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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Star & Issue

백지영-MC몽 발언, 눈물로도 씻지못할 또 한 번의 실수

by 라이터스하이 2012. 5. 23.

 

백지영을 볼 때면 참 대단한 연예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지나온 그녀의 고통을 생각하면, 또 논란을 떠올리면 말이다. 백지영은 도덕적인 잣대의 압박을 받는 우리의 연예계에서 전대미문의, 남자라도 쉽게 이기지 못할 사건을 딛고 오랜 시간 뒤 재기에 성공했다. 지금의 승승장구 주인공으로 등장할 만큼의 자리까지 되돌려 놓은 것이다.

 

그러나 이런 생각도 오래가지 못하도록 백지영은 지나치게 솔직한 나머지 승승장구에 출연해 자살골을 넣고야 만다. 남자친구 정석원의 이야기로 훈훈함을 내뿜던 토크가 MC몽을 지지하는 발언 하나로 "이건 좀 아닌데?"란 생각을 들게끔 만들어 버린 거다. 뭐 따지자면 두 사람 모두 실수를 한 셈이다. 하지만 그 사안과 본질은 너무도 다르다. 백지영이 말한 "나도 이겨냈는데..."를 MC몽에게 그대로 들이대기에는 말이다. 아직도 무슨 생각으로 백지영이 그런 발언을 한 것인지 갸우뚱하지만, 결과적으로 잠적하고 있는 MC몽을 또 한 번 끄집어 욕을 먹게 한 셈이 돼버렸다.

 

그만큼 보는 이들에겐 작은 동정도 허락되지 않는 MC몽의 병역 문제다. 이미 오래전 대한민국을 들었다 놓으며 이제는 한국땅을 밝을 수조차 없는 유승준만 봐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백지영이 스스로 피해를 받고 책임도 스스로의 몫인 것이라면, 군법의 악용 전례로 남을 수 있는 MC몽 사건은 혼자 책임질 수 있는 범위를 훌쩍 넘어서 버렸다. "여자인 나도 이겨냈는데 MC몽도 할 수 있다."라는 이상을 들이대기 전에 MC몽의 지금 현실을 한 번이라도 생각하는 연륜과 개념이 있었다면 조심스러웠어야 했을 것이다.

 

토크쇼의 4/5 정도의 지점, 절정이라 불리는 타이밍으로 일반적이었다면 "아 쟤도 나름 고생했구나, 몰랐네?"라며 페이소스를 적당히 남기고 막을 내려야 했지만 백지영의 한 마디가 고춧가루를 뿌려버렸다. 그런데 기억하기로는 백지영의 언행이 문제가 된 적은 비단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저작권 관련 토론회에서 "배고픈 가수들" 발언을 해 악플의 타겟이 되기도 했다. 아무리 대본 없는 예능이 트렌드라지만 백지영의 방송에서는 이제 필수가 되어야 할 것 같다는 느낌도 받는다. 자살골에 그치고 말았다면 그나마 다행일 것을. 백지영의 발언은 자신뿐만 아니라 그 사건들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들에게도 상처를 줄 수 있는 병살타 그 이상의 것이다.

 

방송에서 솔직한 것은 좋지만, 논란을 불러일으켜 누군가 상처를 받게 된다면 솔직함은 때로 지나침이 되기 마련이다. 술자리에서나 지나가는 말로 하고 말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떠나지 않는다. 무심코 던진 돌에 개구리가 맞듯이 공중파를 타고 흐르는 연예인의 말 한마디에 패닉에 빠지는 사람도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무식하면 용감하다라는 말도 있다. 백지영은 이제 데뷔 10년이 훨씬 지난 베테랑급에 속하는 연예인이다. 방송계의 소위 짬밥도 먹을만큼 먹었다. 이제는 일개 가수가 아닌 누군가의 롤모델이 되고 아이콘이 되기에도 충분한 그녀의 커리어에 오늘같은 MC몽 지지발언은 보기좋지 않다. 많은 연예인들이 MC몽을 안타까워 하면서도 왜 방송에 나와 눈물로 하소연 하지 않겠는가? 자신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의 마음이 다칠 수도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다.백지영의 하얀 마음에서 나온 눈물로도 씻을 수 없는 MC몽 발언이 될수도 있다는 것을 알았으면 한다. 이제는 인기있는 연예인이 아닌 개념있는 정석원의 여자라는 말을 듣는 백지영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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