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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Cinema

암살, 작은 거짓말을 찾는 재미

by 라이터스하이 2015. 10. 8.



[ Movie Factory ]

작은 거짓말을 찾아라 암살

바람칼 ( writershigh.co.kr )



'작은 거짓말은 이해 부족이 원인이다'


전국민을 용기로 똘똘 뭉치게 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사랑받은 베스트셀러임은 분명한 <미움받을 용기>. 이 책의 저자 '고가 후미타케'가 남긴 의미심장한 명언. 예컨데 근 거짓말은 넘어가도 작은 거짓말은 견디지 못하는 게 관객이라 했 던 가. 그 작은 거짓말이 몰입방해의 치명타가 된 영화가 있었으니.


<타짜> <전우치> <도둑들>을 있따라 흥행시킨 최동훈 감독. 암살로 역대 7위 관객수인 12,698,960을 기록하며 핫함을 몸소 증명하셨다. 그러나 작은 거짓말이 영화 곳곳 갑.툭.튀. 좋게 말하면 인간미, 나쁘게 말하면 오글 거리는 씬들이 없이 않았으니. 관객을 뼛속까지 속이지 못한 그 '작은 거짓말'을 찾아보자.





작은 거짓말 1


한 집안을 둘러싼 두 가지 큰 배신. 국가를 배신한 강인국의 배신과 남편 몰래 독립군을 도운 아내의 배신이다.펄떡 펄떡 미간 접어가며 제대로 빡쳐버린 강인국, 왜 그랬냐고 묻는다. 그러자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기는 개뿔, '안 죽어서 안 다행이에요'라는 듯, 부인은 샤론스톤급 다리꼬기를 시전하며 이렇게 말한다.


"일본은 전쟁 한 번 안하고 조선을 통채로 집어삼켰어요. 그래도 이것도 나란데..."


죽을 때도 두눈 부릅 뜨고 총알을 맞이하는 부인. 그 남편이 다름 아닌 매국노라니. 일본 총독에게 딸랑거리는 팔랑귀라니. 정약결혼, 그것도 아니라면 옆집 잉꼬부부에게 두 딸을 훔쳐오기라도 한 걸까. 나라를 빼앗기자마자 줄타기를 시전한 타고난 기회주의자는 아니었을런지. 모르겠다가도 모르겠다. '그래도 콩가루라도 부부인데...'


잉고부부인줄 알았는데 앙고 없는 붕어빵마냥 의리없는 콩가루 부부. 둘의 히스토리를 찾아내지 못한 바, 찝찝한 심리상태로 영화는 쭈우욱 이어진다.





작은 거짓말 2


'감독님 나빠요'라고 말하고 싶은 또 하나의 장면, 이 번에는 사람이 아닌 나무의 거짓말이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자면 악기의 거짓말 되시겠다.


머리감는 부하에게 물을 들이붓는 염석진. "아 대장님"이라며 앙탈부리는 부하에게 '안 죽어'라고 살인미소 살리신다. 그런데 어디에선가 많이 들어본 멜로디가 귀에 때려 박힌다. 스와니강, 이 얼마만에 들어본 선율인가.

돈 없는 독립군 손에 쥐어진 바이올린은 중고나라에서 직구했던지 말았던지, 아리랑 애국가도 아닌 스와니강은 오글거리는 또 하나의 작은 거짓말. 아, 이 장면을 어떻게 봐야하는 것인가. 독립군은 항상 남한의 강(스와니강은 미국 남부의 강)을 그리고 한다고 이해해줘야 할까. 만화책 사이에 소설책 한 장이 들어가 있는 듯한 묘한 이질감. 정서의 격차를 줄이기에 스와니강은 너무나 멀게만 들린다.





스토리보다 스타일리쉬함으로 승부보는 최근 영화계의 일반화. 그리고 암살처럼 서부 스타일의 영화들도 속속 개봉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은 오글거리고 이질감이 느껴진다. 소화가 덜 되어 유산균을 찾게되는 작은 거짓말이다. 다음 최동훈의 작품은 완벽한 거짓말들만 가득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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