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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Variety

나가수 시즌2, 패자의 역습 김영희PD 올킬의 재림예고

by 라이터스하이 2012. 2. 1.

2011년은 나가수의 해였다. 나가수로 웃었고, 나가수로 울었다. 구내식당 아저씨들의 만찬도. 늦은 밤 친구들과의 술자리에서도. 1등은 누가했고 어떤 가수는 별로였다며. 나도 오늘은 평론가를 자처하며 논쟁을 섞었다. 이것은 곧 두성이 좋았고, 편곡이 약했다. 이런 대국민 음악적 지식의 업그레이드마저 불러올 정도였다. 파급에 있어서는 두 말 할것 없었고, 습득이라는 시너지까지. 201년 최고의 컨텐츠라 부르기에도 손색이 없었을거다.

거기에는 쌀집아저씨라 불리는 김영희 PD가 있었다. 이소라, YB, 김건모, 김범수, 박정현, 백지영, 정엽. 이제는 다시 보기로 밖에 볼 수 없는 이 대한민국 최고의 라인업을 나가수에 올린 장본인이었다. 그 꿀맛과도 같은 결과물을 제대로 맛보기도 전, 김영희는 하차했다. 아니 쫓겨났다는 표현이 적절할 듯 싶다. 최고의 프로그램을 제작하고도 패자의 이미지가 각인되었으니. 그 후로 남미로 연수를 떠난 김영희 PD. 연말 시상식에서 다시 그를 만난 그 몇개월의 시간동안 나가수는 만신창이가 되버렸다. 예능에 특화된 신정수 PD가 원인이었는지, 아니면 나가수급이라 불리는 가수들의 부재였는지.

어쩌면 이것들 마저도 '나가수 시즌2'로 돌아올 김영희 PD에게는 중요하지 않았을지도 모른다. 자신의 자식과도 같은 나가수라는 프로그램. 새벽 3시에 까만 봉지에 야식을 싸들고 가수들을 섭외하러 다닐 정도로 애착을 가진 프로그램의 지금 모습에 대한 안타까움이 더 컸을 것이다. 프로그램이 제작자에게 자식과도 같다면 한 번의 실수로 결별하게 된 이산가족과도 같을것이 나가수와 김영희의 관계다. 연말 시상식 나가수의 대상 위에서 사람좋은 미소로 뜨거운 박수만 보내던 김영희 PD를 보고서 마냥 웃지만은 못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눈물을 머금고 분노의 주먹을 쥐어도 시원찮을 판이지만, 마냥 뿌듯한 웃음으로 박수를 보내던 그가 돌아온다. '나가수 시즌2'라는 이름으로. 3자의 입장에서 보면 정말 반가울 수 있는 소식이지만, 분명 만감이 교차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시선을 MBC로 돌려보자면 주먹이 절로 쥐어지는 것도 사실이다. 2011년 최고라 불린 나가수에서 한 번의 실수로 떠난 김영희 PD를 다시 불려들여 맡기는 첫 임무가 나가수에 대한 수습이라니. 음원으로 꽤나 짭짤한 수익을 올릴동안 나가수의 시청률은 공수부대의 낙하산처럼 곤두박질 치고 있었다.

그럼에도 MBC는 대대적인 조치는 커녕 비난을 부르기 좋은 기대 이하의 가수들을 섭외했고, 겨우 내적으로 만회한다는 것이 결과발표 방식의 우회였다. 여담이지만 아직도 순위 결과 봉투를 가지러가는 설정은 꼭 필요한 것인지 아직도 미스테리다. 결과적으로 잘 크던 나가수를 망칠대로 망쳐놓고 수습이 되지 않는 최악의 시기에 돌려주는 느낌을 지울수가 없다. 얄미움이 들어도 혀 끝을 찰 일이다.

"보기 싫으면 그만이지 않느냐?"는 화살을 쏜다면 그대로 맞을 수 밖에 없지만, 그러기에는 너무 아쉬움이 큰 프로그램이었기에. '나가수 시즌2' 김영희 PD의 귀환은 시청자의 입장에서 금위환향할 수 밖에 없게 만든다. 그라면 살릴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예전처럼 결과보다 따뜻한 대기실의 분위기. 도될려 줄 것만 같은 쌀집아저씨의 아우라가 있기 때문이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신정수 PD에게서 연출자의 냄새가 강하다면 김영희 PD에게는 리더의 냄새가 난다. 세시봉을 콘서트라며 섭외 한 뒤 토크쇼를 장시간 녹화하는 꼼수와, 삼고초려 하면서 새벽 3시에 야식을 싸들고 가수의 연습실에 찾아가는 휴머니즘은 극명하게 다가올 수 밖에 없다.

노래건 연출이건 어차피 사람이 하는 일들이다. 서류가 아닌 마음으로의 섭외, 그리고 이해. 나가수 부흥의 초석이었고, 최고 가수들을 나가수 무대에 올린 김영희 PD의 사람냄새가 그 시작점에 있었던 것이다. 비록 무너진 명불허전, 방향잃은 운전대를 물려받은 김영희 PD지만, 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기꺼이 수락한 그 인간성과 마음이 나가수 제 2의 전성기를 가져올 것이다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음원, 시청률, 기사. 2011년 미디어를 올킬했던 나가수. 패자의 역습이 될 김영희 PD와 함께 '나가수 시즌 2'에서 그 재림을 맞이하기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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