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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Star & Issue

홍진호 은퇴, 2위로 떠난 콩라인의 대부

by 라이터스하이 2011. 6. 16.
출처: 홍진호 팬까페 '진호동'

단연한 시대를 풍미했던 프로게이머 홍진호(30. KT 롤스터)선수가 또 다른 도전을 예고하며 게임계를 떠난다고 합니다. 그는 6월 15일 22시 57분 자신의 팬카페인 '진호동'의 팬들에게 게이머로서의 마지막 인사를 건네며 돌연 은퇴를 선언 했습니다. 저로써도 부담스러운 알림이네요.

임요환과 수차례 난전을 펼치며 생겨난 '임진록'은 스타크래프트 팬들 사이에서 아직도 회자되고 있습니다. 휘몰아치는 그의 스타일과 가난한 경기 운영으로 폭풍 저그, 가난한 저그 등의 별명도 얻게되고, 아직도 활동하고 있는 골수팬들도 생기면서 사랑도 받게 됩니다.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의 본격적인 부흥을 알린 주역이라고 해도 무방할 홍진호 선수의 은퇴는 다소 예상하고 있던 팬들마저 충격을 금치 못하는 반응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1999년 데뷔 - 2002년 KTF 이적 - 2009년 공군 에이스 입대 - 2010년 KT 롤스터 복귀

홍진호는 그간 승패를 떠나 많은 명경기를 배출했는데, 그 시작을 알린 대표적인 경기가 바로 '임진록'일 것입니다. 이 두명의 경기는 당시에도 엄청난 관심을 불러 일으켰습니다. 

하지만 홍진호 선수는 2001년 스타리그와 KPGA 투어 1차 결승에서 두 번 모두 임요환에게 패하며 2인자의 이미지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 후 2004년 스타리그 4강전에서 재회하지만, 이날 경기는 임요환의 팬들마저 당황케 하며 30분 만에 3:0으로 패배해 버리죠. 이후 내리막을 걷다 입대를 하며 더 이상의 임진록은 볼 수 없을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네 번의 대결이 더 있었고 최초이자 최후의 프로리그 '임진록'은 홍진호가 승리하며 테란전 222승을 기록해 2인자의 이미지는 더욱 굳어지게 됩니다. 이후 '콩라인'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며 콩라인의 대부, 수장이라 불리며 결코 웃지만은 못할 닉네임으로 불리기도 했습니다.

콩라인: 홍진호처럼 수준급의 실력에도 준우승에 머무르는 선수들을 홍진호의 '콩'에 빗대어 '콩라인'이라 칭한다.






2009년 6월 20일 신한은행 프로리그 08-09 5라운드 SK텔레콤과 공군에이스의 3경기. 2:0으로 지고 있던 상황에 홍진호는 단장의 능선에서 당시 KeSPA 랭킹 2위 김택용을 꺾으며 관중과 해설자 모두를 광분의 도가니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이 날 경기 시작 전부터 그의 닉네임처럼 폭풍을 동반한 비가 왔고, 2세트 차이로 몰려 있던 상황에 랭킹 2위 김택용을 이기며 시청률도 2.2%가 나옵니다.



 




황정민 주연의 영화 <그림자 살인>의 극 중 주인공 이름이 홍진호라는 이유 하나만으로 포털 영화 컨텐츠 페이지에 영화 평점란은 팬들에 의해 2점, 3점, 5점, 6점으로 도배되는데

점수의 의미는 2점은 준우승, 3점은 라이벌 임요환에게 당한 3연벙, 5점은 준우승 숫자, 6점은 서지수에게 패배할 당시 영향을 받았던 '육회'를 의미합니다. 결국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배우 황정민씨는 팬들에게 참아달라는 부탁까지 하며 홍진호 선수의 팬들을 시사회에 초대합니다.



 




-2남 중 둘째로 태어남

-2002222일 KT 배 스타리그 왕중왕전에서 우승
-2005년 스니커즈 올스타리그 우승으로 상금 2200만 원 획득
-긴 시간 동안 역대 온게임넷 개인리그 다승 2위(현재 3위)
-역대 온게임넷 스타리그 다승 공동 2
-공군 소속 당시 휴가 복귀를 위해 열차를 예매했는데, 222호 차 22번 좌석이 예매됨
-스타크래프트 은퇴 직후 인기검색어가 '개기월식'에 막혀 검색어로 2위에 오름

홍진호는 항상 1등에 가려져 빛을 보지 못하는 대부분의 선수와 달리 승패와 상관없이 자신의 색깔을 여지없이 보여주며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흥분을 불러일으키는 인기있는 선수임에 틀림없었고 모두가 그의 은퇴를 아쉬워 하는 이유도 그런 부분이 클것입니다.


최근의 스타크래프트 리그 경기는 상당한 발전을 해오며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라고 말할 수 있지만 예전과 비교하면 밸런스나 환경적인 부분이 향상된 반면, 홍진호 같은 짙은 색을 보유하고 있는 선수들은 보기 쉽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의 골수팬이 많은 이유도 아마 여기에 있을 것입니다.

매번 2위를 하더라도 그의 곁을 떠나지 않았고, 735일 동안이나 경기에 나오지 못하더라도 믿고 기다려 준 팬들의 간절한 마음이 있었기에 지금 홍진호의 은퇴가 오히려 1위가 아닌 '홍진호스러운 2위'에 올라가 있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그가 떠난다는 것이 놀라운 것 보다 팬들에게 준 것이 너무 많은 선수이기에 그의 빈자리가 클 것 같습니다. 오랜 시간많은 웃음과 드라마를 선사한 홍진호 선수가 게임계를 떠난 어딘가에서는 1위가 되어있기를 바래 봅니다. 황신의 가호가 함께하길... 


황신을 그리며 이 글도 추천수 222 가 되면 바로 비공개로 전환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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