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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의 임재범, 힘겨운 음이탈에 눈물짓게 되는 이유

by 라이터스하이 2011. 7. 19.

중년의 임재범, 힘겨운 음이탈에 눈물짓게 되는 이유



"나는 너의 영원한 노래야~♪" 금새라도 쓰러질 것 같은 나는 가수다의 임재범 목소리였다.

비록 스피커를 타고 나오는 노래였지만, 살아있는 듯 했다.

그의 콘서에트에서 보여준 그것과도 닮아있었다.

그가 브라운관을 떠난지 2달이 넘었다. 시간은 약이라 했던가? 조관우와 장혜진이 임재범의 빈자리를 메꿨고, 조금씩 잊혀져가는 모습이다. 


빠르게 각인되고 빠르게 잊는 세상의 흐름이 이유가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다. 나이 50 범띠 임재범의 부활, 그 중심에는 가족과 사랑이 버팀목이 되고 있었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잊혀져 구석에 자리잡고 있던 임재범의 기억들은 그의 인생과 노래로 다시 꺼내보게 되었고, 새로운 이야기를 사람들의 기억에 새기기 시작했다. 

임재범은 이런 사람들의 기억의 노트에 감성이라는 카테고리를 만들어주었고, 힘들 때 마다 듣고 싶은 주크박스가 그 속을 가득채웠다. 돌림병처럼 퍼지기 시작한 임재범 바이러스는 국민적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팬덤도 이루어낸다. 아이돌제국, 일렉트로닉 음악, 기성 가수들의 부재. 온갖 비타민이 들어간 생수는 많았지만, 쉽게 떠먹을 수 있는 약수의 향기는 부족했고, 임재범은 그것을 심하게 채워주었다.   

바쁜 일상 속에 흐르는대로 들리는대로 몸을 맡겼던 대중문화의 흐름. 거기에 나타난 임재범은 전형적인 중년 아버지의 모습으로 나가수에 출연해, 쌓아둔 요령을 버리고 있는 그대로의 임재범을 들려준다. 삑사리, 가쁜 숨이 더해질 때 마다 더 매력적이었고, 마력적이었다. 그것은 아마 임재범을 보는 시각이 가수를 넘어 모두가 바라는 중년의 애달픔과 고통, 또는 빠른 일상 속 지쳐가는 우리 아버지의 처진 어깨에 힘을 보태었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감성 이상의 에너지와 중년도 할 수 있다는 가능성.

노래 세 곡으로 100억 이상의 가치를 인정 받고 사람들을 열광케 한다는 것, 그건 사회적 현상이라 해야하지 않을까? 먹고 살기 힘들어지는 난세 속에서 사람들은 대리만족 할 수 있는 영웅을 필요로 하고, 그 속에서 옥석이 발견 되듯이 말이다. 누가 되었든 할퀴고 물어뜯기가 일쑤인 지금의 미디어에서 임재범만큼 일관성있는 응원의 목소리가 하늘을 찌르기도 힘들 것이다.

이런 임재범이 사랑받는 가장 큰 이유는 우리와 가깝고 비슷하다고 느끼는 것, 공감대가 아닐까 한다. 몇 번의 잠적과 방황, 스스로의 자존심에 아내의 건강과 자식의 작은 바램도 져버려야 했다. 소중한 것을 잃고서야 눈물 흘리고 각성하게 되는 우리네 흔한 인생, 그것과도 다르지 않았기에. 노래하며 눈물 보이던 임재범을 따라 같이 울 수 있었던 이유도 거기에 있었다.

2002년 국민을 하나로 모았던 히딩크가 있었고, 2011년 시청자를 하나로 모았던 임재범이 있었다. 그리고 현재 진행형이다. 그에게 머리카락 한올도 주지 못했지만, 다시 TV에 나타나 목소리를 들려달라는 이기심을 버리기는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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