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 놀이! 젊음! 에너지! 하모니! '즐기자'는 메세지를 담고 시작한 무한도전 제3회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지나온 50일간의 음악 여행의 추억, 열정과 노력을 쏟아부은 무대였습니다. 모든 것을 보여준 가수들과 멤버들의 열정과 노력 덕분에, 자막이 지나간 후에도 박수대신 리플레이를 조심스럽게 눌렀던 무한도전 가요제였습니다. 탈락자가 없었어도 서바이벌 프로그램에 비해서 지루할 틈 없는 깨알같은 웃음과 퀄리티를 보여주며, 들썩거리는 무대로 제대로 사고를 쳐버렸습니다.
여러가지 볼거리가 너무 많았지만, 이번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로 받은 느낌은 "해탈한 무한도전이 시청자의 박탈된 기회를 되살렸다." 였습니다. "무슨 뜬금없는 소리냐"하면 이번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곳곳에, 속속들이 퍼져있는 메세지와 연출 방식은 기존 서바이벌 프로그램과는 오히려 역주행하는 모습을 보였죠.
또한 이번 가요제의 제작과정에서 무한도전의 제작진은 방향성을 제시했을 뿐, 큰 그림을 메꾼 것은 가수들과 멤버들의 일상과 인생이었습니다. 여행을 떠나 그 속에서 나오는 긍정적인 에피소드를 방송분량으로 사용했었죠. 그런 의미로 봤을때, 50일간의 여행과 추억의 결실에 등수를 매긴다는 것은 무한도전에 있어서는 의미있는 일은 아닙니다. 재밌게 한바탕 놀았을 뿐이니까요. 타인이 정해놓은 숫자에 한사람 한사람의 생각이 사라져가는 현실에 충분히 자극이 될만한 메세지였습니다.
반면 이슈되는 가수는 한 순간 그 프로그램의 얼굴이 되버립니다. 그렇게 만들어진 프로그램의 얼굴을 CD자켓에 비유했다고 생각합니다. 1등만 자켓에 들어갈 수 있다고 했지만, 김태호PD는 애초에 모든 멤버들을 다 넣을 생각이었죠. '공동 대상과 CD자켓'은 결국 '누군가를 밟고 올라선 1등과, 그 1등으로 만들어진 스타'보다는 함께 윈-윈 하는것도 충분히 아름답다 라는 메세지로 보입니다. 경쟁과 1등에만 목말라있는 지금의 젊은 세대에게 작은 해방감을 전해주고 싶었던 것이 아닐까요?
연출뿐 아니라 가수들과 멤머들 사이에서도 경쟁보다 관객이 즐거운 무대로 만들자는 의지가 돋보였습니다. 길과 바다는 "관객분들이 즐기는 걸로는 순서가 그게 더 좋을것 같다."라며 박명수와 GD의 순서를 바꿔줍니다. 제작진의 의도대로 무작위 순서를 정하는 타프로그램과 비교할 수 밖에 없었던 장면이었습니다.
이후 두번째 무대였던 '바닷길'의 무대가 끝이나고 바다는 두팔을 벌려 길을 돋보이게 하며 관객의 환호를 유도합니다. 제 마음을 정화하는 듯한 바다양의 노래와 배려깊었던 두 장면은 감동을 받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앞서 말한 모든 내용이 "2년에 한 번씩 하는 무한도전에 가요제란 의미는 쉬어가는 것이고, 비교적 부담이 적지 않을까?" 이 한마디면 뒤집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하루 하루가 시청률의 전쟁인 최근 예능바닥에서 어떤 제작자가 시청률에서 밀리고 싶겠습니까? 그런데도 무한도전은 가요제 본선무대를 한주만에 마무리 지어버렸습니다. 내놓라하는 스타들을 데려다놓고 오히려 무대는 한주 분량으로 끝내버렸고, 몇주동안 즐기는 모습 위주로 보여주었습니다.
적당한 편집으로 2주 분량을 내보내고 트렌드화된 포맷을 따라갈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죠. 그들은 남이 만들어놓은 금색 물감을 쓰지 않습니다. 은색이 나오더라도 스스로의 방식을 택합니다. 결과는 역시나 이번에도 무한도전만의 색깔을 살리며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것이 무한도전의 장수비결이고 팬들이 등돌릴 수 없는 이유입니다. 무한도전 멤버들과 김태호라는 사람이 언제까지 금보다 빛나는 은색빛을 내줄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머무를 때 까지는 숨은그림찾기를 계속하고 싶은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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