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log/Variety

라스, 태국왕자 닉쿤 지워버린 로버트할리의 융단폭격

by 라이터스하이 2012. 7. 12.

 

코리안드림 특집 2라는 타이틀로 방영된 7월 11일 라스. 태국왕자가 불라는 닉쿤, 상종가를 달리고 있는 빅토리아, 한 뚝배기 하실래예로 더 유명한 로버트할리가 출연했습니다. 우결에서 커플로 출연해 호감을 샀던 닉쿤과 빅토리아 커플을 1년만에 볼 수 있어서 훈훈했던 라스의 스타트였는데요. 반면 두 사람과는 연령대나 이미지가 너무 다른 로버트할리의 조합이 과연 어떨지가 첫번째 관전 포인트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런 약간의 우려섞인 불안감에 뒷통수라도 치듯, 로버트할리는 시종일관 라스를 주름잡으며 스튜디오를 초토화 시켜버렸습니다. 원조 뚝배기 아저씨 한뚝배기 하실래예~?의 로버트할리입니다라고 소개하며 인사만으로도 깨알 웃음을 선사한 로버트할리의 존재감은 상상 이상이었습니다. 30년동안 살면서 익힌 사투리로 버럭하는 로버트할리의 미소에 아직까지 귀여움을 갖고있는 방송인이 아닌가 하는 느낌도 주었는데요.

 

잘나가는 두 아이돌 가수들 사이에서 방송분량에 본전이나 챙겨가면 그나마 다행인것이 일반적이겠지만, 이 날의 라스는 그 반대가 되버렸죠. 로버트할리의 빵빵 터지는 입담에 두 아이돌의 존재감이 빛을 발하지 못했습니다. 특히 시종일관 인터뷰를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던 닉쿤. 그의 존재감은 정말 찾아보기가 힘들지 않았나 싶습니다. 닭 뇌를 좋아한다며 살벌한 토크를 하다가도 순순해 보이는 미소로 분위기를 업시킨 빅토리아의 절반만이라도 활약해줬다면 하는 아쉬움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아쉬움마저도 날려버린 것이 바로 로버트할리였습니다. 버럭대면서도 미소를 잃지 않는 깨알같은 잔펀치는 발군의 예능감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그리고 융단폭격을 방불케하는 로버트할리의 몇차례 거침없는 멘트가 이날의 대미를 장식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이준기와 인연을 이야기하던 로버트할리는 윤종신의 "그 때 이준기가 잘 될줄 알았어요?"라는 질문에 "그렇게 못생긴 놈이 그렇게 될 줄이야 누가 알았겠습니까"라며 배꼽을 흔들어 버렸습니다.

 

그 후 농담이야 준기야하며 너스레를 떨었지만, 로버트할리의 웃으며 던지는 직설화법은 반전의 웃음을 만들기에 충분했습니다. 누가 공중파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이준기에다 대고 못생겼었다는 말을 던질 수 있을까요? 왜 이제서야 라스에 나왔나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이렇게 예능계의 아직 남은 블루칩이란 느낌을 강하게 던지고 간 로버트할리. 하지만 김구라를 빈자리도 무색케 한 이 뼛속까지 한국 아저씨인 하일의 독설은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슈퍼주니어와 함께 중국 활동을 했던 헨리라는 친구가 물에 적신 수건으로 몸을 닦는 이상한 샤워를 한다"는 규현의 말을 가만히 듣던 로버트할리는 "진짜 희안한 새끼네"라며 스튜디오를 초토화 시킨 한 마디를 던졌습니다. 집에서 방송을 보고있었을지 모를 김구라의 영역마저도 넘어선 로버트할리의 예상못한 욕설멘트. 좀처럼 큰 웃음이 없었던 이 날 라스를 뒤집어버린 최고의 장면이었습니다.

 

이 후에도 "오노 사건을 보고 불편하지 않았냐"는 질문에 "우리 주의 명예, 완전히 그냥 망했죠 그거 때문에, 오노 그..."라며 욕설이 목까지 넘어오는 것을 참는 로버트할리의 모습을 보니 웃음을 도저히 참을수가 없었는데요, 할말은 하고보는 로버트할리는 그 후에도 "진짜 완전히 나쁜놈인데 그 오노가"라고 나름의 순화(?)를 하며 가려운 등을 시원하게 긁어주었습니다. 한국으로 귀화한 미국 태생인 로버트할리의 구수한 사투리에서 나오는 욕설과 독설은 그 카타르시스가 더 배가되 다가오는 같았습니다.

 

시원시원한 사투리로 가려운곳을 긁어주고 간 로버트할리의 예능감은 정말 1회분으로 마치는 것이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라스의 MC들마저 할말 없게 만든 로버트할리의 이런 예능감에 조금만 더 어시스트 해 줄수 있는 게스트가 아쉬운 것은 어쩔 수 없었습니다. 빅토리아가 나름 선전을 하며 분위기를 업시키는 역할을 했지만 시종일관 멋있고 귀여운 연장선에서 벗어나지 못한 닉쿤은 이미지 관리에 신경쓰는 게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들었으니까요.

 

라디오스타는 예능프로그램입니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으면 프로그램의 컨셉에 맞춰 움직여줘야 시청자도 즐거울 수 있는 것이죠. 이날 라스의 닉쿤은 자신의 컨셉과 이미지에 맞춰 녹화하는 아이돌로 비춰지기도 했습니다. 덕분인지 모르겠지만 결과적으로 태국왕자의 존재감마저 지워버릴 정도의 활약을 로버트할리가 해버렸지만요. 잘생기고 귀여운 아이돌이 예능에 출연해 준다면 시청률은 올라갈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예능은 웃고 즐기는 목적의 프로그램입니다. 로버트할리가 뒤집어놓고 간 이 날의 라스는 아이돌도 그립지 않은 수요일밤의 예능 한 뚝배기였습니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