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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Variety

쇼미더머니3, 디스문화도 상품화한 폭군 힙통령

by 라이터스하이 2014. 7. 25.



악마의 편집도 이젠 쓴웃음으로 받아들이는 그들. 쇼미더머니와 CJ의 그늘 아래서 울고 웃는 스웨거들. 그 모든 것들을 참아내면서도 최고의 래퍼가 되고싶은 그들의 열정이 쇼미더머니의 힘이다. 한국의 모든 오디션 프로그램이 전반적인 상업성을 띄고 있다. 그 중에서는 처음부터 상업성과 스타성을 보는 오디션이 있고, 처음과 달리 상업성으로 돌변했다며 욕 먹는 성향의 프로그램도 있었다. 쇼미더머니는 후자에 가깝다. 아니, 그걸 뛰어 넘는다. 시즌1과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아마추어리즘은 벗어던져 버리고 프로들과 아마추어들이 동시에 싸우는 넌센스의 무대가 되버렸다.


그러다보니 불편한 부분들이 많다. 프로와 아마추어의 싸움에서 프로가 떨어진다. B.I가 그랬다. 이미 앨범을 내고 데뷔까지 한 그들은 가사를 까먹거나 얼버부리는 등의 아마추어같은 모습을 보여줬다. 과연 저것이 리얼일까? 주관적인 견해로는 소위 '구라'라고 말하고 싶다. 진실은 저 너머에 있겠지만, 무대위에서 가사를 까먹고 얼버부리는, 저것이 정말 리얼이라면 B.I는 정말 준비가 안된 아마추어란걸 스스로 입증한 셈이다. 프로로써의 프라이드가 있다면 알아서 짐을 쌌어야 했다.




힙합디스전과 쇼미더머니


이렇다보니 어디까지가 각본인가하는 이 수수께끼, 오히려 이상한 오기를 불러일으킨다. 그리고 이런 각본은 지난 힙합디스전의 역사까지 더 의심하게 만든다. 물론 이 역시 스윙스의 자발적인 것인지 아닌지는 알 수 없지만, 지금 쇼미더머니3의 설정과 기믹을 보면 이 역시 믿을 수 있는가 하는 의혹마저 생길 지경이다. 디스가 프로그램 내에서 또 다른 긴장감의 도구로 사용되고 있으니. 


얼마 전 산이는 일리네어를 디스하는 듯한 곡을 내놨다. 연결고리의 플로우를 곡에 넣으며 풍자하는 부분이 있었다. 필자는 일리네어를 대놓고 겨냥한걸로 밖에는 보이지 않았다. 물론 소속사에서는 아니라고 밝혔지만, 리스너들이라면, 가사를 조금이라도 끄적거려본 사람이라면, 산이가 겨냥한 것은 표절시비가 붙었던 연결고리의 주인공인 일리네어, 그들로 보였다. 쇼미더머니3의 방영일과 비슷한 타이밍에 산이의 디스곡은 타올랐다가 방영 이후에 사라져 버렸다.




디스문화도 상품화한 폭군 힙통령


쇼미더머니3가 각본을 짜던 말던 필자는 래퍼들의 열정, 그리고 가슴 속 깊은 곳에서 나오는 허슬과 플로우를 보고싶다. MSG가 듬뿍들어간 라면처럼 자극적인 이 프로그램을 아직도 포기하지 않고 보는 이유다. 힙합은 애초에 우리의 것이 아니었다. 그리고 힙합의 디스 문화역시 마찬가지다. 어떻게 받아들이는가가 중요하다. 다른 장르에 비해 힙합은 아직 갈길이 멀다. 무단 샘플링, 플로우까지 베끼며, 두세곡을 짜집기해서 몇 억의 음원수익을 챙기기도 한다. 그러다 걸렸다 싶으면 C코드가 니꺼냐를 꺼내들어 '장르의 유사성 쉴드'를 펼친다.


지산 락페스티벌은 초기와 달리 상업성이 너무 보인다며 욕을 먹었던 기억이 있다. 문화를 갖고 돈을 버는데 너무 급급했다는 반응들이 많았다. 돈되는 음악을 하겠다는 걸 욕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단, 디스전과 같은 '힙합에 있어서 하나의 문화'를 프로그램에 삽입해 가볍게 만들고, 웃고 즐기는 문화로 변질시키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물론 힙합은 자유로움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표절시비로 비난받는 가수들이 출연하는 이 프로그램에서라면 반대다. 악마의 편집으로 삿대질을 받는 엔터테인 프로그램에서 힙합문화의 방향성을 좌지우지할 자격은 결코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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