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의 오디션, 참가자를 가두는 아쉬운 연출
1등. 달콤한 말이다.
시험을 앞둔 어린아이, 노래자랑을 앞둔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기분 좋은 유혹일지도 모른다.
옆에 있는 2등이 눈물을 흘리되 1등은 찬사를 받는다. 더 많은 사람들이 1등을 원할수록 2등의 눈물은 굵어지고 또 쉽게 잊혀진다.
시험을 앞둔 어린아이, 노래자랑을 앞둔 할머니에 이르기까지 누구도 거부할 수 없는 기분 좋은 유혹일지도 모른다.
옆에 있는 2등이 눈물을 흘리되 1등은 찬사를 받는다. 더 많은 사람들이 1등을 원할수록 2등의 눈물은 굵어지고 또 쉽게 잊혀진다.
문화는 시대상에 상응한다 했던가? 그렇다면 지금의 대한민국은 그 어느 때 보다 1등에 목말라 있는 것 같다.
슈퍼스타K로 대표되던 서바이벌 형식의 TV프로그램은 이제 주말을 넘어 매요일 어렵지 않게 찾아 볼 수 있다. 바야흐로 경쟁 프로그램의 대세인 것이다. 서바이벌을 향한 여론의 반응에서 추론의 대응을 발견한 방송국과 제작자는 각 종목별로 선점하기 시작했고, 그마저 허락치 않을 때는 아류라고 일컫는 재생산도 마다하지 않으며, 경쟁의 집을 짓고 손님 맞이에 여념이 없다.
그런 연기를 보여주는 참가자들은 아마추어였고, 실력 여부를 떠나 그들의 연기를 공중파에서 볼 수 있다는 자체가 달리보면 신선함의 증명이었다. 또한 심사위원들의 냉철하고 냉정한 평가는 형평성에 있어서 일말의 의구심도 남기지 않았다. 무대에 올라선 순간 프로, 아마추어를 막론하고 연기자로 바라봐 주었고, 부족한 점은 망설임 없이 꼬집었다.
이런 깨알같은 장점에도 제대로 살리지 못하며 보는이로 하여금 아쉬움을 연발하게 만든다. 방송 초반 참가자들의 인생 이야기로 눈물샘을 자극하더니, 이내 눈물샘을 자극하는 장면들만 따로 모아 편집해 감동 스토리라인을 내보낸다. 감동도 지나치면 독이됨에 채널을 돌리고 싶은 욕구를 몇차례 자아낸다.
22일 방송된 미라클 스쿨에서의 오디션에도 그런 사례들은 의외로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5명씩 22개조로 나눈 팀들은 각각의 테마를 지닌 미션들을 부여받았는데, 대부분 참가자들이 예선에서 보여주었던 연기와 이미지를 극대화 시킬 수 있는 상황들이었다. 그러나 결과는 참패였다. 지역 오디션보다 지루했고, 신선함은 눈씻고 찾아볼 수 없었다.
멜로, 이별, 공포, 악역, 애교, 액션, 절규, 애원, 비열, 눈물, 주인공. 각각의 미션을 만들고 참가자의 색깔을 최대한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이었지만, 연기적인 발전이 바탕이 되어있지 않았기에 지역예선을 재탕하는 의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이 되버렸다. 다양성으로 대표되는 참가자들의 다양한 내면 연기를 보여줄 수 있는 주제가 아쉬웠다.
참가자들의 이미지를 캐릭터화 시키고 미션의 틀안에 집어넣어 각 파트를 묶어 드라마 한편을 만들어 완성시키려는 모습이었다. 그 덕에 마지막 '주인공' 주제를 받은 두명의 연기는 편집되어 버렸고, 주목받는 두명의 참가자의 연기만 방송에 내보냈다.
이 프로그램의 주인공은 참가자들이다. 타이밍 좋게 흐르는 BGM, 감동적인 인터뷰, 감칠맛나는 CG. 어떤 효과를 입히던지간에 참가자들이 보는이들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으면 방송은 말 그대로 재미없게 흐를 수 밖에 없다. 인내심이 적은 요즘 시청자들에게 심사위원들의 속시원한 독설과 애정섞인 조언이 없었다면, 기적의 오디션은 이미 버림 받았을지도 모른다.
기적의 오디션을 바라보는 사람들은 그들의 이미지와 실력만을 보기 위해 채널을 고정하고 있는 것은 아닐 것이다. 아마추어라서 보여줄 수있는 인간적인면. 그 속에서 나오는 어설프지만 다양한 표현력. 쓰디 쓴 독설을 소화하고 달라져가는 장족의 발전과정. 말 그대로 한 사람의 진화 과정을 함께 하고 희열을 느끼며 열광하는 것이다.
모든 오감을 한 편에 담으려는 노력은 노력일 때 아름다운 것이고 완력일 때 불편해진다. 기적의 오디션의 최근 행보는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어울릴 듯 하다. 참가자들의 다양성, 도전 정신, 아마추어이기에 열려있는 이 모든 가능성을 틀안에 가두어 놓고 기적을 바라기는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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