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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Variety

YB 내사람이여, 반전의 안티파격 빛났던 내추럴싱어

by 라이터스하이 2011. 8. 8.

"전체적으로 노멀하게 들렸다", "YB가 불안해지는..." YB의 '내 사람이여'를 평가한 두 사람, 조관우와 박정현의 대답이었다. 과연 그랬나 보다. 중간 점검을 마치고 순위를 기다리던 YB의 손에 6위라는 절망적인 결과가 떨어졌다. 어느새 자신이 내딛어야 할 보폭이 커지기 시작한 순간부터 서로에 대한 그들의 평가도 냉정해졌는지, 새로움과 표현력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진 것인지는 모르겠다.

 

지난주. '삐딱하게'로 7위에 머물렀지만 3분가량을 편집 당한 것이 더 속상했던 YB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2차 경연 곡은 타가수들과 비교해도 하지 않아도 잘 알려진 곡은 아니었다. 이동원 원곡의 '내 사람이여', 제목도 가수도 생소한 사람이 많은 곡. 그럼에도 YB는 중간점검에서 큰 변화를 주지 않고 무대에 섰는데,

본경연의 서막이 올라야 편곡을 못 한 것인지, 하지 않은 것인지를 알 수 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YB의 '내 사람이여'는 박정현과 조관우가 언급했던 생소함과 노멀함은 순위에 영향을 끼쳤을지언정 듣는 이들의 꿈틀댐까지는 막지 못했다.

 

1984년 이동원 1집 이별노래에 수록된 '내 사람이여'는 김광석에 의해 리메이크된 노래였고, YB는 김광석 버젼의 느낌에 가까웠다. 윤도현 특유의 담백한 목소리와 여운을 남기는 호흡이 노랫말의 여운을 남기는 것도 한몫했을 것이다.

그래서인지 혹자들은 YB의 '사랑 Two', '먼 훗날', '너를 보내고' 등의 발라드가 참 맛있다고들 한다. 대중들에게 꽤 괜찮은 반응을 보인 YB의 무대가 하위권인 6위를 차지한 것, 그것은 불보듯 뻔하지만 대중들과 가수들의 보는 기준과 눈높이가 다름일 것이다.

 

청중과 시청자, 가수들의 기준에 모두 맞추려면 김범수가 보여주었던 님과 함께 무대가 대표적일지 모른다. 흥겨운 편곡, 파격적인 비쥬얼, 화려한 연출로 김범수의 님과 함께는 그를 일약 스타덤에 올려 놓았으니 말이다. 

그런 면에서 YB의 삐딱하게는 나가수 속 트렌드에서 역행하는 모습이었다. 그 결과는 7위, 그것보다 더 놀란 것은 어쿠스틱한 음악에는 쉽게 반응하지 않던 청중들의 모습이었다. 자발적으로 일어나 환호하던 크게 라디오를 켜고, 빙글빙글 무대와는 너무도 달랐다.  

 

흔히들 말하는대로 YB의 그간 선곡은 상대적으로 좋지 못했다. 운도 실력이라면 YB에게 후한 점수를 주기는 어렵다. 청중들과 네티즌들이 추천한 곡은 나 항상 그대를, 런 데빌 런, 새벽기차 등이었는데. 그럼에도 내가 부르고 싶은 노래로 삐딱하게를 넣으며 안정보다 도전과 진정성을 택했다.

조관우가 언급한대로 YB의 이번 주 편곡은 반전이라 생각될만큼 지극히 평범했다. 큰 변화도 없었고, 목 상태도 좋지 않았으며, 결과는 가수들의 냉담한 평가로 이어졌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대중들의 가슴은 흔들어 놓고 말았다. 듣고 보니 정말 명곡이었다는 것이다.


곡도 곡이지만 윤도현의 담백함과 여운을 남기는 창법이 곡과 맞아 떨어졌음을 느낄 수 있었는데. 김범수의 말처럼 오히려 편곡을 하지 않고 원곡에 가까우려 한 것이 좋은 결과를 가져온 무대였다. 윤도현은 특히나 출연 가수들 중에서도 기교가 없는 스타일이다. 노래 막바지에 한 번씩 내뱉는 R&B스러운 애드립이 장난스러워 보일때도 있으니 말이다.


파격이 일주일 동안의 숙제라해도 이상하지 않을 지금의 나가수에서 YB가 보여준 오늘의 무대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는 것이었다. 조관우와 박정현이 언급한 불안함은 결국 대중의 반응에서 얻어낸 예상일테니 말이다. 파격과 조급함을 뒤로 미루고 내추럴한 가수의 목소리와 명곡의 감정을 제대로만 전해 준다면 충분히 어필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았던 좋은 결과였다.

명곡이 시대를 뛰어넘고, 진정성이 가슴을 통해 전달되는 YB의 무대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나가수의 파격으로 인해 품격은 다소 떨어졌을지 모르지만, 그 속에서도 아직 명곡을 귀로 듣고 가슴으로 느끼는 대중들이 많다는 것은 분명 희소식일 것이다.

'파격에 뒷통수를 치는 애절한 명곡과 담백한 가창력의 시원한 반격'에 모처럼 뿌듯한 나가수였다. 6위라는 순위의 가치와 명곡의 재발견의 가치, 어떤 것이 더 클지는 대중들이 더 잘 알 것이다. 다음주는 또 얼마나 노래에 가위질을 할지 모르겠지만, 大가위는 쓰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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