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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Variety

윤도현 나가수 MC 사퇴, 괴로운 결정에 극악무도한 비난 잔인해

by 라이터스하이 2011. 8. 3.
나가수의 터줏대감. 윤도현이 나가수 MC 자리를 내놓겠다고 밝혔습니다. 덩달아 윤도현의 매니저 역할을 했던 김제동도 함께 하차하겠다고 했는데요. 다가오는 14일 원년 멤버였던 김범수 박정현과 함께 명예 졸업을 앞두고 있어서인지, 윤도현의 MC 사퇴가 더욱 아쉽고 씁쓸한 마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밴드인 자우림이 합류하긴 했지만 한 번의 무대에 올랐을 뿐이고, 초창기부터 함께 해오며 좋던 싫던 주말마다 목이 터져라 노래를 하던 윤도현과 YB였기에, 나가수를 봐왔던 시청자들은 정도 들었을 것 같은데요. 그간 입방아에 올랐던 나가수의 논란과 위태로움이 안타까움으로 더 크게 작용하는 것 같습니다.

 

윤도현과 YB는 그간 정말 바퀴벌레 같은 생명력으로 버텨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국내에서는 비주류로 인식되던 락 음악이었고, 윤도현 마저도 경연 내내 YB가 불리하다며 전반적인 락 음악의 대중적이지 못한 페널티에 대해 불안해 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사실 보는 입장에서는 너무 꾀병을 부리는 것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15년이 넘은 밴드임에도 YB를 아직 윤도현이라 부르는 사실만 봐도 결코 내숭이라 볼수만은 없습니다. 이렇게 쉽지 않게 한걸음 한걸음 걸어온 윤도현의 MC 사퇴에 사람들은 인신공격 섞인 손가락질을 하더군요.
 

윤도현이 지금껏 나가수에서 보여준 것이라고는 가수들과 경쟁하며 노래를 하고, 이소라의 MC 자리를 채운 것이 전부인데, 더 많은 음악 활동을 위해 떠난다는 윤도현을 힐난하는 모습에 몸서리가 쳐질 정도였습니다. 뿐만 아니라 김제동이 그간 정치적이다 뭐다하며 논란이 되었던 부분을, 가만히 있던 윤도현과 연관시켜 깍아 내리는 모습은 더 없이 쓴웃음만 나오는 비열한 행동이었죠. 거기에 그치지 않고 도망자와 기회주의자라는 수식어까지 붙여서 완전 보내버리려 하더군요.
 

윤도현이 저런 말을 들을 정도로 피해를 준 것인지 이해가 가지 않는데요, 그동안 나는 가수다 녹화에서 가수 중 가장 바빴던 것이 누구였는지 알면서 말입니다. 나가수 중간점검에서 사람 냄새를 느끼게 해줬던 잼 공연을 매번 누가 요청했는지 더 잘 아는 사람들이면서.

치열한 경쟁으로 보는 사람도 힘들어 질 쯤 되면 윤도현은 한 번씩 잼 공연을 요청해 듣기 좋고 보기도 좋은 무대를 선물했지요. 특히 박정현, 윤도현, 김조한이 함께 했던 데스페라도는 방송이 나가고 순식간에 회자되면서 온라인을 들끓게 만들었습니다. 가끔은 가수들의 자유분방한 중간점검이 본무대보다 더 좋았다 느껴질 때도 있었으니까요.
 

원년멤버인 김범수와 박정현, YB도 다른 가수들과 마찬가지로 지난 몇 개월간 나가수라는 소모적일 수 있는 무대에 모든 것을 쏟았습니다. 나가수에 출연했던 기간동안 YB의 스케쥴은 한달간 20개 이하였던 적이 없습니다. 살인적인 일정인데요. 그럼에도 YB는 중간에 하차하지 않고 윤도현은 MC까지 도맡아 진행해 왔습니다.

이런 YB에게 잔인함을 넘어 극악무도한 비난과 기회주의자라 욕을 한다는 것이 씁쓸한 입맛을 느끼게 할 따름입니다. 모든 가수들이 그렇듯 한 프로그램에 종속될 수도 있지만, 가수와 시청자 모두를 위해서 떠나야 할 때도 있는 것입니다. 힘든 스케쥴에서 벗어나 이제 조금 쉴 수 있을 YB에게 나가수 하차 이유 하나만으로 잔인한 비난을 받아야 한다는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이제는 전쟁같은 경쟁에서 벗어나 어떤 가수 보다도 왕성한 활동을 보여주는 YB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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