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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Variety

무한도전, 소통이 가져온 최후의 히든카드

by 라이터스하이 2014. 2. 24.


베일에 가려져있던 자메이카 레게먼스의 그림자가 걷혔다. 장난처럼 받아들여 기대감이 높지 않아던 무한도전의 자메이카행. 제작진이 멤버들에게 건낸 공식 초청장에 또 한번 큰 그림을 그릴 수 있게 된 무한도전. 역시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무한도전답게 하는 길 역시 파란만장했다. 꼬불꼬불한 해안도로를 아찔하게 달리기도 하고, SNS로 새벽잠 설쳐가며 메세지를 우사인볼트에게 전해주기도 했는데.


카메라 감독들이 퇴근한 관계로 핸드폰 촬영을 했던 광경은 우습기보다 절실해 보이기까지했다. 그것도 장수버라이어티로써의 힘이라면 힘이 아닐까 생각하게끔 만들었다. 그렇게 집착과 근성 사이를 왔다갔다하는 불멸의 야근정신 또한 무한도전의 매력이다. 그리고 자메이카 특집에서의 화룡정점이라면, 무한도전만의 히든카드라면? 단연 소통이라는 두글자다.




실시간 소통에서 오는 감동


소통으로 준느 감동의 시작은 밀라노특집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무한도전에서 보낸 프로필에 어떤 업체도 수락이 없었고, 결국 무한도전의 밀라노의 꿈을 접어야했다. 물론 대한민국의 버라이어티 '무한도전이라고 밝히고 난 뒤에 걸 수 있는 딜'이 최후의 카드로 남아있었지만, 도전의 의미가 퇴색된다며 그렇게는 할 수 없다고 한 멤버들과 제작진. 어떻게든 서울만 가면 된다는 멘탈은 무한도전에서 키우지 않는 존재인 듯 싶다. 그런 고집스런 마인드가 지금까지 장수할 수 있었던 비결이 아닐까 싶은데.


우사인볼트를 만나러 간다며 SNS로 실시간 메세지를 보낸 그들의 소통 역시 가감없는 무한도전이었다. 물론 우사인볼트도 무한도전의 트윗이 이슈화되어 리트윗이 번진다면 한국의 무한도전이란느 프로그램에서 자신을 만나러 온다는 것을 알게될 것이다. 이미 앙리와 김연아를 만났던 무한도전 입장에서, 그들의 경험과 관록이라면 이렇게 고생스러운 만남을 연출할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했다. 하지만 무한도전의 선택은 역시 정반대, 실시간으로 메세지를 보내가며 먼 길을 돌아갔다. 마치 반지원정대처럼.


우사인볼트와 SNS로 소통하며 한 걸음씩 가까워지는 기대와 긴장감은 더 속을 애타게 했다. 빠르게 감기버튼을 눌러 빨리 다음주로 가고싶은 마음이었다. 필자만 그랬던 것은 아닌것 같다. 김태호와 멤버들의 트윗에 트위터리안들이 빠르게 리트윗하기 시작했다. 김태호의 SNS가 기사화되면서 소통은 눈사람처럼 부풀어 올랐다. 말 그대로 One Love, 마음과 마음이 모여 리트윗되고 리트윗된다면 따뜻한 나라의 우사인볼트와의 만남도 더 이상은 꿈이 아닐 듯 하다. 무한도전이 이 번 기회에 SNS의 순기능을 제대로 알려주는 듯 하다.




고집스러운 '윈윈의 법칙'


도무지 가망없어 보였던 번지멤버 3명. 정준하, 박명수, 길. 보충수업이라도 받듯이 조교 유재석이 붙어 시즌2를 예고하며 동행했다. 마치 예능사관학교의 느낌으로 휴게소에 도착한 멤버들. 난관 끝에 일반인들과의 게임이 결국 시작됐다. 상대적으로 약한 멤버인 번지팀은 당장 뭐라도 해야했다. 그리고 욕심을 조금 더 부렸으면 극한상황의 연속, 조금이라도 강한 게임을 해야 양념이라도 제대로 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나름의 다급한 상황에서도 무한도전이 선택한 게임은 정도를 지켰고 매너를 보였다.


일반인들이 자신있는 게임을 고르게 하며 돌아가는 길을 두손 가득히 갈 수 있게했다. 일반인들은 물론 손해볼 것 없는 게임이었다. 만약 지더라도 작은간식 하나 사주고 TV출연 한 번이라면 손해볼 것 없는 딜이니까 말이다. 결과적이지만 엄청난 진지함으로 최선을 다한 일반인들의 투혼, 어느새 혼잣말을 '이게 뭐라고 긴장이 다되지?'라며 중얼거리고 있었다. 무한도전의 훈훈한 룰 덕분에 일반인들의 진지한 신(scene)들은 CG가 없어도 더욱 더 빛나고 있었다.




'Close to me' 무한도전


정도를 지키며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무한도전. 이런 제작 마인드는 시청자들을 더욱 더 빠져들게 만든다. 그리고 그들을 더 가깝게 느끼게 만드는 촉매역할을 한다. 서로 물고 헐뜯는 재미는 있지만 정은 가지않는 방송들과 다른 매력이 있다. 아주 조금씩 다가가면서도 그 과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그들의 레알리즘의 나비효과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그래서 휴방이라도 하는 날엔 실시간 검색어가 되고, SNS의 트윗 하나가 기사화되는 그들의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소통의 꽃이 되려는 무한도전의 끝, 그 마지막은 언제든 항상 긍정이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소통이 가져온 최후의 히든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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