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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Cinema

역린 vs 표적, 진정한 승자는 과연 누굴까?

by 라이터스하이 2014. 4. 30.


역린과 표적이 나란히 예매율 1,2위를 달리고 있다. 역린은 현빈과 한지민을 전방에 내세웠고, 표적은 신스틸러의 옷을 벗은 류승룡, 그가 웃옷을 벗은 영화다. 두 영화는 주말 강남의 CGV 상영스케쥴만 봐도 알 수 있는 라이벌이다. 적게는 1주, 길게는 2주의 기간동안 피터지는 싸움이 예상된다. 네이버에서는 단연 역린의 예매율이 엄청나게 압도하고 있지만, 미디어에 강점을 두고 있는 다음의 결과는 예측과 다르다. 역린보다 앞선 표적이다. 평점은 표적이 1점 정도가 앞선 반면 예매율은 2배 이상 차이가 나는 두 영화. 과연 진정한 승자는 누구일까?




영화는 감성에 따라, 또는 성향에 따라 달라진다지만, 역린은 꽤 혹평을 받고있다. 전문가들의 평가부터 영화블로거들에 이르기까지. 반면 기대하지 않았던 곳에서 표적의 포텐이 터지고 있다는 평가가 엇갈리고 있다. 사실 표적이 애초에 역린을 이기기는 어려웠다. 여기서 누가 이겼냐 하는 것은 관객수와 흥행이라는 점이다. 역린은 배급사인 롯데의 특급작전(개봉관 독점과 마케팅)에 의해 숫적 우위를 가져갈 수 있었다. 자의반 타의반이 되버린 롯데의 독점이 만들어낸 또 하나의 작품, 흥행작이란 수식어로 회자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런 조금은 암울한 작금의 극장가에서 표적은 긍정적인 의미를 준다. 아직까지는 조연이라는 이미지가 강한 류승룡. 그의 본격주연 신호탄이기도 한 이 작품이 역린보다 더 재밌다는 평가를 많이 받으며, 영화 자체로 평가받고 있다는 점이다. 극장에서 보여주는대로 볼 수 밖에 없는(그래서 필자는 차라리 DVD방을 가겠다고 노래를 부른다) 극장에서 이제 관객들이 하나 둘씩 영화를 영화 자체로 평가하고 있다는 점은 단연 고무적이다. 물론 그렇다고 독점과 의도적인 흥행작들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우리는 오래 전 7광구 사태를 이미 겪었다. 엄청난 마케팅으로 관객을 불러들였던 7광구는 엄청난 손가락질을 받으며 관객들의 불만을 샀다. 이제는 다르다. 고인이된 노무현 대통령의 말을 빌려 '이제 국민들이 용서하지 않는다'는 뉘앙스를 보여주고 있다. 그 인증샷이 바로 표적의 선전이 아닐까 생각된다. 작품성에선 표적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 게 대중의 시선이다. 역린이야 작품성과 별개로 점유율을 높히고 있지만, 영화는 영화 자체만으로 평가 받아야 된다는 의미에서 표적이 이겼다고 봐도 되는 지금이다.




누가 이겼나 졌나 하는것이 영화에서 무슨 의미가 있겠냐만은, 상대적 약자의 입장에서 출발한 표적의 승리라면 조금은 이야기가 달라지지 않을까? 피의 중간고사를 만든 창감독, 역린으로 흥행은 했지만 욕은 먹고있는 이재규 감독. 두 사람의 명암은 엇갈릴 확률이 높아졌다. 심형래로 시작된 마케팅의 후유증에 익숙해진 대중들이 이제는 속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토요일이라, 날씨 좋은 주말이라 영화를 보려고 CGV를 클릭했는데, 역린과 표적. 두 영화밖에 없던 모습에서 당황스럽지 않을 수 없었다. 언제쯤 독립영화 한편을 보고싶을 때 볼 수 있는 그런 날이 올까? 대형 기업들이 영화 제작과 배급을 동시에 하는 것, 필자에겐 세월호의 구조와 인양을 동시에 하는 작태와도 다를 바 없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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