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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Star & Issue

비밀입국 박주영, 브라질 월드컵에 목숨걸어야 산다

by 라이터스하이 2014. 4. 4.



A매치를 치른지 얼마되지 않아 박주영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그리스전을 치룬지 한 달 정도되는 시점에서 부상이다. 봉와직염이라니 브라질 월드컵을 앞둔 상황에서는 그나마 다행이라고 봐야겠지만, 미운털이 이미 제대로 박힌 그에겐 그마저도 쉬쉬해야할 일이었나 보다. 비밀리에 입국해 치료를 받고 있다는 박주영의 소식을 기사로 접했을 때, 정말 이렇게까지 살아야하나 싶은 마음이 너무 컸다. 원하던 원하지 않던 대한민국 국민이고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박주영. 자업자득이라기에도 이젠 씁쓸한 현실이다.


어쨌거나 상황은 벌어졌고, 브라질 월드컵에 좋던 싫던 박주영은 간다. 아니, 가야한다. 죽기살기로 버텨야 한다. 그런 이유는 이미 여론과 언론 모두가 알고있지만, 선수 생명이 생각만큼 많이 남아있지 않은 지금에서, 그는 주급을 제외한다면 잃은 게 너무도 많다. 물론 명예 대신 부를 택했다고 한다면, 축구로 돈 좀 벌겠다는데 왜 시비냐고 한다면 할말은 없다만.




박주영이 잃은 것들, 박주영으로 잃은 것들

박주영이 영국에 가서 잃은 가장 큰 것은 역시나 클래스다. 그리고 팬들이 기억하는 그의 실력과 인지도가 모두 사라져버렸다. 조국에 대한 팬심을 잃은 대신에 배신감만 키워놨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은 이미지가 완전히 부서졌다는 점이다. 기성용과 구자철 등 해외파 선수들은 해외진출을 하면서 CF도 찍고, 잡지 인터뷰부터 많은 미디어에 출연해 인지도를 과시했다. 박주영은 오히려 그 반대 케이스를 보여주며 나락으로 떨어진 이미지를 갖게됐다.


인생과 마찬가지로 축구인생 역시 마지막이 중요하다. 네드베드 같은 충성심은 없을지라도, 잘 나가다가 돈 때문에 축구를 포기한 이미지는 만들지 말아야 할 것 아닌가. 어떤 선수건 선수생명에 낙인을 찍을 수 밖에 없는 박주영 케이스는 앞으로, 해외진출할 한국 후배들에게도 좋을 게 하나 없다. 특히 한국 공격수라고 한다면 앞으로 일단 갸우뚱하게 될테니까. 이동국 역시 좋은 결과를 내놓지는 못했지만 출전 기회 자체가 없는 박주영과는 비교할 수 조차 없다.




웃어도 비난, 아파도 비난

한번 씩 박주영이 파티나 클럽 행사에 나타나 웃음을 보일 때면 비난으로 폭주하는 댓글들을 볼 수 있다. 박주영이 정말 행복해서 찍힌 사진이건 기자들의 의도건, 이젠 그에 대한 댓글 중 비난이 90%를 넘은 상황이다. 대한민국 축구 악동으로 낙인찍힌 이천수도 이렇게 욕먹지는 않았다. 봉와직염으로 비밀리에 입국한 박주영에게 혹자는 "봉와직염도... 국내에서 치료해야할 만큼 큰 병이었단 걸 오늘에야 알았다..." 이런 치욕적인 댓글을 달았다. 더 측은한 사실은 여기에도 공감이 90%, 비공감이 10%였다.


대세가 이렇게 기울동안 박주영은 뭘하고 있었을까? 에이전트는 또 뭘했나? 웃어도 비난받고, 아파도 비난받는 박주영, 그의 지인들은 포털을 들어가기가 얼마나 무서울까? 어떤 기분일까? 실력이 있던 없던 주위 사람들이 보기에 너무 속상한 장면들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지금은 너무 늦어 어떤 해명이나 제스처 역시 소 귀에 경읽기겠지만, 결국 한국 땅에서 살고 묻혀도 여기서 묻힐거라면 언젠간느 해결해야 할 숙제다.




스스로의 그릇은 스스로 만들어내야 한다

이제 그만 피하고 부딛혀야 할 때다. 매국노 취급은 이제 그만 족하다. 울며 겨자먹는 심정으로 브라질 월드컵을 뛰어야 한다. 지금이라도 마지막 기회를 준 홍명보 감독에게 삼보일배하는 심정으로 무너진 여론에 대해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기울여야 한다. 주위 사람들을 조금 더 편하게 해 줘야하기 때문이다. 골로써 보답하지는 못할지라도 정에는 또 약한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죽기살기로 뛰는 데 침 뱉지는 않을 것 아닌가. 1명이 어렵지 100명이 되는 건 금방이다.


Only 월드컵, All In 태극마크

아스날에 소속되어 있지만, 클럽팀에 대한 소속감이 애매한 그다. 박주영하면 딱히 떠오르는 팀이 아직도 AS모나코라는 아픈 사실은 숨길 수 없지만, 조국은 대한민국이라는 자부심과 이미지는 되찾아놔야 한다. 이런 취급을 받으면서 잉글랜드에 평생 숨어살 게 아니라면 말이다. 냉정하게 박주영이 앞으로 저니맨을 하더라도 몇 년이나 할 수 있을까? 인생만큼이나 축구인생도 짧다. 클럽팀을 옮기더라도 클라스를 보여줄 수 있는 기간은 거의 없다고 봐야한다. 


그렇다면 유종의 미는 결국 월드컵이다. 태극마크를 달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브라질, 그 기회의 땅에서 남은 모든 걸 쏟아부어야 한다. 밑장 빼기는 이제 그만하고 올인을 해야할 때인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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