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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Variety

홍진경에겐 '로또'였던 라디오스타의 '파투'

by 라이터스하이 2014. 2. 28.



단추구멍 특집이란 이름으로 방영된 라디오스타. 정말 오랫만에 공중파에서 볼 수 있었던 홍진경, 컴백한지 얼마되지 않은 가인, 기대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주는 박휘순, 전성기는 지났지만 아직도 동안인 민우, 그리고 최근 핫한 윤형빈이 출연했다. 시작하자마자 의아하게도 홍진경이 게스트들의 메인 자리를 차지했다. 의아했다. 그 자리는 그래도 가인의 자리였다고 생각했다. 무슨 이유길래 뒤통수를 칠까? 엄청난 에피소드가 있나하는 기대감을 불러왔다. '별에서 온 그대가 크긴 큰가보다'하는 생각을 조금 할 뿐이었다. 최근 활동들이나 네임벨류로 보나 가인에게 많이 던져지지 않을까 하는 질문들이 홍진경을 향하고 있었다.


한풀이를 하듯 홍진경은 설날에 세뱃돈을 받은 아이처럼 썰을 풀어나갔다. 홍진경의 이야기들이 많다보니 키워드는 어느새 도전과 성공으로 가고있었다. 오랫만에 나온 연예인들의 근황의 비중은 없었다. 여자 혼자의 몸으로 고생해 김치 브랜드를 만들고 사업에 성공한 그녀의 이야기가 주를 이뤘다. 최근 핫한 윤형빈이나 가인의 에피소드 분량은 적어질 수 밖에 없었다. 화룡점정으로 무대에 오른 홍진경, 물만난 행사장 인형처럼 선미의 24시간에 맞춰 춤까지 시전했다. 시청자의 입장에서 감동도 없고 감흥도 느껴지지 않는 흐느적스런 무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별에서 온 그대의 이펙트만 있었다면 이 정도의 불편함은 감내할 수 있었을까란 생각도 들었다.




김구라 너마저..


독설 가득하고 기름기 없기로 소문난 라스의 프로그램 특성상 불편했다는 느낌을 숨길수가 없다. 결과적으로 공중파 출연이 잦지 않던 홍진경에게 이 번 라디오스타는 한 편의 로또였다. 춤과 함께 사업에 관한 에피소드를 풀어낸 그녀는 방송 이후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말로 다하지 않아도 그녀의 브랜드 이미지는 엄청 상승했을 것으로 보인다. 배가 아픈 것 보다 눈이 아팠다. 라디오스타의 철저하고 계획적인 자리배치가 객관성을 잃었나하는 점이었다. 춤이라면 이골이 난 민우와 가인이 아닌 그녀의 단독무대를 만들어줬다는 게 라디오스타다워 보이지 못했다. 만약 윤형빈의 출연마저 없었다면 홍진경의 도전과 성공이라는 키워드마더 완성시킬 수 없었을 불편함이 아니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다.


A급 게스트들로 가득하지 못해 기대치가 낮은 특집 때마다 라디오스타는 MC들의 디스와 썰로 시청률을 커버했다. 임팩트가 약할 때 마다 살려보겠다고 아둥바둥했던 MC들의 역할이 아쉬웠다. 유세윤의 한 방이 무척이나 그리웠던 이번 회였다. 훈훈함은 있었지만 훈훈함을 독보적으로 포장해주지 못한 디스난전이 무척이나 그리웠다. 기대했던 김구라가 맥락이 없는 것인지, 윤형빈이 센스가 없는 것인지, 독한 왕복토크마저 이 날 단발성에 그치고 말았다. 단추구멍이란 특집 타이틀을 써놓았지만, 게스트들은 자기 쥐구멍마저 찾기 바빴던 결과다.




수요일의 쌍피 '라디오스타의 파투'


마치 애초에 할당된 방송분량 안에서 싸우는 듯 뉘앙스였다. 김구라와 규현은 평소 공격성의 반도 꺼내지 못했고, 윤종신은 깐족을 버리고 끄덕거림을 택하고 있었다. 홍진경에겐 로또, 라디오스타에겐 평소의 기대치를 제대로 말아먹은 파토의 특집이었다. 단추구멍 특집이라는 이름을 붙였으면 적어도 눈에대한 에피소드 한 두개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뭔가 남기려고 시청하는 라디오스타도 아니지만, 이 날 방송 후 기억에 남는 건 홈쇼핑과 홍진경의 24시간 밖에 없었다. 


평소보다 파워가 떨어져 보였던 MC들의 활약, 기대치를 낮춘 자리배치, 홍진경 특집을 연상케하는 방송분량의 편협함. 라디오스타답지 못한 아쉬움이었다. 홍진경은 로또를 맞았지만, 라디오스타에겐 너무 큰 리스크가 날아왔던 이번 회가 아닐까 생각해 보게 된다. 수요일엔 라디오스타를 위협할 프로그램이 그리 많지않다. 하지만 최근 케이블의 추세와 흐름에 쫓기지 않으려면 조금 더 긴장해야 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기대치로 봤을 때 이 번 라디오스타는 기대 이하의 파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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