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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Star & Issue

소비자고발, 충격적인 뻥닭 치킨의 진실

by 라이터스하이 2011. 7. 9.

이런 더운 여름날. '시원~한 생맥주 한잔에 닭 다리' 생각나시죠? 특히 야구장, 축구 볼 때 치킨이 빠지면 허전하다시피 할 정도로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간식이지요. 그런 치킨에 장난을 치며 소비자들의 뒤통수를 제대로 갈긴 가맹점과 업주들이 무더기로 '소비자고발'에 적발되었습니다. 특히 가맹점 수만 50,000개가 넘는다는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문제가 더욱 심각했는데요.

소비자고발 제작진은 모 야구장 근처에 있는, 유명 치킨 가맹점 4곳에 후라이드 치킨을 주문해 무게를 달았습니다. 그러자 신기하게도 한 업체의 한 마리는 641g이고, 또 다른 업체의 한 마리는 462g입니다. 두 치킨의 조각을 맞춰본 결과 이상하게도 온전한 한 마리가 아니었는데요,

제작진은 업체를 찾아가 문제를 제기합니다. 그러자 '무슨 소리냐'라던 업주가 직접 조리를 해 보였고, 그 결과 691g이 나왔습니다. 제작진이 배달 받았던 462g과는 200g 이상 차이가 나는 모습입니다. 누가봐도 문제가 있는 양의 차이입니다만, 업주는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합니다.

 
"한 마리를 굽는 게 아니라, 두마리를 구워서 반을 가르거든요. 사람이 하다보니까 정확하게 못 가를 때가 있죠. 그러니까 어떨 때는 한 두 조각이 더 들어갈 수고 있고, 어떨 때는 덜 들어갈 수도 있고, 그러니까 고객님 같이 양이 적은 닭을 받는 분도 있지만, 어떤 때는 '오! 양이 많은데?' 이럴 수도 있죠."

업주가 한 말을 줄이면 "두마리 이상 동시에 주문이 들어올 때는 어쩔 수 없이 한 사람은 많이 받고, 한 사람은 적게 받는다."겠죠. 이 말은 업주 개인의 문제 때문에 소비자가 불이익을 당할 수 밖에 없다는 것입니까? 지금은 소비자의 입장이지만, 자영업자였던 사람으로서 저런 말은 한심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업주는 한 마리를 굽던 두 마리를 굽던, 양의 차이가 없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어야 합니다. 비록 차이가 있다 하더라도, 모든 소비자에게 동등한 공급을 하겠다는 방향성을 갖고 장사를 해야합니다. 그런데 200g 이상의 큰 차이에도 반성의 기미는 커녕 어쩔 수 없다는 뉘앙스니, 소비자가 적게 받던 많이 받던 돈만 벌면 그만이라는 말과 다를바 없어 보입니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제작진은 방송국 근처 매출상위권 10개 업체, 서로 다른 가맹점에서 40개의 치킨을 주문합니다. 한식경력 25년 요리사 이강빈씨와 함께 한 마리 치킨이 한 마리가 맞는지 확인했습니다. 그 결과 중량도 천차만별, 몇몇 부위가 빠진 치킨도 수두룩 했고, 심지어 갈비가 하나도 없는 닭도 있었습니다. 중량은 가장 큰 치킨이 813g, 최저가 507g으로 무려 306g까지 차이가 났습니다. [300g = 닭 다리 3개+날개+3+몸통 3]

일반적으로 치킨업체가 쓰는 1kg짜리 닭, 그에 비해 양이 적다는 900g의 닭을 표준 조리법으로 튀긴 결과 120g이 줄어들긴 했지만 780g이라는 수치가 나왔습니다. 반면 실험한 40개 업체 중 700g 미만인 치킨이 27곳, 500g대가 13곳으로, 업체들이 기본적인 중량에 못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길게 튀기면 튀길수록 닭의 수분도 빠지며 약간의 중량도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이치입니다. 그러나 조금 더 남기기 위해서 어떻게든 작은 닭을 고르고, 튀김 옷으로 부피를 키운다고 소비자가 모를 것이라 생각한다면 오산입니다. 알면서도 넘어가주는 소비자들의 인정을 생각한다면, 눈을 속이고 갈비를 훔치는 일은 없어야 합니다. 

 

서울 번화가에 있는 또다른 국내유명 치킨가맹점. 이곳 역시 본사 관계자가 제시한 적정중량인 550g~650g에 미치지 못하는 465g의 치킨이 배달되었습니다. 이 가맹점의 주방에 들어가자 상상도 못했던 일이 벌어집니다. 직원은 닭 한 마리가 든 봉지에서 닭 3조각을 뺍니다. 그 후 준비한 4개의 박스에 가득채웁니다.

"뺀 조각은 뭐해요?" 라고 묻자 "뻥닭이라고, 가짜 닭 만들어요." 합니다. 이어 되묻습니다. "다리가 없잖아요 근데." 라고 묻자 당연한 듯이 "만드는 거죠." 라고 말합니다. 그러더니 만들어놓은 닭 다리와 날개에 빼놓았던 조각들을 넣고 닭 한 마리를 금새 만듭니다. 닭을 적게 담는것도 모자라 제조까지 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문제된 가맹점들은 국내에서도 알아준다는 유명 치킨 브랜드입니다. 가맹점도 문제지만 가맹본부의 기초교육과 원칙의 부재가 여실히 드러난 취재였고, 별 어려움 없이 흠 잡을 수 있었다는 것만 보아도, 그동안 얼마나 소비자들을 우롱하고 있었나 보여지는 장면입니다. 자극적색깔, 과대 광고로 키운 인지도에 가맹비와 로열티를 올리며, 입금만 되면 체인점을 쉽게 쉽게 내주는 프렌차이즈의 나몰라라식 운영이 이런 문제점의 시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얼마 전 통큰치킨에 강하게 반발하며 죽기 살기로 덤벼들던 업체들. 막상 뒤에서는 밑장을 빼고 있었던 것입니다. 앞으로 소비자는 "많은놈일까? 적은놈일까? 하며 로또를 확인하는 기분으로 치킨을 기다려야 하며, 먹기 전 기도 대신 닭의 조각수부터 확인해야 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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