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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Variety

진짜사나이 헨리, 위험했던 1생 2사의 법칙

by 라이터스하이 2014. 2. 17.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물갈이. 쌓인 눈만큼이나 베일에 가려졌던 3명이 합류했다. 박건형, 케이윌, 그리고 헨리. 샘 헤밍턴 이후에 제대로 된 캐릭터가 없다는 포스팅 < 2014/02/06 - [버라이어티] - 진짜사나이, 결국 샘만 살아남은 딜레마의 늪 >을 최근에 했었기에 주의깊게 지켜봤다. 멤버 교체는 이미 기사화되어 알고 있었지만, 헨리의 합류는 제작진 나름의 승부수로 보였다. 헨리는 첫 방송 이후 실시간 검색어 1위를 먹었다. 분대장을 먹었지만, 곧 헨리 덕분에 욕도 먹은 케이윌과 비교했을 때 훨씬 남는 장사였다. 결과적으로 진짜사나이 제작진이 만든 샘 이병 구하기 시즌 2, 그 전략적인 승리로 보일 수 밖에 없었다.


첫 회 터져버린 진짜사나이 헨리의 포텐, 최근 힘들던 진짜사나이에겐 한 시름 돌릴 수 있겠다. 하지만 당장은 달달한 열매일지라도, 걱정이 앞서는 것도 어쩔 수 없다. 위험해 보였다. "너무 예능으로 갔다"는 댓글 하나로 진짜 사나이의 빨간불이 설명되고 남았다. 멤버 교체 후 첫 방송된 진짜사나이. 헨리의 천진난만 순수 캐릭터는 날았다. 하지만 자업자득이라 했다. 헨리 하나로 진짜사나이는 많은 것을 잃었다. 암세포를 없애려고 멀쩡한 장기들을 파내는 모양새였다.




주입식 구멍캐릭터 헨리의 탄생


샘과 마찬가지로 진짜사나이 헨리 역시 아무것도 몰랐다. 하지만 샘은 한국생활을 나름대로 오래했기 때문에 눈치와 기지로 이겨냈다. 반면 진짜사나이 헨리는뼛속까지 외국문화가 박혀있는 모습이었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SM의 슈퍼주니어 형들은 '적응의 기술'이 아닌 '놀림의 쾌락'을 즐기고 있었다. 예능이라지만 리얼입대란 간판을 걸고 있는 진짜사나이. 이 외국 연예인에게 사전지식은 고사하고 PX에서 총을 사야 된다며 놀리는 장면들을 빼놓지 않고 담기에 바빴던 느낌이다.




진짜사나이, 위험했던 1생 2사의 법칙


되돌아가 샘의 지난 날을 떠올려보자. 샘은 관등성명부터 난관에 봉착했고, 같은 어리버리지만 외국인 버전의 독특함과 새로움으로 재미를 더했다. 하지만 군대는 군대고. 예능이지만 리얼이란 간판을 달고있는 진짜사나이었다. 김수로와 선배 연예인들은 그런 샘에게 군기를 강조하며 진지한 분위기를 잃지 않으려 애썼다. 헨리, 박건형, 케이윌 3명의 멤버들의 시즌 초반은 그때의 군기와 비교했을 때 그 중압감과 압박감은 상대적으로 많이 떨어져 있다. 




모두가 긴장하는 엄숙한 분위기가 아닌, '한놈만 따라다니는 괴롭히기'란 이름에 더 가까워 보였다. 제작진은 많은 분량을 헨리에게 묻어갔다. 자연스럽게 케이윌과 박건형은 묻혀갔다. 사전지식 없는 이 야생캐릭터는 당연히 어리버리 댈 수 밖에 없었고, 나머지 멤버는 그 뒤치다꺼리를 해야했다. 샘으로 재미를 본 진짜사나이 제작진, 그들 스스로가 만들어 낸 아류로 인해 1생 2사의 법칙은 성립됐다.




헨리, 그 이상의 구멍은 위험하다


슈퍼스타 K에 출연했던 강용석이 이런 말을 했던 적이 있다. "슈스케 섭외를 받았을 때 담당자가 그러더라. 지금까지 슈스케를 만들면서 한번도 자기들의 의도에서 벗어나 본 적이 없다고. 원하는 방향과 컨셉, 캐릭터 그대로 다 흘러갔었다고." 모르긴 몰라도 지금의 예능 버라이어티가 거의 다 이런 시스템이 아닐까? 철저한 캐릭터 구상과 조합, 공감대와 자극을 동시에 줄 수 있는 소재까지. 이미 철저한 준비를 하고 슛을 들어가는 이상 작은 디테일에서 승패가 갈린다고 해도 될 것 같다. 


조교나 사병에게까지 별명도 붙이고, 나름의 이미지를 만들려 애쓰는 진짜사나이. 헨리로 다시 일어서려는 모습이지만, 초심은 조금씩 잃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진짜사나이는 헨리의 날개짓으로 땅에 떨어진 군기를 전담마크 조교로 만회해보려 하지만, 그 역시 새로 산 하이힐처럼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게 문제다. 진짜사나이 헨리는 분명 매력적인 캐릭터다. 그렇기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헨리라는 '다이너마이트'로 다른 멤버들이 얼마나 '다이어트'를 해야할지 생각해봐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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