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명 매섭다. '아빠 어디가'의 무서운 기세는 4주 연속 시청률 10%대 기록만으로도 충분히 증명되고도 남는다. 처참한 꼴찌를 독주하던 MBC 일요 예능이 간만에 기염을 토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2월 24일 아빠 어디가의 시청률은 전국 시청률 13.1%를 뛰어넘어 버렸다. K팝 스타는 13.7%. 이제 방송 5주차 된 아빠 어디가에게 1% 내로 추격 당하고 있다. 물론 13.6%를 올렸던 해피선데이도 피해갈 수 없는 전쟁이다.
씹고, 뜯고, 싸우고 또 싸우는 경쟁 오디션 프로그램이 아닌, 어르고, 달래고, 부비고 끌어안는 긍정 에너지가 대공감을 불러내는 힘이다. 분명 지금까지 1년, 길게는 2년 이상 해먹었다는 수식어를 써도 아깝지 않았던 오디션 프로그램들에게는 대위기다. 그 중에서도 가장 먼저 직격탄을 맞을 수 밖에 없는 것이 승승장구하던 K팝 스타다. K팝 스타는 13.7%. 이제 방송 5주차 된 아빠 어디가에게 1% 내로 추격당하고 있다. 물론 13.6%를 올렸던 해피선데데이도 피해갈 수 없는 현실이다. 모난돌이 먼저 두드려 맞는다는 말이 가장 와닿는 시점이기도 하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포화상태에 놓여있던 주말 예능의 밥상에 아빠 어디가라는 새로운 반찬 하나 얹었을 뿐이지만, 이 정도의 기세라면 주말 예능의 지각 변동도 예고할 수 있는 뉘앙스의 아빠 어디가. 도대체 아빠 어디가의 어디가 그렇게 매력일까? 아빠들의 능력이 슈퍼맨급이라서? 뭐 그것도 가끔 틀린말은 아니다만. 아니면 아이들의 비주얼이 탈아시아급이라서? 뭐 그것도 반은 맞고 반은 아니다. 모르긴 몰라도 아빠 어디가라는 프로그램의 가파른 수직상승 이유 중 하나, 그 첫 번째는 그냥 있는 그대로의 자연스러움에 있을 것 같다.
나가수로 시작된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생각만큼 오래가지 못했다. 나가수가 시즌 1 후반부터 빠르게 휘청거리기 시작했고, 기적의 오디션, 불후의 명곡 등의 프로그램들이 조금씩의 약진만 보여줬을 뿐. 그나마 명실상부란 이름 아래 건재한 프로그램이라면 슈퍼스타 K, 그리고 K팝 스타가 정도 밖에는 없다. 이 프로그램들 마저도 출연자들이 보여줬던 컨텐츠의 긍정적인 에너지는, 어느새 과잉경쟁이라는 스트레스와 만나면서 냄비처럼 빠르게 식어가고 있다. 매일 1등을 향해 달리는 삶도 고달픈데, 1등 자리를 놓고 싸우고 견제하는 주말 예능이 얼마나 견딜 수 있을까?
아빠 어디가는 벌써 주말 예능의 트렌드를 바꾸고 있다. 파격이라는 주제와, 라이벌이라는 플롯을 섞은 오디션 프로그램에 시청자는 지칠만큼 지쳤다. 우리와 똑같은 이야기, 거기에서 나오는 소박한 공감대로 아빠 어디가는 거부할 수 없는 매력발산을 하고 있다. K팝 스타가 긴장해야 할 가장 큰 이유가 이 부분이다. 파격도 아니고, 라이벌도 아닌, 그냥 자연스러운 아빠와 아버지의 사는 이야기, 그런 휴머니즘을 따라갈 수 있는가 하는 점이다.
1박 2일이 주말 예능의 정상에 서 있었을 때, 만약 '아빠 어디가'가 동시간에 방영되었다면 어땠을까? 불보듯 뻔한 패배의 그림자가 드리웠을 것이다. 분명 아빠 어디가의 성공 이유엔 타이밍과 공감이 공존한다. 누가 만들었던, 누가 출연하는 문제 이전에 흐름을 읽은 섬세함이 만든 성공의 일부러 해도 될 것 같다. 물론 아류라 자칭하며 여러 제작자들이 포맷을 베껴갈 수도 있겠지만, 분명 오랜시간 군림하던 오디션 프로그램이 서서리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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