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에 쓰던 마티아스 기계식 키보드를 반품시켜 버렸다. 정확하게는 두 번이나 같은 문제로 인식이 되질 않았고, 지금은 A/S 센터에 가있다. 왠만하면 손때가 묻은 제품은 잘 버리지 않으려고 했는데, 서비스 센터의 용팔이급 싸가지가 반품하게 만들었다. 이왕 쓰는 거 오래 오래 찰떡같이 써보자 싶어서 구글링하기 시작했다. 역시 나와 같은 키보드 매니아들이 많았다. 기계식 키보드 사이에 끝판왕급으로 대우받고 있는 해피해킹 프로 2 타입-S 를 만났다. 장점이라면 말 그대로 쫀득쫀득한 키감, 귀여움, 생각보다 크지 않은 소음 되시겠다. 물론 단점도 크다. 수십년 동안 보급형 키보드를 쓰던 사람이 이 키보드를 만나게 되면 스트레스 받을지 모른다. 그래서 사자마자 중고나라에 내놓는 그분들이 많은 게 아닐까. 막상 써보니 그런 유혹이 충분히 느껴진다. 하지만 적응하겠다고 각오하고 써내려가고 있는 중이다. 이 리뷰를 쓰고 있는 지금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누구 말마따나 사람의 적응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고, 나름의 임기응변을 발휘한다면 나쁘지 않은 키보드라고 말하고 싶다.
색감은 100% 화이트라기 보단 조금 회색빛?이 난다. 아무래도 너무 하얘버리면 쓰기가 부담스러울 수 있는데, 다행이다 싶다. 정말 우리나라 사용자들의 지혜로움은 인정해줘야 한다. 이 키보드의 키를 염색하시는 분, 키보드 케이스를 DIY로 만드시는 분, 그리고 손목 받침대를 만들기 위해 원목을 사고 구리스를 바르는 분들도 계셨다. 거기에 비하면 나는 뭐 아무것도 아니다.
일단 쓰자마자 느껴지는 단점이라면 딜리트키다. 그리고 한영전환 버튼도 손에 익지 않는다. 컨트롤 키는 멘붕이다. 모든 키에 적응하려면 며칠은 써야할 것 같다. 키감도 키감이지만, 사실 이 키보드에 적응되면 다른 키보드는 사용하기 어렵다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키 배열 자체가 한국의 여타 키보드들과 다르니까. 장점이라면 그 단점들을 모조리 견뎌냈을 때 오는 게 아닐까 싶다. 일단 키 배열이 쉽지 않기에, 오타를 내면 안된다는 내 나름의 최면이 있다. 이거 생각보다 큰 매리트다. 아니면 지우면되지라는 생각자체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먼 개소리냐고 할 수도 있겠는데, 써보면 안다. 내가 무슨소리 하는지. ㅜ
뒷쪽은 별 게 없다. 왼쪽부터 스위치, USB 연결단자, 우리고 USB 허브 두개다. 허브의 경우 전압이 낮아 뭔가 꼽고 아웃풋 해주기엔 좀 아쉽다.
조금은 독특하다. 키보드를 세울 수 있는 받침대 높이가 2종류다. 적응되면 어차피 한가지만 쓰겠지만.
아직도 키보드 키가 손에 덜 있었는데. 그 이유가 바로 키보드를 칠 때 오타를 많이 내는 성향이라 그렇다. 키보드 자체 사이즈가 크지 않아 이동 경로로 가는 거리는 멀지 않지만, 아직 스트레스가 없지 않다. 만약 자기가 정말로 글쓰는 직업이 아니거나, 키보드에 대한 편한함을 추구한다면, 불편하다. 처음 샀던 사람들이 중고나라에 의도치 않게 배송대행을 해주는 꼴을 많이 본다. 하지만 나는 적응해 볼란다. 이래서 조금 더 좋은 작품을 쓸 수 있다면, 그게 바로 투자가 아닐까? 는 개뿔, 키보드는 거들 뿐이다. 안전벨트가 없는 페라리를 선호한다면, 뒤도 안돌아보고 키감만 좋다면 스트레스쯤은 참을 수 있다면 사도 좋겠다. 다음 시간에(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는 일본에서 배송대행을 통해 받을 수 있는 매뉴얼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해피해킹 프로2 타입-S, 마티아스 기계식 키보드와 비교해 엄청 좋긴하다.
소리 : 타입-S는 말 그대로 사일런트 버전이라 조용하다. 내릴 때 사각사각 소리가 난다. 스페이스는 좀 더 묵직한 음이고, D와 F부분의 소리가 조금 더 딸깍딸깍 하다.
키감 : 생각보다 반발력도 있다. 그렇다고 불편함이 느껴지는 건 아니다. 부드러운 탄락이랄까? 맞춤옷처럼 키위에 손가락을 얹었을 때, 편안한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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