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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Variety

비정상회담, 외모지상주의는 자기혐오의 도화선

by 라이터스하이 2014. 9. 16.


10년 전, 모 잡지에서 일본 성형수술에 대한 기사를 접한 적이 있는데. 일본에서 성형수술이 사회적 문제가 된다는 기사. 신기하고 의아한 마음이었지만, 그 후 10년이 지난 지금은 내가 그 세상에 살고있다. 비정상회담의 주제에 올라올 만큼이나 취업면접을 위해서 성형을 하며, 성형을 신분세탁(?)의 도구로 생각하는 20-30대가 늘고 있다. 옵션에서 이젠 필수가 된 듯 하다. 필자만 해도 이렇게 느껴지는데 외국인들 혹은 외국에서 살다온 그들은 얼마나 더 심하게 느낄까? 외모지상주의라며 손가락질 해도 쉽게 반박하기는 쉽지않은 게 요즘이다.

컨트롤 C + 컨트롤 V, 파괴된 'O2'


친구들과 우스갯소리로 하는 말이 있는데. "강남에 다면 도장으로 찍은 듯한 얼굴들이 많다"는 말이다. 웃자고 한소리지만, 길다가 직접 스쳐 지나가는 '컨트롤 C+V'녀들을 보면 안타까울 때가 많다. 클론화되기 싫다면서 유행하는 아이템은 절대로 사지 않는다는 그들과 오버랩 되기도 한다. 문제는 '겉모습을 지나치게 생각하고 타인의 눈을 의식하는 문화'가 외모지상주의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일 것이다. 


비정상회담에서 알베르토가 말했듯, '꽤 많은 사람들이 꽤 작은 몇가지 스펙'을 갖고 점수 올리기 전쟁을 한다. 마치 여러명이서 하는 핀볼처럼, 1점이라도 더 따내려고, 내 옆의 경쟁자를 이기려고 한다. 나와 싸워 정체성을 찾아야 할 나이에 남과 싸워 나에게 정말 필요한지 아닌지조차 모르는 것을 따내려고만 한다. 이런 사회적 뉘앙스는 생각보다 격하다. 이런 사회적 현상은 2가지 '오'를 파괴했다.바로 '오'리엔탈리즘(본문에서는 서양의 동양에 대한 인식으로 표현됨)과 또 다른 한가지, '오'리지날리티다.  

타인의 눈으로 나를 조각하다


면접의 서류 전쟁에서 보편적 공통어가 토익이라면 임원면접에서 대표적 스펙쌓기로 성형을 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들은, 혹은 그녀들은 누구를 위해 성형을 하는 것일까? 성형을 두고 혹자들은 유전자를 인정하지 않는 비윤리적인 행위라고도 한다. 외모지상주의가 깔린 사회적 분위기, 비주얼 품격화를 어필하고 조장하는 일부 미디어 역시 문제지만, 그럴 때일수록 개인의 필터링은 강해져야 한다. 


나를 위한 성형인가, 아니면 남의 시선을 위한 성형인가에 대한 경계를 분명히 경각해야 한다. 성형의 태생적 목적은 의료용이었고, 미용화되면서 개인의 선택이 되어 우리앞에 놓였다. 중국에서는 성형관광을 오기도 하며, 주말동안 수술을 하고 조용히 월요일에 출근하는 사람들도 있다. 시대는 변했다. 성형의 주류라할 수 있는 20-30대는 이제 당당하게 성형을 했다고 밝힌다.

필자는 리뷰를 쓰는 입장에서, 그리고 매일 강남역 11번 출구로 올라가며 성형인(?)들과 마주하는 사람으로써, 성형을 좋아하지도 싫어하지도 않는다. 해서 행복하다면? 그걸로 좋다고 생각한다. 다만, 한다지는 확실히 해야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뼛속까지 내려가 내 자신과 마주했을 때, 그것이 내 스스로의 만족을 위한 성형인가, 아니면 타인의 눈을 위한 성형인가를 명확하게 해야 한다고. 타인의 눈으로, 타인의 눈 때문에 나를 조각하기 시작하는 것이야말로 자기혐오의 도화선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타인을 위한 성형의 비정상회담은 위험하다. 내 만족을 위한 자아협상이 훨씬 긍정적이다. 이런 생각할 여지를 남기는 주제를 방송에서 얼마만에 보는 것인지 모르겠다. 비정상회담이 초심을 잃지않고 지금처럼 주제의식을 갖기를 바란다.

자신이 젊고 예쁘다고 생각하는 한 여자가 어떤 인터넷 포럼에 글을 올렸다. 


제목 : "부자랑 결혼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 전 올해로 25살이고, 예쁘며 스타일도 좋습니다. 전 연봉이 50만 달려(약5.5억원)가 넘는 남자와 결혼하고 싶습니다. 제가 욕심이 많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뉴욕에선 연봉 100만 달러가 (11억 원) 고작 중산층입니다. 그렇게 따지면 제 목표는 그렇게 높은 게 아니죠. 이 글을 읽으시는 분 중에 연봉 50만 불 넘는 분 없나요? 결혼은 하셨구요? 제 질문은 간단합니다. 님처럼 돈 많은 남자랑 만나려면 어떻게 해야하나요? 제가 만나본 남자 중에 제일 부자는 연봉 25만 달러였습니다. 뉴욕에서 괜찮은 아파트만 구해도 연봉 25만 달러는 터무니 없이 부족하죠. 


그래서 겸손한 자세로 여러분께 물어보겠습니다.


1. 부자 총각들은 어디로 주로 놀러다니나요? (레스토랑, 헬스장, 술집 등등. 주소도 알려주세요.)

2. 연령대는 몇 살을 타겟해야 하나요?

3. 왜 대부분 부자 부인들은 평범하게 생겼나요? 부자 부인들 몇 번 만나봤는데 대부분 평범하게 생겼더라구요.

4. 그리고 제일 중요한 게, 결혼하려는 여자가 꼭 가져야 하는 캐릭터는 뭔가요? 연애만 하고 싶은 스타일의 여자는 어떤 여자인가요?


감사합니다. 


-예쁜 아가씨 올림 -


이 글에 투자와 금융으로 세계적으로 유명한 JP Morgan사의 CEO가 직접 답변을 달았다.



제목 : 이쁜 아가씨님께

- 귀하께서 쓰신 글 매우 흥미롭게 잘 읽었습니다. 이쁜 아가씨님과 비슷한 궁금증을 갖고 곗니 여성분들이 많은 것 같아 투자자로서 직접 답변을 달아드리겠습니다. 제 연봉은 50만 달러가 넘으니 이쁜 아가씨님 시간을 낭비한다고는 생각하지 말아주셨으면 합니다. 사업가의 입장으로 보면 이쁜 아가씨님과 결혼하는 것은 매우 좋지 못한 결정입니다. 이유는 매우 간단하죠.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자세한 디테일은 제껴두고, 당신이 하려는 것은 "아름다움"과 "돈"을 거래하려는 것입니다. 사람 A는 아름다움을 갖고 있고, 다른 사람 B는 돈으로 아름다움을 사는 것이죠. 매우 간단하죠? 하지만 이 거래에는 치명적인 문제가 있는데요. 바로 당신의 이 아름다움이 유지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그리고 제 돈은 특별한 일이 없는 한 유지가 되며, 심지어 제 연봉은 시간이 지날 수록 늘어날 확률도 적지 않죠. 하지만 당신은 시간이 지난다고 더 예뻐지는 일은 없을 겁니다.


경제적으로 보면 전 점점 발전하는 재산이며, 당신은 점점 퇴보하는 재산입니다. 또한 보통 재산처럼 퇴보하는 것도 아니죠. 일정 시기가 지나면 급격한 속도로 퇴보하게 되는 재산입니다. 만약 아름다움이 당신의 유일한 재산이라면, 10년 뒤에 당신의 값어치는 지금보다 훨씬 떨어질 것입니다. 


저희 월스트리트에서 사용하는 전문용어로 당신과 교제하는 것을 "트레이딩 포지션"이라고 부릅니다. 


값어치가 떨어지면 저희는 재산을 팔려고 하죠. 오랫동안 놔둔다고 값어치가 오르지는 않으니까요. 당신이 원하는 결혼도 마찬가지입니다. 조금 기분 나쁘게 들리실 수 있지만, 당신과 결혼한 사람은 당신의 값어치가 떨어지는 것이 보이면 당신의 값어치가 더 떨어지기 전에 당신을 팔거나 돈을 받고 "빌려주려고" 할 것입니다. 연봉 50만 달러가 넘는 사람은 바보가 아닙니다. 당신과 데이트할 수는 있겠죠. 하지만 당신과 결혼하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니까 부디 부자와 결혼하는 생각은 접으셨으면 합니다. 아, 그리고 직접 연봉 50만 달러를 버는 게 50만 달러를 버는 호구를 구하는 것보다 더 쉬울 겁니다. 도움이 되었으면 하네요.


- JP Morgan CEO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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