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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Variety

장혜진 술이야, 들숨을 도둑질한 얄팍한 편집

by 라이터스하이 2011. 7. 25.

장혜진 술이야 들숨을 도둑질한 얄팍한 편집



얕은 몇개의 조명아래 전주가 시작되자 장혜진은 지그시 눈을 감았다.

자신의 감정에 빠져들려는 듯 했다. 장혜진의 '술이야'는 이날 단연 최고였다.

2위라는 순위였지만, 장혜진의 노래는 가슴에 깊은 파동을 전해주었다.

'술이야'는 이 날 벌어진 경연곡 중에서도 가사가 주는 애절함이 가장 잘 묻어나있는 곡이라 할 수 있다.

 그 애절함은 장혜진의 자연스러운 호흡애절한 표정을 만나 시너지를 얻을 것이라 기대했다. 그녀가 경연 전 '원곡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려 노력할 것'이라 수차례 언급했다. 그렇다면 중요한 것은 결국 감정전달이고 '애드립 한 번, 손동작 하나'까지도 표현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애드립 부분부터 옥주현과 조관우가 등장해 전주에 쉽게 몰입할 수 없게 만든다. 전주는 가수에게도 중요하지만 '시청자에게도 몰입의 시작'이라는 점에서 중요하다. 장혜진은 노래 시작 전부터 애드립으로 감정에 빠져드는 모습이었고,

그 순간 그녀의 '스토리'는 이미 시작된 것이었다. 이어 전주자 끝나자마자 두손을 모은 청중이 여지없이 등장한다. 노래 첫 소절인 "슬픔이 차올라서"라는 가사는 앞부분의 '전주와 애드립에 따라 얼마나 슬프게 들려오느냐가 달려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세소절 뒷부분인 "떠난 그대가 미워서, 나 한참을 흉보다가"중간의 쉼표부분. 어김없이 청중은 등장한다. 떠난 사람을 미워하는 장혜진의 애절한 표정과 눈빛을 보고 싶었지만,

긴장하고 두손을 모은 청중의 표정을 볼 수 밖에 없었다. 이곡의 가사 하나 하나가 모두 애절하고 슬프지만 특히 이 부분은 '술이야' 가사에서 술을 먹는 이유에 해당하는 부분이고, 부르는 사람은 본격적으로 감정에 빠져드는 소절이다.
 

이어 클라이막스 시작 부분에 지난 경연 순위와 중간점검 순위 등. 장혜진의 노래 틈틈이 등장한 가수들과 청중은 5분여 동안 15명, 20차례 가까이된다. 작게는 20초 많게는 15초 마다 등장한 셈이다.

'청중의 반응이나 현장 분위기 전달'도 빼놓아선 안되는 요소지만, '나는 가수다'의 주인공인 가수의 장점을 볼 수 있는 순간을 사용한 점은 너무 아쉬웠다. 특히 장혜진의 노래에서 또 하나의 매력이라 할 수 있는 들숨. 그것을 시도하기 전 '고요함이 주는 긴장감과 기대감'을 모조리 도둑질 당한 기분이었다. 더불어 곡과 밀접한 악기의 등장은 고작 한 두 번에 그쳤다.
 

드라마틱한 편집. 현장감에서 오는 긴장감도 중요하다. 하지만 노래 저마다의 특성과 기승전결은 또 다르다. '어떤 곡이든지 자신에 맞게 편곡하고 소화해내는 최고의 가수들'이 부르는 노래에 포인트가 어디있는지, 어떤 부분은 건드리지 말아야 할지 생각해 주었으면 한다. '가수만큼이나 집중하고 몰입에 노력하는 시청자의 흐름'을 방해하는 편집은 나가수가 개선해야될 부분이다. 

'버릴것은 버려야 한다'며 무거운 옷을 벗어던지고 '진정성'으로 노래한 장혜진의 무대에 주입식 뮤직드라마를 입히는 것이 '가수가 진정 의도한 것'을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인지 생각해보길 바란다. 댄스, 락, 발라드, 알앤비 등 '다양한 시도와 노력을 하는 가수들에 걸맞는 편집'도 보여줄때가 되지 않았나 생각해본다. 링커 투혼을 마다하지 않고 혼신의 힘을 쏟은 장혜진에게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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