번 펴고 가는 것도 힐리이 되지 않을까? 뭐 안되면 말고다~




개인적으로 딱 한장 꼽으라면 이 사진이다. 후잡스런 셔터잡이에게 나름 느낌있는 컷을 선물한 이화벽화마을의 골목. 내 렌즈에 어쩜 딱 맞게 만들어졌을까. 돈이 없어서 어안렌즈는 못 사고, 봉인해제된 캐논 D100이의 어안필터로 찍었다. 왼쪽 아저씨의 오토바이가 시티 100이 아니었다는 것이 한이다. 이화벽화마을 리뷰 이걸로 마친다. 보너스 컷으로 대학로의 맛집, 골동면의 사진으로 마친다. 친절하게 위치도 남겼다. 가격대비 괜찮은 곳이니 추천해도 욕은 안 먹을 것 같아 올린다. 







오뎅국수 세트다. 오뎅국수 + 주먹밥, 요렇게 6,000원 이었던걸로 기억된다. 가격대비는 괜찮다. 뭐 강남이랑 비교하면 이 정도면 횡재다. 맛도 나쁘지 않다. 가게 이름은 골동면이다. 이화벽화마을 가기 전에 허기진 배부터 채워야해서 갔던 곳이다. 두가지만 이야기하자면 우선 이화벽화마을 가기 전에는 항상 따뜻하게 입고가야 한다. 높은 지대로 많이 춥다. 그리고 공복에는 셔터를 누르기 전에 주문벨부터 눌르고 가시길 바란다. 이만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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