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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Variety

나가수 적우 불공평한 구속, 네임벨류 미비죄

by 라이터스하이 2011. 12. 24.

 

11.5%의 시청률. 최고 가수들의 무대라 불리던 나가수는 그 어느 때 보다도 최악의 상황이다. 김범수와 박정현을 따라 YB가 나간 뒤, 꾸준히 떨어지기 시작하던 시청률은 좀처럼 돌아올 줄 모르고 있는데, 누가봐도 핫하고 존재감있는 가수의 등장이 필요한 시기에 나가수 제작진은 오히려 인지도가 낮은 적우라는 가수로 강수를 뒀다.

애초 나가수의 기획의도로 보자면 딱 맞아 떨어지는 가수의 섭외라 볼 수 있지만, 신정수 체재의 나가수에서는 다소 의외의 선택이 아닐까 싶다. 최근 나가수의 비교적 위태로운 상황에서도 이런 결과물을 내놓았다는 것에 개인적으로는 뿌듯한 입장이다. 나가수의 아버지라 해도 과언이 아닌 김영희 PD의 제작 의도는 아이돌 중심의 가요계에 실력있는 기성 가수들의 설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 그 가수들로 하여금 감동을 주는 것이었다.

지만 시간이 갈수록 스포일러를 동반한 이슈메이킹에 열을 올리며 신뢰도를 떨어트렸고, 나가수의 1등은 이제 관객을 선동하며 분위기를 띄우는 가수에게 유리한 것이 방식아닌 방식이 되고 있다. 옥주현의 힘겨웠던 전조로 시작해 이런 파격과 말초의 전쟁은 오늘날 김경호의 언니댄스가 그 계보라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퍼포먼스는 물론 좋은 것이지만 선을 넘어 노래의 호흡을 방해할 만큼이라면, 노래보다 부각될 만큼의 그 어떤 것이라면 아이돌 중심의 가요프로그램과 무엇이 다를바 있을 것이라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다. 11.5%라는 초창기와 비교되는 시청률 또한 이런 자극적 위주의 무대들의 휘발성을 대변하고 있는 것이 아닐까?

한줄기 빛과같은 무언가가 필요할 시기인 지금, 장혜진의 빈 자리에 적우라는 생소한 가수가 나가수에 입성했다. 역시나 나가수는 나가수인지 루머와 논란들이 끊이지 않고있다. 그간 나가수에 출연했던 가수들의 논란과 약간의 다른 점이라면 옥주현을 섭외했을 당시 반응과도 닮아있는 자격여부로 비난의 화살을 맞고 있다는 것이다.

마디로 "이 가수가 왜 나가수급?"이냐는 것인데. 그간 나가수에 출연했던 쟁쟁한 가수들과 비교하자면 인지도 면에서 적우는 그다지 내세울 것이 없는 가수란 것을 반박하지는 그리 쉽지않다. 하지만 되돌려보면 언제부터 나가수급이라는 것이, 나가수급이라는 룰이 존재했었던가를 생각하면 그것도 아니다.

단지 누가봐도 알만한 가수들이 출연해 엄지손가락을 들게끔 만드는 무대를 부여주었고, 익숙한 가수들의 무대에 너도나도 주말 저녁에 모여들었던 것이었다. 그런 편안함과 동시에 나가수에 환호성을 질렀던 또 한가지는 그들 모두가 인지도를 떠나 최고의 무대를 보여주었다는 것이었고, 나가수에서 가장 중요한 한가지 포커스가 아닐까 생각한다.

그러면 적우라는 가수에게는 최고의 무대를 기대할 수 없을까?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생각한다. 알만한 사람은 알겠지만 적우라는 가수는 예술의 전당에서 여자 솔로가수로는 최초로 콘서트를 한 적이 있다. 대중가수들에게 깐깐하기로 유명한 그곳이 말이다. 간이식을 한 8살의 적우의 팬이 보낸 편지가 마음을 움직여 예술의 전당에 대관 신청을 했고,

2개월간의 짧지않은 심사 과정을 마치고 얻어 낸 성과였다.
오페라 극장이 아닌 비교적 규모가 작은 토월 극장이었지만, 인순이가 수차례 두드렸던 예술의 전당의 문을 대중가수로서 열었다는 것은 분명 나가수급과 비교할 수 없는 큰 성과다. 뽕필나는 미사리급 가수라는 수식어를 붙이고있는 적우라는 가수가 말이다.

내에서는 헌신짝 취급을 받는 Rock를 하며, 월드컵 가수라 불리고, YB보다 윤도현으로 불리었던 YB는 나가수에서 또 한 번 성장하며 대중적인 밴드로 또 한번 도약했다. 반스 워프드 투어에서 스쿨밴드를 방불케하는 반응을 얻었지만, 나가수에서 그들은 말 그대로 날아올랐다.

공연위주의 YB의 지난날이 대중들과 소통하는 밑거름이 되었던 것이다. 그런 그들의 뒤를 이어 또 한명의 인지도 없는 공연위주의 가수가 나가수에 출격을 기다리고 있다. TV에 자주 나오지 못한 죄로, 인지도가 없다는 이유로 나가수에 나와서는 안된다는 여론의 비난을 맞고있다. 

라이브카페 출신이었던 신승훈이 마음을 울리지 못하는 가수였나? 룸살롱에서 노래하면 소울이 없는것은 당연한 것일까?  시작도 하기 전 네임벨류 미비라는 죄로 나가수에서 불공평한 구속을 당해버린 적우. 대한민국 가요계에 기분좋은 바람을 일으켰던 나가수의 제작자 김영희 PD, 그를 조기에 아웃시켜버린 성난여론. 그들은 또 한 명의 가수를 밀어낼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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