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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Star & Issue

강남 폭주족, 타락한 자들의 살인미수

by 라이터스하이 2011. 6. 21.


반값등록금, 탄핵루머, 각계각층의 자살, 바야흐로 2011년은 어느 해보다 희한하고 안타까운 사건이 자주 일어나는 해이다. 거기에 '우리도 있다!'라는 화합 정신에 입각해 개념을 배불리 말아 드시고 31세의 나이에 도로로 나와 '오프라인 카트라이더'를 즐기시다가 영광스럽게 뉴스까지 출연하신 13명의 레이서.


강남대로의 퇴로 코스는 다 외우지 못하셨는지 4명은 잡히고 9대의 차량은 잡지 못했다 한다. 드래프트(차를 제자리에서 360도 회전시키거나 옆으로 미끄러지게 하는 것)를 해가며 영동대교 남단과 학동 사거리를 잇는 도산대로 구간에 '스키드마크'를 새기고 훗날 2세에게 '이거 아버지가 새긴거야.' 라며 국민의 땅 위에 새긴 마크를 족보로 물려줄 생각이었나 보다.

중앙선 침범은 몸풀기요, 왕복 10차로가 넘는 도로에 신호대기를 틈타 드리프트 질을 하다가 경찰이 추격하면 도망치는 전형적인 GTA(청소년 이용불가 폭력성 짙은 게임)스러움까지 보여준다. 뇌구조의 인테리어상 오류가 없었다면 저런 짓이 가능할까? 오밤중에 수억원짜리 차를 몰고 나와 저런 몰상식하고 이해할 수 없는 짓을 하는 이유를 생각해 본다.


 


돈이 많으면 사람은 뭘하는가? 그렇다 일하기 보다 즐기고 싶어진다. 물론 돈이 많다고 해서 저런 자제분들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성교육의 미흡함과 사회적 개념 자체의 오류, 저 자제분들이 바로 그 부류에 속하는 것이다. 

거기에 직업도 없으신 분들이라니 남아도는 시간까지 더하면 말그대로 못해볼 것이 뭐가 있겠는가? 저 분들은 다 해본 것이다. 해볼것이 남았다면 도로로 나오지 않는다. 클럽질, 골프질, 레저질, 해외여행질 이런 것은 해볼만큼 해봤고, 이제 저런 짓으로도 심장이 뛰질 않으니 경찰과 공권력을 이용한 술래잡기로 뛰지않는 심장에 심폐소생술을 가하러 나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차가 소중하고 차라는 것에 가치를 두는 사람들은 정속 운전을 한다. 엔진을 아끼고 차를 자신과도 같이 다룬다. 그러나 스스로에게 '선택받은 자'를 각인시키며, 몇억짜리 차를 갖고 저런 짓을 하는 것은 '새로사면 되지', '아버지가 사주겠지' 이런 생각을 갖고 있는 것이다. 검거된 자제분들 대부분이 직업이 없고 자영업자의 아들이거나 부잣집 아들인것을 보면 견적은 너무 쉽게 나온다.


 

저 자제분들은 스스로 우월감을 갖고 있을 것이다. 남들은 뼈빠지게 일하는데 우리는 안해도 니들보다 잘 산다는 그런 우월감 말이다. 그러다보면 개미와 베짱이처럼되고 세상에 사람들이 두 부류로 나뉘며 e-편한세상이 된다. 그런 생각을 갖게되면 남들에게 못할 짓이 없다. 꺼리낌이 없고 세상은 이미 자신들 것이다.


 

명예가 소중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저런짓을 하지는 않을 것이다. 살아가는 가치를 '부'로 정한 이들이고, 그 '부'를 상징하는 돈이 있으니 못할 것이 뭐가 있겠는가? 13명이라는 숫자가 모여 조직의 속성을 띄고 있는것을 보면 그들은 초범이 아닐것이다. 저 자제분들에게 극도의 쾌감은 잡히지 않았을 때 오는 것이기에 이번 레이스는 실패작이라 볼 수 있다. 저 정도의 개념없는 작태로 보면 잡히고 나서도 아마 자신의 수억짜리 차를 탓하며 '나가면 차부터 개조 시켜야겠다' 이런 생각을 갖고 있을지도 모른다.

수억짜리 차를 도로에 오줌을 싸대는 것에 이용하는 저 행위는 저들에게 취미에 불과할 뿐이다. 그 이상의 이하의 의미도 없다. 그들에게 도로는 스케치북이요 차는 크레파스다. 자신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의 목숨이 걸린 미친 스케치다. 저들은 질릴때까지 멈추지 않을 것이고 질리면 또 다른것을 찾는다.

'벌금과 면허정지로 끝날일이 아니라 스웨덴과 같이 소득수준에 따라 벌금을 차등하는 등의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라는 말을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안타깝다. 밤마다 저런 소음에 시달리고 목숨이 걸린 위험한 상황에 노출되는 사람들이 걱정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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