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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Cinema

노멤버맨, 팝콘은 아깝지 않은 평점7점의 007

by 라이터스하이 2014. 11. 16.


추위가 이만큼 기승은 아니었던 지난달쯤? 출근길 강남역 롯데시네마에서 어떤 포스터를 봤다. 바로 노멤버맨. 그런데 이 영화, 포스터 문구가 자극적인걸? 007은 끝났단다. (피식) 그래도 피어스 브로스넌은 2000년대 007의 상징적 인물 아닌가? (골든아이, 네버다이, 언리미티드, 어나더데이 등) 왜 그를 총알받이로 세워 007은 끝났다 우기는거야 (버럭!) 



'이거 배급사의 끼워팔기식 문구 아닌가?'. <무간도>와 전혀 다른 맥락의 영화 <문도>가 무간도4 되고, <와사비>에 레옹 파트2를 붙여 개봉하는 등, 그들의 가슴아픈 시도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으니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 결과적으로 007이 끝났다는 문구는 오히려 반감만 샀다. '피어스 브로스넌만으로는 이제 힘들단 말인가?' 아쉬움도 함께였다.

혀글 끌끌 차게 만드는 포스터를 여러 번 지나쳤음에도, 오늘 필자는 결국 이 영화를 보고야 말았다. 주말 나른한 오후에 보기엔 이런 영화가 딱이기 때문이다. 피어스 브로스넌에겐 좀 미안하지만, 역시 킬링타임용 초이스다. '그래도 피어스 브로스넌인데' 란 기대가 있었다는 건 뒤늦은 고백이다. 아쉽게 시도의 끝은 생각보다 좋지 못했지만... 그래서 결국 이렇게 '2% 부족한 이 영화'란 카테고리에 올리게 되었다.



피어스 브로스넌의 '3G' 액션,
뭐니뭐니 해도 노멤버맨의 아킬레스 건은 한층 느려진 액션이다. 요즘 액션영화의 속도는 LTE급이다. 굳이 트렌드를 들먹이지 않아도 <007> 시리즈나 피어스 브로스넌의 전적을 비교해도 그렇다. 맞다, 나이는 못 속인다. 많은 액션신을 소화해낸 그의 노력엔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카메라 마사지로도 세월의 흐름을 대체하기는 힘든 법이니까. 

해리슨 포드, 숀 코넬리 등의 중년 배우들이 많은 나이에도 액션을 도전했지만, 네임벨류에 비해 다이나믹함을 선사하진 못했었다. 떄로는 '끝물'이라는 혹평을 받으며 응급실로 실려나가는 영화들도 꽤 있었다. 그 맥락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던 노멤버맨. 결국 그들이 꺼내든 칼은 다이나믹함의 부재를 채우기 위한 여러 장치였다.



겉옷을 너무 많이 껴입었다
제이슨 스타뎀급의 퍼포먼스를 발휘하기 힘든 피어스 브로스넌. 노멤버맨은 액션영화라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꽤 많은 액션신이 삽입되어있다. 그에게 너무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그리고 블럭버스터도 표방하고 있다. 구색 맞추기엔 성공한 듯 보이지만, 그마저도 스케일로 압도하지는 못했다. 피가 철철 흐르고 건물이 날아가는 최근 액션 영화들과의 싸움에서도 패배다. 



겉옷 1. '픽픽' 쓰러지는 상대역을 향한 '피드백'
한 편의 007이나 잘 만들어진 아메리칸 히어로물에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주인공을 위협하는 악당들의 강도다. 상대의 위협정도에 따라 주인공의 임팩트 역시 강해진다. 노멤버맨을 느슨하게 만드는 가장 큰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었는데. 주인공을 위협해야할 그들은 생각보다 약했다. 쉽게 쓰러지고 총알도 쉽게 맞는다. 전문킬러가 여주인공의 '노룩(No Look) 헤드샷' 한 번에 나가떨어지는 장면은 압권이었다. (이 장면마저 반전으로 인정하기엔 너무 정확한 헤드샷이다.)



겉옷 2. 반전의 끝은 어디인가요?
노멤버맨은 반전이 많다. 최근 봤던 액션 영화도 비교해도 그렇다. 주인공의 절친이라 믿었던 주요인물의 커밍아웃(악역으로의), 그와 함께 도망을 다니던 여인이 그가 알고 있는 사람이 아닌 것, 그리고 주인공의 숨겨놓은 혈연관계까지. 처음부터 끝까지 양파를 까는듯한 반전이 얽혀있다. 퍼즐 맞춰가는 스릴러의 맛은 느낄 수 있겠지만, 역시 많은 반전은 피곤하다. 



'팝콘은 아깝지 않은 영화'
이쯤되면 '보라는건지 말라는건지' 헷갈릴수도 있겠다 싶다. 킬링타임용으로 '명작'을 보고 싶다면 이 영화는 과감하게 버려도 좋다. 하지만 끝까지 보게 만드는 몰입도, 기본적 구성이나 플롯들의 연결고리는 갖춘 영화다. 이 영화의 평가에 전문가들은 '4점'을 줬다. 반면 네티즌이라 불리는 그들은 7점 이상을 줬다. '그래도 피어스 브로스넌이니까' 하는 의리로 본다면 의외의 선전을 느낄 수 있을 거다. 이 리뷰를 보는 사람들이 노멤버맨을 보면서 '먹던 팝콘을 휴지통에 던질일은 없을 것이란 기대감'으로 이 리뷰를 썼다. 팝콘은 아깝지 않았던 '평점 7점의 짝퉁 007'이라면 설명이 될런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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