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log/Star & Issue

아이유동생 신상털기, 팬심빙자 강제노출 마녀사냥 저리가라

by 라이터스하이 2011. 12. 24.
 

신상털기라는 신조어가 생긴 목적은 애초에 네티즌 수사대라는 단어가 떠돌기 시작할 때쯤이었다고 기억하고 있다. 법적으로는 제제가 미약하거나 또는 불가능할 때 주로 발동되는 것이었다. 소위 패륜으로 대표되는 지하철 막말남이나 욕설녀등에 사용하던 나름 정의라는 이름의 테두리 안에서 행해졌다. 몇몇 사건들을 제외시킨다면.

하지만 이마저도 트렌드가 되는 것일까? 최근 들어 너무 무분별하게 사용하는 경향을 볼 수 있는 것 같은데, 22일 해피투게더에서 동생 이야기를 한 아이유가 그 대상이었다. 동생 친구들과 선생님마저 누나가 아이유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고, 그 이유 때문에 전학까지 갔다는 과거의 에피소드를 이야기했다. 현실을 생각하면 마냥 웃지만은 못할 스토리였다.

그런데 얼마 지나지 않아 아이유동생이라는 검색어와 함께 아이유동생 사진이 여기저기 포털을 잠식하기에 이른다. 팬이라는 수식어는 연예인에게 그림자와 같이 고마운 존재지만, 그 명분을 내세워 이렇게까지 해야하나라는 탄식이 절로 나왔다. 아이유는 19살이고, 그 동생은 훨씬 더 어리다. 더군다나 그녀가 웃으며 이야기했지만 누나 때문에 학교를 옮긴 아이유동생을 한 번이라도 생각했다면 입장을 바꿔 배려심을 가졌다면 저럴 수 있을까?

일부 미성숙한 팬들뿐만 아니라 해피투게더의 제작진에도 약간의 경각심 어린 자막처리 한 줄이 아쉬웠던 대목이다. 한참 예민할 시기의 동생이 또 한 번 만천하에 '아이유동생'이라는 타이틀이 붙게 된다면, 중요한 사춘기 시절을 송두리째 바꿔 버릴 수 있는 문제다. 이미 그것을 겪어 본 동생이기에 전학이라는 결단을 내린 것이 아닐까? 그 모든 것이 생각없는 클릭 한 번에, 검색어 한타에 쉽게 이루어지고, 또 쉽게 잊는다.

그 대상이 연예인이라면 영광스러울 수 있는 일이겠지만, 일반인이라면 그 이야기가 매우 달라진다. 얼마 전 하이킥 3에서 전화번호가 노출되 사생활 자체가 불가능할 지경에 다다른 피해자만 봐도 대략의 짐작을 할 수 있었다. 내가 만약 사춘기의 학생이고 대세인 여가수의 동생이라는 게 알려져 두 번이나 전학을 가야한다면 그보다 억울한 일도 없을 것이다. 가족을 위해 배려한다는 차원보다는 곧 지나갈 가쉽하나 때문에 친구와 선생님, 적응의 방식까지 모조리 바꾸어야 하는 희생양에 가깝다.

갈수록 필터링을 잃어가는 예능의 역기능과 선을 넘은 과잉 호기심이 불편한 유명세를 만들고 있는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혹자들은 말한다. 그냥 웃자고 하는건데 뭘. 아이유동생과 아이유의 다른 가족들마저 괴롭힐 수 있는 신상털기를 그냥 웃자고 한 일이라면 그냥 넘어가도 될까? 모르긴 몰라도 마녀사냥만큼이나 무서운 일인 것 같다.

연예인이라서 학창시절의 추억을 뺏긴다는 것은 우리도 그들에게 익히 들어왔다. 그러나 일반인인 아이유동생마저 그러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아이유 또한 동생에게 미안하고 부담스럽지는 않을까? 염려되는 부분이다. 엄정화와 엄태웅, 김태희와 이완처럼 아이유동생이 연예인 데뷔를 앞두고 있다면 모르겠지만, 전학까지 다니며 쉬쉬한다는 것을 보면 그것은 아닐 것이다.

연예인동생이라서 유명세에 꼭 적응해야하고 좋아해야 할 의무는 없다. 존재감없는 연예인만큼이나 일반인에게 괴로운 것이 불편한 유명세가 될수도 있다. 누나 이름에 해가 될까봐 행동 하나도 조심한다던 미성년의 아이유동생, 그가 인생에 한 번 뿐인 중요한 사춘기에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또 다시 학교를 떠나야하는 일은 없었으면 한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