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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2014 · Kansai

재앙 리콜러 2마리의 간사이 여행기 #2 - 도톤보리의 밤

by 라이터스하이 2022. 3. 11.

 

4박 5일 동안 제 다리에게 좀 미안했는데요. 눈과 귀의 즐거움을 위해 다리를 버린 여행이었습니다.  

 

 

 

오사카에 도착한 시간은 거의 6시. 내렸을 때 생각만큼 버라이어티하지는 않았습니다. 홍콩의 쏟아지는 야경을 기대한 건 아닌데, 흔한 대도시 느낌이랄까요? 건물들은 한국보다 조금 더 낮은 느낌입니다.

경차들이 돌아다니고 있고, 습기는 여전합니다. 하지만.. 이런 생각들도 10분 정도 후에 완전히 사라졌습니다. 이제 일본이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퇴근한 자전거, 아기자기한 간판, 유람선까지. 드디어 광광지에 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친구는 저 앞에 걸어가고 , 저는 셔터를 쉬지 않고 누릅니다.

 

 

 

깨알같이 써진 간판의 글자들을 시작으로 깔끔한 거리가 나왔는데요. 곧 도톤보리가 나옵니다. 관광객들과 현지인들이 반반 섞인 듯..

'여기 사람들 좀 이상한데..? 이렇게 더운데 웃고 있다고?'. 정신이 나갔거나, 아니면 더위를 몸에 패치해 버렸거나 둘중 하나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본인들의 특징 중 하나가 무리하지 않는 것이라고 합니다. 길거리의 미니멀한 인테리어나 장식들에서 그런 성향이 묻어나오는 것 같다고 생각했습니다.

 

 

 

8시가 넘어서야 겨우 체크인, 역시 비행기는 아침에 타야하나 봅니다. 1박을 도둑맞은 느낌이랄까요.

이 호텔은 도톤보리에서 걸으면 10분에서 15분 정도가 걸립니다. 나가호리바시 역 앞에 있는 호텔인데요. 오사카 아크 호텔입니다. 직원분들 친절한 비지니스 호텔입니다. 

단점은 도톤보리에서 거리가 있다는 것, 장점은 바로 앞에 2부클럽인 G2클럽이 바로 코앞에 있다는 점입니다. 

 

 

 

오사카에 많은 것 3가지 : 자판기

짐 풀고 쉬고 싶어도 쉴 수가 없습니다. 사진 하나라도 더 담고 싶었기 때문이죠. 

일본에는 빠칭코가 많습니다. 그리고 그보다 훨씬 많은 것이 자판기입니다. 자판기라도 없었다면 이번 여행이 두배로 힘들었을 것 같은데요. 잔돈처리 할 때도 좋습니다. 자판기마다 종류가 모두 달라서 고르는 재미도 있습니다.

 

 

 

오사카에 많은 것 3가지 : 자전거

한국에 없는 문화라서 더 신기해 보입니다. 마트 갈 때도 자전거를 타고, 출퇴근 할때도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은데요. 2014년에는 일본 전역에 7천백만 대의 자전거가 있었다고 합니다. 교통비나 건강을 위해서 탄다는 사람이 많은데, 역사적으로 이유가 없을까? 궁금해지기도 합니다. 복장이나 눈치 안보고 모두들 타고다니는 자전가 문화, 좀 부럽기도 했습니다.

 

 

 

오사카에 많은 것 3가지 : 맛집

쿠이다오레. '먹는 데 돈을 쓴다', 혹은 '먹다가 망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고 합니다. 그만큼 오사카 사람들은 식욕과 음식사랑이 넘친다고 하는데요.

타코야끼와 오코노미야끼의 원조가 오사카라는 건 다들 아실 겁니다. 이 때부터 저도 음식의 역사와 배경에 호기심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왜 먹는지, 왜 먹을 수 밖에 없었는지, 이런 질문들인데요. 음식과 조리방법에도 그 나라 사람들의 문화와 성향이 조금씩 느껴진다고 생각한 것 같습니다.

여러가지 먹고싶기도 한데, 오사카 사람들이 먹다가 죽는다면 한국 관광객들은 걷다가 죽으니까요. 그리고 소심한 편이라 아무데나 들어가기가 좀 무섭습니다. 20분 정도 돌다가 괜찮아 보이는 돈부리집에 들어갔고, 텐동을 먹었습니다. 이때 먹었던 텐동이 지금은 제일 좋아하는 메뉴가 되었습니다.

 

 

 

'휴.. 이제 좀 살 것 같습니다.'

무거운 가방, 카메라를 메고 걸었더니 힘들었는데, 밥 먹고 조금 풀립니다.

이미 늦었기에 다시 서둘러 걷습니다. 난파의 메카라는 도톤보리입니다. 와보니 난파의 메카가 아니라 호객의 메카같습니다. bar, 메이드카페, 클럽 등등의 호객꾼들이 있습니다. 

외국인에게는 말을 잘 안건다고 알고있는데, 꼭 그런건 아닌가 봅니다. 한 여자분이 저에게 일본어로 말을 걸었습니다. 일본어와 영어를 섞어서 외국인이고 일본말을 못한다고 대답하니, 돌아오는 대답이 귀엽습니다. 자기도 한국어 못한답니다. 주어가 없어서 해석이 안됩니다. 웃고 지나칩니다.

 

 

 

이 날이 도톤보리의 생일이었는지, 건더기가 좀 많이 떠있습니다. 

 

 

 

백화점을 압축해 놓은 것 같은 돈키호테입니다. 생필품, 식품, 명품관까지 있습니다. 저는 여기 BGM을 좋아합니다. 어떤 한국분이 지나가면서 이렇게 말합니다. 

"백화점에도 있는데 뭘.."

맞는 말입니다. 한국에서 살 수 없는 것만 사도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안 찍고 싶었지만, 막상 가면 안찍을 수 없는 사진. 지금은 다른 그림으로 바뀐걸로 알고 있는 구리코입니다. 

 

 

 

클러버들에게는 성수기 비수기가 없다고 하지만, 성수기의 오사카 클럽은 줄서서 기다려야 합니다. 1부클럽과 2부 클럽으로 나뉘는 일본 클럽. 그 중에서 지라프라는 1부 클럽입니다. 최근에는 지라프보다 그 옆의 G3가 대세입니다. 한국 사람들이 많이 가는 곳으로, 한류클럽이라고 볼 수도 있습니다. 여행 초보시절이라 허세가 가득했기 때문에, 한국인이 많은 곳은 패스하기로 합니다. 

 

 

 

 

동네에서 뽑기 좀 한다는 친구, 일본 뽑기기계를 보니 환장합니다. 들리는 소문에는 집안 살림살이 절반이 뽑기라는 이야기도... (믿거나 말거나)

그런 친구가 오사카 뽑기 기계에 흥미를 느끼지 못합니다. 여기는 귀엽고 감성적인 아이템들 뿐이었거든요. 하긴, 경상도 상남자가 마리오를 달랑거리며 들고 다니는 게 웃기긴 합니다. 

 

 

 

한국에 아기상어가 있다면 일본에는 루피가 있죠. 듣기만 들었지, 이 정도로 인기인줄은 몰랐습니다. 캐릭터 상품 샵에는 거의 원피스가 들어가 있었습니다. 

 

 

 

10시쯤 되니 슬슬 사람들도 빠집니다. 적당히 놀고 들어가는 사람들과, 이제 작당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오버랩되면서 거리가 조용해 집니다.

 

 

 

돌아가는 길에 또 다른 매력을 찾았습니다. 미니멀한 골목 가게들이 많습니다. 사진을 좋아한다면 건너뛰면 안 될것 같았습니다. 오사카, 교토, 고베 모두 골목 매력이 다른데요. 오사카는 전통과 트렌드를 적절히 섞은 곳이 많았습니다.

 

 

 

오른쪽 술이 제가 고른 호로요이입니다. 술을 입에 안대지만 이 날은 잠이 오지 않아 마시기로 합니다. 내일 교토여행을 위해 일찍 자기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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