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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Star & Issue

지하철 할머니폭행, 아날로그와 디지털의 갈등

by 라이터스하이 2011. 6. 27.

자기 자식 아무리 귀하다 한들 자식의 피부에 접촉을 했다고 기생충이라도 감연된양 할머니에게 온갖 욕설과 손에 쥐고있던 페트병으로 폭력까지 행사한 아이 엄마의 기사와 동영상이 인터넷에 확산되고 있습니다. 26일 뉴스에 나온 이 영상에서 아이 엄마라는 사람은 아이를 만진 할머니에게 "남의 새끼한테 손대는거 싫다고 하면 알았어요, 하고 끝내면 된다고." 라며 분노섞인 반말을 합니다.

그 후 마시던 1.5리터 짜리 페트병으로 할머니의 얼굴을 내리치며 "입 다물어라, 경찰 불러라"며 강도라도 당한듯 한 반응을 보입니다. 옆에서 보던 할머니가 말리려 들었지만 역시 페트병을 내려치며 모기라도 쫓듯이 휘둘러 댑니다. 승객들의 신고로 역무원이 겨우 진압하며 아이 엄마라는 사람을 하차시키고 나서야 상황이 마무리 됩니다. 한편 할머니에게 경찰을 불러드릴수도 있다고 했지만, 할머니는 "괜찮다" 말했다고 합니다.

세상이 참 삭막해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론 아이를 만진 할머니도 요즘 세상에서는 조심해야 되는 것은 맞습니다. 분명 아이에게 손대는 것을 싫어하는 아이 엄마들도 많습니다. 자신은 귀엽다고 생각해도 상대방의 입장도 생각해 주어야 되는 것이지요. 그러나 자신의 애기를 귀엽다고 쓰다듬은 것에 대해서 반말과 욕설,폭력에 이어 경찰까지 동원해 가며 소스라치는 모습은 좀 아니다 싶기도 합니다. 


 
 

 아이 엄마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최근 아동에 대한 범죄도 늘고있고, 보고 듣는 것이 많을수록 경계하게 되는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합니다만 저렇게까지 과잉보호를 할 거라면 자동차에 붙이는 '초보운전' 처럼 건드리지 마세요라고 적어두면 만지지 않을텐데요.

영상을 보거나 소식을 접한 아이 엄마들도 "불쾌한 것은 사실이다. 아이 생각해서 소독 등에도 민감하게 신경쓰지만 뭐 먹다가 그 손으로 만진다거나 하는 경우도 있어서 기분이 좋지는 않다." 라면서도 "본인 어머니를 생각한다면 예의가 아닌것 같다"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물론 뭐를 만졌을지 모르는 손이기에 조심스러워 해야하는 아이 엄마의 입장도 이해가 가지 않는것은 아닙니다. 아이 엄마가 항상 아이에게 눈을 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구요.

하지만 아이가 당장 죽기라도 할 것처럼 범죄자로 몰아가며 사람 이하의 취급을 받는 할머니의 심정은 어떨까요? 내손자 같아서 귀엽다고 한 번 쓰다듬었을 뿐인데 중죄라도 진 것 같은 느낌을 받았을 것입니다.



저는 어릴적 시골에서 자라 쓰다듬도 많이 받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그리고 밭에 나있는 산딸기 뱀딸기 등 먹는것 못먹는 것 다먹고 탈도 많이 났지만, 아직 안죽고 잘 살아 있습니다.

건장하지는 않지만 누구보다 건강한 몸을 갖고있구요. 살아가는 환경도 다르고 사람마다 체질이 다를수도, 면역력도 다를수도 있지만, 저런 아이 엄마의 과잉보호는 먼지 한줌도 안마시도록 키우겠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닌가 보여집니다. 


아이가 엄마에게 왜 가자고 했을까요? 아이의 눈은 정확합니다. 사람들이 아이 엄마를 좋지않게 보았기 때문에 아이도 그것을 느낀 것입니다. 자기 자식만큼 중요한 것이 아이 엄마에겐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내 아이는 아무도 못건드린다는 엄마의 욕심이 중요한지, 함께 사는 세상에서는 이런 마음도 존재한다는 것을 알려주는 것이 중요한지는 엄마의 선택이 되겠지요.
갈수록 디지털화 되어가는 세상에 사람도 뒤따라 디지털화 되어가고, 아날로그의 향수는 사라져 가는것이 안타깝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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