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두게더의 사우나에 말 그대로 개그맨들로만 가득 찬 것이다. 유명 배우들이나 특급 가수들의 섭외로 가슴 설레는 라인업은 아니었지만, 기대감을 갖게 하기엔 충분했다. 며칠 전 라디오스타에 출연했던 개식스의 위력. 그것의 연장선이었을지, 아니면 평타는 치고 떠나는 개그맨들의 결과에 대한 기억 때문이었는지.. 아마도 둘 다였던 것 같다.
게스트들의 활약, G4의 리액션 모두 깨알 같았고, 그 조율과 배급에는 유재석이란 존재가 있었다. 개그맨들 위주의 예능은 웃음이 난무하지만 반대로 자칫 조잡스러울 수 있는 양날의 검과도 같다. 서로 유행어를 과도하게 남발한다거나 오디오가 겹쳐서 무슨 말인지 못 알아먹는 경우도 흔히 볼 수 있었다. 이런 부담감을 해피투게더 희극인식 특집에서 희석시킨 유재석이었다.
그런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 분량뽑기에도 위기인 상황에 유재석은 박명수의 차별로비 식사대접 에피소드로 거성의 분노를 이끌어내며 자칫 벤치멤버가 될 뻔한 박명수의 리듬에 불을 지폈다. 시작부터 작정이나 결심마저 느껴졌던, 박명수의 송장같은 무표정에 혈색이 돌기 시작한 순간이었다. 웃자고 한 박명수의 권리금 개그에 오늘만은 저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시간이었다.
오버스럽다로 시작하는 유재석 기사의 몇몇 댓글들. 한결같이 쏟아지는 칭찬의 릴레이. 지극히 정상적인 이 양극화 속에서 유재석을 향한 지지의 환호성을 멈추기 위해서는 그를 뛰어넘는 누군가가 나와야 하지 않을까 싶다. 지금으로써는 그리 희망적이지는 않다. 진행자로써의 덕목에 휴머니즘까지 풀풀 풍기는 배려의 아이콘 국민MC 유재석이니 말이다. 연예인은 기획사가 만들고 스타는 여론이 만든다. 유재석을 향한 여론의 긍정적 마일리지가 결코 허구가 아님을 잘 보여준 해피투게더 희극인실 특집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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