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30일 무한도전 소지섭 출연 방송분을 마치기도 전에 무한도전 조정 대회에 대한 기사들이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큰 기대는 하지 않았지만 8개의 조정팀 중 8분 2초를 기록한 꼴찌라는 결과도 알 수 있었습니다.
사진 : 'Kook' 님
지난 3월 무한도전 김태호PD는 또 한번 뜬금없이 'STX컵 코리아오픈 레가타 전국조정 선수권대회 출전'이라는 출사표를 던졌습니다. 이색적이지만, 국내에서는 환경도 열악하고 비인기 종목인 것은 틀림 없었습니다. 그러나 그에 아랑곳하지 않고 무한도전 멤버들은 4개월간 틈틈히 자기 시간마저 쪼개며 조정 연습을 해 왔기에, 완주라는 의미도 그들에게는 남다를 것입니다.
사진 : 미디어다음
아니나 다를까 완주를 하고 쓰러져있는 무한도전 멤버들은 하나같이 울컥했고, 유재석은 눈물이 그칠줄을 몰랐는데요. 뒤에 있던 진운까지 위로할 정도로 유재석은 말로 다하지 못할 감정에 복받쳐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단지 힘들어서 흘린 눈물이었다기 보다는 뭔가 해냈다는 감격스러움과 끝까지 함께 와준 멤버들에 대한 고마움 등 '말로는 형언할 수 없는 감정들에 대한 표현'이었으리라 보여집니다.
하지만 사진 한장으로 생각하고 넘겨짚는 것보다 '그들의 눈물속 의미'는 더욱 값질 것입니다. 9분 40초 정도의 기록을 한달이 채 되지않는 기간에 1분 40초를 단축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습니다. 더욱이 9명이 호흡을 맞춰야 하는 조정 경기에서는 혼자만 잘한다고 좋은 기록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사진 : '니냥이' 님
연예인이기 전에 그들도 우리처럼 직업이 있고, 가정이 있고, 자기 시간이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럼에도 방송 외적인 시간들을 쪼개가며, 손에 물집이 잡히고 온몸에 성한 곳이 없을 정도로 연습을 했기에 가능했던 결과죠. 하지만 일부 사람들은 "무한도전이 왜 매번 꼴찌를 하면서 눈물을 보이는지 모르겠다.", "눈물도 식상하다." 라는 의견들도 있습니다.
물론 무한도전은 예능프로그램이고 예능의 본질은 생각하기에 따라서는 화면상으로 재미만 주면 그만이라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무한도전은 그런 예능의 틀에서 크게는 벗어나지 않지만, 그에 그치지 않고 그들은 '무모하다 싶은 도전으로 에너지를 전하고, 그 과정에서 가슴에 새길만한 덩어리'도 남깁니다.
사진 : '니냥이' 님
오늘 보여준 그들의 눈물과 지난온 눈물들은, 스스로 안정하고픈 일상에서 뭔가에 도전하고, '의지와 목표의식만 있으면 나도 할 수 있구나' 하는 감정도 분명 들어있을 것입니다. 그 눈물에서 뭔가를 빼먹고 느낄 것인가는 보는 사람의 선입견과 선택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합니다.
그 어느 때 보다 그들의 타이틀 그대로 '무한도전'이라는 의미에도 걸맞는 조정특집이었다고 생각하는데요. 촉박한 시간 속에서도 도전정신과 목표의식 두가지만 갖고 있으면 할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세지를 나눠주었기 때문입니다. 매번 '지금 상황도 충분히 힘들다며 아무것도 도전하지 않는 자신을 돌이켜보는 기회'도 되었습니다.
사진 : '찌롱스럽다' 님
그와 함께 조정이라는 비인기 종목을 선택해서 '보는 것만큼 쉽지 않은 스포츠'라는 것을 느끼게 해주었고, 국내 조정 경기에 이례적인 3만 5천명이라는 구름 관중을 입장시킨 역할도 했습니다. 물론 조정이란 스포츠를 보기 보다는 무한도전의 경기 결과가 궁금했기 때문에 온 팬들이 대부분이었겠죠?
하지만 무한도전의 조정특집으로 인해 관중 3만 5천명에서 조정팬이 단 한명이라도 더 생긴다면 그것도 큰 결과라 생각합니다. 그런 결과도 물론 중요하지만 비인기 종목은 한명의 팬보다 전반적인 인식이 더 중요하다는 것에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사진 : 'Kiozio' 님
사진 : '니냥이' 님
무한도전은 조정이라는 스포츠가 조금 더 친숙해 질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해 주었기 때문이죠. 뜻은 잘 모르지만 조정에는 바우와 스트로크가 있고, 에이트가 무엇인지를 알게 되었으니, 혹여나 스쳐지나가는 조정을 보더라도 잠시 멈칫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잘되고 있는 스포츠는 가만히 둬도 잘 흘러가겠지만, 국내에서는 '비인기 종목인 조정을 거들떠 보게 해줬다'는 부분에서 분명 큰 역할을 한 무한도전입니다. 영화 국가대표의 흥행으로 스키점프 선수들을 재조명 하고, 그들의 경기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듯이 말이죠.
사진 : '121.132 태연 갤러리'
무한도전 멤버들은 비록 부상과 타박상을 입었지만 특별상으로 보상받았습니다. 비록 비공식적이고 만들어낸 상일지라도, 그들이 바꿔놓은 인식과 노력을 헤아리고 알아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멤버들은 1위라는 순위보다 더욱 더 값지고 자랑스럽게 받아들일 것입니다.
오늘 유재석과 멤버들이 흘린 눈물은 누가 뭐래도 '최선이라는 키워드의 결정체'였습니다. 앞으로도 끈적한 땀과 뜨거운 눈물을 더 많이 보여주는 무한도전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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