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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Star & Issue

박지성 자선경기, 시청률에 목숨건 분노의 발중계

by 라이터스하이 2012. 5. 24.

 

작년 이 맘때 쯤 열린 1회 '아시안 드림컵'이란 이름의 박지성 자선경기. JYJ로 인한 현지 팬들의 과열로 소음이 꽤나 시끄러워서 씁쓸한 입맛을 남겼었죠. 축구와 박지성 선수를 모두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그리 달갑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더욱 2회 대회에 대한 기대감이 컸었는데요. 기대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에브라'나 혹시나했던 '반 니스텔루이'는 오지 못했지만, '이청용' 선수와 맨유 수비의 핵인 '퍼디난드'의 참가만으로도 보상받은 기분으로 박지성 자선경기를 지켜봤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자선경기라지만 경기가 흐를수록 중계를 맡은 카메라 앵글은 지나치리만큼 장외의 스타들을 노골적으로 자주 비춰주더군요. '연예인축구단 리그에서도 이 정도는 아니겠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런닝맨 촬영과 겹친 박지성의 자선경기라 자주 앵글이 집을 나가야 하는 판국에, 후반전에는 막말로 '축구공보다 송중기의 얼굴을 더 많이 봐야' 했습니다. 교체 된 후 벤치에 앉은 모습마저도 LTE급 속도로 따라잡아 원샷을 끝내 잡아내더군요. 카메라맨이 카메라우먼인가 무척이나 궁금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런 축구를 보기 힘든 악조건에서도 박지성 자선경기는 1회 대회 때 보다 긴장감은 오히려 더 있었던 것 같습니다. 태국 선수들이 '박지성 자선경기로 팔자를 고쳐보자라'는 생각을 가진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열혈 모드로 임해준 덕분이었는데요. 태국도 영화배우 몇 명이 교체되어 들어와 경기를 하기도 했지만전반적으로 "쉽게 지지는 않겠다"는 의지로 타이트한 수비라인을 보여줬습니다. 그럼에도 박지성 프렌즈는 크게 동요하지 않고 100% 전력을 다 보여주지 않으면서 자선경기의 취지에 맞게 적절함을 유지하며 즐기는 모습의 매너도 돋보였습니다. 이렇게 흔히 보기 힘든 라인업과 선수들의 미소를 보면서 즐거워 할 때 쯤이면 경기장 밖으로 나가버리는 앵글은 정말 짜증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가끔 보게되는 외국 레전드 선수들의 자선경기와 비교를 하지 않을수가 없었습니다. 클래스가 남다른 최고 선수들의 네임벨류, 그들이 보여주는 쇼맨쉽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지만 중계에 있어서 카매라 앵글이 선수를 늦게 잡는다거나 하는일은 거의 없습니다. 어찌보면 자선경기도 축구 경기고 축구가 주체이니 당연한 일이기도 합니다. 전보다 훨씬 많아지고 길어진 광고는 고사하고 보고싶은 선수의 플레이를 보는 순간마저 빼았겨버린다면 팬으로서 억울하지 않을까요? 결국 이 날의 발중계는 박지성 자선축구에 또 한번 오점을 남기는 역할을 해버렸고, 지나친 상업성과 시청률에 의존해 박지성 자선경기의 질을 떨어트리고 있었습니다.

 

박지성 자선경기 하나로 얼마나 뽕을 뽑으려는지 잘 모르겠지만, 서로 욕심부리지 않고 각자 할일만 잘했으면 좋겠습니다. 그 피해는 고스란히 시청자가 받기 마련이니까 말입니다. 김연아의 아이스쇼가 한 때 '스티비 원더의 내한공연 티켓보다 비싸다'며 욕을 먹었다면, 박지성 자선경기는 진행업체나 외부기업들의 오버와 욕심으로 얼룩지고 있는 그림입니다. 이런일이 하나 둘 더 늘어난다면, 박지성 자선경기 또한 김연아의 아이스쇼처럼 온갖 잡음들로 무성할까봐 걱정이 앞섭니다. '돈 10원 받지 않고 세계 각지에서 날아와 준 박지성 프렌즈'들의 우정과 대회의 취지를 오염시키지 말기를 진심으로 바랄 뿐입니다. 그리고 시청률 올리려 앵글이 탈선하는 순간, 시청자의 멘탈도 함께 탈선합니다. 경기좀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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