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Blog/Variety

무한도전-와이키키 브라더스, 탈락속에 숨은 회심의 4글자

by 라이터스하이 2013. 3. 25.



매주 공감대를 터질 듯 말듯 건드리며 화두의 작두에 서는 무한도전. 이번 주 와이키키 브라더스 역시 길 탈락이란 검색어를 실시간 1위에, 그것도 LTE 급으로 올려놓는 기염을 또 한 번 토했다. 시작부터 끝까지 탈락이라는 키워드 하나로 복선과 반전의 찜질을 제대로 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지난 방송에서 무한 휴머니즘의 도가니탕을 선사했던 멋진 하루 특집과 비교했을 때는 불편한 구석이 이만저만 아니었던 와이키키 브라더스. 돌려 말 할 것도 없이 도착하자 마자 드리워진 길의 탈락이 그랬다.


저 비싼 비행기 티켓을 저런 식으로? 설마가 사람을 잡을까 갸우뚱하게 만들었다. 무한도전을 오래 보던 처음보던 모두를 속게 한 최초의 그리고 최고의 와이키키 브라더스 반전이었다. 그 주인공으로 삐걱대는 간판처럼 매달린 인지도의 길. 그가 선택된 점은 '아무리 그래도'라는 측은함마저 들게 하는 1+1의 나비효과였다. 쓰나미처럼 불어닥친 탈락의 시작으로 쫄깃해진 시청자와 '확대된 동공의 무한도전 멤버들' 역시 긴장할 수밖에 없었던 긴장의 도화선.




그 연장선에 2, 3의 피해자가 돼버린 정형돈과 하하까지. 이 세 사람의 탈락순서는 숨겨진 보물찾기처럼 반짝거리는 플롯이 되기에 충분했다. 군대에서 짬밥이라 이야기하듯, 예능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한 순서대로 살아남았다는 점이 재밌다. 나름 자리잡고 있지만, 미약한 존재감의 길은 첫 번째 탈락자로, 꽤 오래 예능을 했지만 고생한 뒤 뒤늦게 포텐터진 2번째 탈락자 정형돈, 그리고 하하까지.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순서의 역순으로 떨어트려 버린 점은 꽤 여러 가지 생각하게 한다. 그 몇 가지 중에서도 '안티 기득권과 과잉경쟁'의 키워드를 암시하는 결정적인 힌트. 박명수의 물총이었다. 무한도전 내에서 무한이기주위의 아이콘으로 호시탐탐 1인 자의 뒤통수를 노렸던 박명수의 캐릭터. 마지막 생존자 1인을 뽑는 라스트 스테이지. 처음으로 물총을 만들어 쏘아대기 시작하는 박명수의 장면 아래 동생들 밟아가며 라는 꽤 적나라한 자막이 의미심장하다. 쓸데없는 자막 안 쓰기로 유명한 무한도전 제작직이 던지는 웃음과 쓴웃음이 공존하는 해학, 곧 양날의 검이 되고도 남았다.




또 하나, 과잉경쟁이 긴장감은 줄 수 있지만, 모두를 즐겁게 만들 수는 없다는 메세지. 넌지시 던질 필요도, 굳이 미쟝센을 삽입할 이유도 없었다. 길로 시작된 탈락은 하하까지 이어지며 더욱 노홍철을 독한 캐릭터로 만들뿐이었고, 7명이 세트가 되지 않은 무한도전은 임팩트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불안감이 엄습해왔기 때문이다. 


모든 경쟁과 탈락이 있기 전 발동된 '형제 4호의 의미'를 부각시키기 위한 특집에 가깝지 않았을까? 와이키키 뒤에 붙은 브라더스란 글자. 이번 주 무한도전에서 와이키키가 아닌 어디를 떠났어도 붙었을 법한 회심의 브라더스, 탈락보다 중요한 4글자의 묘미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