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log/Variety

무한도전, 출처불명 빵터진 정형돈춤 멍때리던 거성자리 위협하다

by 라이터스하이 2011. 8. 14.

우천으로 추격전이 취소된 무한도전. 고심끝에 그들이 준비한 것은 무한도전&동거동락이었습니다. 오후 5시까지 조정 연습을 한 뒤 5시간 후, 다소 빡빡할 수 있을 일정에 무한도전 멤버들에게는 조금 쉬어갈 수 있는 실내촬영이 아니었나 싶은데요. 급하게 섭외한 파리지앵 정재형과 리쌍의 개리, 정형돈의 절친 데프콘도 합세하며 무한도전을 향한 의리를 보여주었습니다.

무한도전답다고 해야할까요? 게스트들이 한 명씩 도착할 때 마다 어설픈 몰래카메라로 깨알같은 웃음을 선사했는데요. 특히나 데프콘의 몰래카메라는 정말 잘 속아준 데프콘의 순수한 모습에 빵터져버렸습니다. 조정 특집을 하는 무한도전에서 누가 잘했나 누가 못했나를 화두로 해서 정준하의 부상으로 화살을 돌리는 설정이었는데요. 특히나 박명수와 정형돈의 진지한 설정에 어느샌가 몰입되며 긴장감을 불러일으키더군요. 

중간에 끼어든 정재형의 능청에 힘입었는지 정형돈의 진지한 연기는 물이 오른 모습이었는데요. "형님, 진정하세요~" 라며 박명수를 릴렉스 시키려던 데프콘의 긴장섞인 말투에 정형돈은 이때다 싶었는지, "몸아픈 사람 앞에서 뭐하는 얘기에요~?"라며 정형돈은 도전적인 표정으로 박명수에게 도발을 했습니다.

누가 콕스를 잘했냐로 시작하던 두명의 싸움은 실제를 방불케 했는데요, 나중에는 개그맨 선후배 관계까지 나오며 "넌MBC 직속이었으면 지금 나한테 되게 맞았어." 라고 하니 "때려요 그럼~"이라고 반발하자 데프콘의 표정은 정말 볼만했는데요, 혹시나 무한도전 멤버들이 싸움으로 인해 와해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걱정이었는지 멀뚱한 눈빛으로 어리둥절 할 뿐이었습니다.

박명수가 사라질 때 까지 째려보던 정형돈의 눈빛 연기와 표정은 정말이지 실감났습니다. 오죽하면 정형돈과 호형호제 하기로 소문난 데프콘마저 "너답지 않게 왜그러냐."면서 너무 쉽게 속아버렸죠. 물론 데프콘의 겉과 달라보이는 순박함도 쉽게 속아넘어 가는 원동력이 되었겠지만, 박명수를 도발하며 연기를 이끌어 낸 정형돈의 실제같은 연기는 데프콘을 속이기에 충분히 보였습니다.

 

그러나 정형돈의 존재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동거동락의 고유 코너였던 샌스 신고식, 이곳에서도 여지없이 미존개오의 미친 존재감은 발휘되었는데요. 블랙 아이드 피스의 Boom Boom Pow 가 흐르자 정형돈은 팝핀인지 배핀인지 모를 춤꾼들의 흉내로 빵터진 웃음을 줬죠. 도대체 어느나라 춤인지 출처를 알 수 없던 정형돈의 춤은 유재석과 멤버들마저 초토화 시켜버렸습니다. 

웨이브에 팝핀에 이어 락킹댄스 비슷한 것들까지. 어디서 본 것들을 나름대로 연습에 섞어 만든 것 같은 동네춤에 정형돈 특유의 진지한 동작과 겉멋든 표정은 안웃을수가 없더군요. 잘 웃지 않기로 소문 난 개리마저 빵 터트린 정형돈의 댄스 신고식. 이날 무한도전&동거동락 중 가장 큰 웃음을 주었습니다. 

오늘과 더불어 최근 무한도전에서는 특히 정형돈의 존재감이 하늘 높은줄 모르고 주가를 높히고 있죠. 원래 진행되기로 했었던 추격전이었다면 노홍철이나 유재석의 브레인과 꾀가 부각되었겠지만, 즉흥적인 연기가 요구되던 몰래카메라와 끼를 필요로 하던 댄스신고식에서 정형돈은 그간 쌓였던 연기와 끼를 발산했습니다.

몰래카메라 라는것이 워낙 예전부터 큰 붐을 일으켰고, 개리에게 참패를 당했던 장면에서 보였듯이 어설프게 시도하면 오히려 안 한것만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도 있었지만, 박명수를 도발하고 비아냥거리는 능청스러운 정형돈의 연기가 박명수의 진심인지 연기인지 구별이 잘 가지않는 본능적인 연기까지 끌어냈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무한도전은 노홀철과 박명수의 역할이 예전보다 줄어든 모습인데요. 개인전에 강한 노홀철의 사기꾼 캐릭터는 조정과 단체전을 만나면서 예전만큼 보여줄 기회가 적어졌고, 박명수의 버럭개그도 많은 분량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데요. 노홍철의 경우에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는 아니지만 언제든 개인 중심적인 콘티가 온다면 충분히 역량을 발휘 할 것으로 보이지만, 박명수의 경우는 전처럼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할지는 의문이 듭니다.

이것은 너무 이미지와 개성을 남발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단체전에 약한 박명수가 각광을 받기 위해서는 개인기와 자잘한 개그로 분량을 만들어야 했고, 그런 측면이 과한 개성 소모를 가져온 결과였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흐름속에서 정형돈이라는 미개척지는 일상 그대로의 모습을 토대로 최근 강한 임팩트를 심어주고 있습니다.

 

미존개오라는 명칭을 가져오게 한 후줄근한 패션, 구수한 사투리, 뭔가 어설픈 건방짐. 이런것은 상대가 있어야 웃길 수 있는 박명수의 버럭개그와 노홀철의 사기개그와는 또다른 신선함이었죠. 늦게서야 무한도전에서 존재감을 폭발시키고 있지만, 오늘날의 정형돈의 미친존재감은 이런 편안함이 시청자들에게 편안함으로 다가오지 않았나 싶습니다.

더불어 무한도전&동거동락에 큰 웃음을 준 정형돈 춤은 누가 따라할래도 따라하기 쉽지않은 희귀한 춤이었지요. 말 그대로 정형돈만 춤 수 있는 춤이라고 봐야 맞을 것 같습니다. 유재석의 메뚜기춤, 박명수의 황진이 춤은 굵직한 개그맨들의 트레이드 마크로서 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는데요.

정형돈 춤은 그 존재감만큼이나 앞으로도 그 수요가 엄청날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유재석과 박명수가 그간 춤으로 인해 자신을 대표하는 키워드가 하나 더 생겼듯이 정형돈 춤도 한동안 정형돈을 대표할 트레이드 마크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어설픈 건방짐과도 코드가 맞았던 정형돈 춤이었습니다.

이로 인해 가장 부담스러워 하던 거성 박명수의 모습이 수차례 카메라에 잡혔는데요, 미디어에서의 평가나 무한도전 내에서의 우스겟소리도 최근 박명수와 정형돈의 반비례 상승곡선에 대해 어느정도 인정하는 추세입니다. 그만큼 정형돈의 존재감과 인지도가 박명수가 제2의 전성기라고 불리던 때와 맞먹는 집중조명을 받고있기 때문이겠죠.

최근 단합력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조정특집으로 다시 한 번 다지는 계기를 마련한 무한도전. 한회 콘티에 따라 멤버들 개인은 해뜨는 언덕, 폭우의 오두막이 가려질 정도로 무한도전의 브랜드화, 그것의 파급력은 가공할만한 위력입니다. 그런 흐름에 따라서 한회 한회 부각되는 멤버들은 때에 따라 다르겠지만,

오늘의 정형돈이 보여준 모습처럼 준비된 멤버만이 그것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정형돈은 개그콘서트를 시작으로 롤러코스터에 이르기까지, 코믹 연기와 많은 예능프로그램을 경험한 시너지가 긍정적인 에너지를 얻어 제 2의 전성기를 구가하는 모습입니다. 갤러리정 이후에 이 정도의 인기를 받았던 적이 없을만큼 위력적이라 보여지는데요.
 

그간 무한도전에서 박명수가 말한 겉절이로 표현되던 정형돈은 오늘날 박명수를 멍때리게 만들며 재조명을 받고 있습니다. 콘티의 흐름에 따라, 트렌드의 로테이션에 따라 사물들과 인물들도 대중들에게 물갈이가 되는 모습이지만, 준비된 자에게 기회가 온다는 것을 보여준 정형돈의 모습이었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