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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Star & Issue

타진요 실형, 타블로에게 남은 마지막 반전의 카드

by 라이터스하이 2012. 7. 7.

'대통령 할아버지의 싸인을 보여줬다면 믿었을까?' 타진요의 최후는 결국 법정구속이었다. 선고의 그 순간까지, 아니 어쩌면 캄캄한 곳의 창살과 대면에 있을 지금도 의혹을 가질지 모를 그들. 그리고 이미 가루가 되어버린 타블로와 가족들. 가만히 생각해보면 승자는 아무도 없다. 서로 힘들고 피곤한 과정을 오랜시간 거치며 싸웠지만, 한쪽은 매도되고 한쪽은 갇혀버렸다. 씁쓸한 입맛을 느낄 수 밖에 없는 마무리다.

 

7월 6일 오전, 서울 중앙지방법원은 타블로에게 명예훼손과 모욕죄로 고소당한 타진요 회원 8명 전원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4명은 징역 8월, 2명은 10월, 집행유예 2년씩도 함께다. 막말로 키보드 잘못 날리다가 인생 쫑나게 생긴 케이스다.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기기 좋아하는 여론이 타진요에게 평생 든든한 빽이 되줄거라 생각했을까? 음모론으로 시작했던, 단순 재미로 시작했건, 되돌리기는 너무 늦어버렸다. 안타깝다.

 

'남은 것은 무너진 석탑의 잔재뿐인 참상'을 바라보고 있을 타블로의 마음도 그리 편하지는 않을 것 같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까하는 설움, 그도 인간이라면 안간힘을 써도 느낄 수 밖에 없을거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이 타블로에게 그리 허무하고 씁쓸한 것만은 아니다. 조커는 이제 타블로가 쥐고있다. 타진요가 실형을 선고받았으니 '이제 타블로는 누명을 모조리 벗었고, 힘들었던 의혹도 이젠 안녕이라는 뜻인가?' 당연히 아니다. 여론을 잡아야 이빨을 드러낼 수 있는 타블로의 입장에서는 오히려 뜬 구름 잡는 이야기일 뿐이다.

 

그러면 타블로가 쥐고있는 카드는 뭘까? 바로 관용이란 키워드다. 그의 입장에서는 싸그리 씹어삼켜도 시원찮다고 느낄 타진요에게 따스한 햇살을 비춰준다는 뜻이다. '법륜스님 코스프레도 아니고 무슨 개풀 뜯어먹는 소리냐'는 댓글도 예상해봄직하지만, 개풀이라도 뜯어 먹어야 살 수 있는 것이 현실이다. 타블로와 가족들, 겪어보지 못한 이들은 결코 그들의 고통을 알 수 없을거다. 어디가서 말도 못할 이런 비참한 사건을 쉬쉬하며 살아왔을 타블로에게 타진요의 법정구속은 '결과적으로 논란의 재점화'에 그치고 말았다.

 

타블로에게 찾아온 이런 비생산적인 결말에 반전의 키워드는 그리 많지 않다. 법정 판결마저도 거짓말 탐지기를 들이댈 기세인 모진 온라인의 땅 한국에서, 딸의 미래란 이름으로, 강혜정의 남편이란 수식어로, 선처를 베풀고 눈물을 머금어야 한다. 익명으로 돌팔매질들 해대던 그들도 결국 한국인이다. 한국인의 정서 그 첫번째 특성은 바로 정이다. 들여다보고 거들떠보는 잔정의 미덕이다. 지나치게 스마트하고 국적도 불분명해 보인다는 의혹을 아직 풀지못한 보상심리의 여론에게 온정의 클린치를 해야한다.

 

타블로는 이미 YG와 계약했다. 한국 땅에서 음악으로 밥먹고 살겠다는 의지다. 하지만 연예인은 이미지로 먹고사는 직업이다. 타진요의 법정구속마저 타블로를 향한 여론을 돌리지 못한 지금이다. 갈 곳 없는 이미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친구의 대사처럼 하와이만 냅따 다녀 온다고 뿌리박힌 여론이 사그러 드는 것은 더더욱 아니다. 억울하게 가수라는 타이틀을 빼았겼다고 생각한다면 스스로 찾아와야 한다. 따가운 여론의 큐브 속에서 타블로에게 남은 마지막 반전의 카드, 바로 관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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