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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Variety

나가수 반전의 BMK 탈락, 자존심지킨 뒷모습

by 라이터스하이 2011. 7. 6.

'곱게 땋은 레게풍 머리에 넓은 광대뼈에서 나오는 부족함없는 성량, BMK가 '나는 가수다'에서 탈락했습니다.


그녀가 뭘 잘못했을까요? 잘못한 것이 없죠. 다른 가수들이 더 청중들에게 돋보였을 뿐입니다. 어쨋던 룰은 룰이기에 BMK는 이소라에 이어 BMK를 탈락시켜야 했습니다.

BMK는 '삐에로는 우릴보고 웃지'를 경쾌하고 파워있게 내뿜으며 1위를 차지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사실 이번주의 탈락자는 하위권이었던 김범수나 옥주현이 사정권에 가깝다고 생각했던 탓인지, BMK의 탈락은 반전 이상의 상상도 못했던 스토리였습니다.

BMK는 다른 가수들에 비해 뱃심을 이용한 진성이 강한 보컬이죠? 그것이 그녀의 가장 큰 장점이지만, 나는 가수다에서는 오히려 단점으로 작용될 수도 있었고, 시간이 갈수록 평범해 보일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몇퍼센트 차이로 탈락자가 갈릴만큼 위협적인 무대에서 자연스레 편곡, 퍼포먼스, 연출과 다양한 변화는 이미 당연하다시피 되었으니까요.

나가수에서의 파격적인 퍼포먼스는 흥행보증수표라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득표에 영향을 미쳤던 것이 사실입니다. 투표결과에서도 상당부분 반영된다는 것은 지금까지의 결과가 말해주고 있습니다. '김범수의 님과함께' 'YB의 빙글빙글' 같은 무대가 대표적인 케이스죠?

그러나 BMK는 퍼포먼스 보다 목소리 안에서 어떻게 완급조절과 변화를 할 것인가를 많이 고민하고, 웅장함 보다는 검소함을 선택하는 모습이 많았습니다. 물론 그것은 개인의 선택의 차이입니다. 그럼에도 그녀는 타가수들에 비해 주목받지 못하는 위기속에서도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었습니다.

그런 모습만큼이나 일상에서도 그녀의 솔직함은 느껴졌습니다. 박휘순과 편곡자와 어울릴때, 가수들과 수다를 떨 때에도 항상 인간밥솥같은 따뜻함을 보여주었습니다. 솔직담백한 모습으로 사람 대 사람으로 서로에게 힘이되는 말을 많이 해주었습니다. 단지 서바이벌 특성상 승자와 패자속에 묻혀 부각되지 않았을 뿐이라 생각합니다. 역시나 나가수의 7개방 중에서 사람냄새가 가장 진하게 나던 방은 BMK의 방이었습니다.

물론 BMK는 8등신에 화려한 창법을 가진 가수는 아닙니다. 하지만 누구보다 자신의 무대에 1g의 남는 힘까지 쏟아붓고 내려오는 가수였고, 이소라가 떠난 후 유일하게 나가수 안에서 따뜻한 체온을 느끼게 해 준 가수였습니다. 가수로써 BMK는 나가수를 떠났지만 그녀가 머물렀던 방의 온기는 아직도 활활 타오르는 것만 같습니다. 

수많은 악기와 효과에 더 몰입되는 편곡을 하지 않고, 꾸밈없는 모습을 보여주었던 BMK. 1등은 뺏긴 그녀일지 모르지만, 목소리와 솔직함을 믿으며 스스로의 자존심을 지켰던 오뚜기 박명국의 뒷모습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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