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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Drama

홈랜드, 총알 한 발 없이 쫄깃한 마법의 미드

by 라이터스하이 2013. 11. 27.




시즌 1보다 못하다는 평가들이 많지만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홈랜드는 '그래도 홈랜드'다. 텍스터도 끝났고 브레이킹 배드도 막을 내렸다. 이런 굵직한 드라마들 사이에서도 홈랜드는 작품성으로 인정받은 미드다.

테러와의 전쟁을 선포하며 시작한 홈랜드의 가장 큰 장점은 뭘까? 바로 총알 한 발 없는 에피소드에서도 엄청난 긴장감과 몰입감을 보인다는 점이다. 연기력과 시나리오만으로 관객운전을 제대로 하는 상급 연출이라 생각한다.




복선
복선을 잘 만들어야 잘 성공한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미국 정부에 반하는 테러리스트가 알고보니 국가적 영웅 대우를 받는 주인공이었고, 바람 핀 상대가 CIA 요원이라는 점. 그 사이에 갈등이 얽히고 섥히는 것이 이 드라마의 묘미다.




복선은 잽, 카운터는 반전
흔히들 아이러니란 말을 많이 쓴다. 알 수 없다는 표현의 대명사지만 내가 배웠던 시나리오 속 용어인 아이러니는 관객은 알고있고, 극 중 인물들은 모르는 장치를 뜻한다. 예능이나 개그에서도 많이 볼 수 있다. 홈랜드는 아니러니와 클리셰가 모두 들어가있지만 복선의 마지막에 위치하는 결말들은 하나같이 예상 불가능한 쇼킹한 것들이다. 폭탄을 메고 지하벙커로 들어가 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딸에게 걸려온 전화로 테러를 포기하게 된 장면이 대표적이라 할 수 있다.


범인이 누군지 밝혀나가는 더 킬링류의 미드 경우 주위 인물들을 건드려가며 조금씩 힌트를 주는 구조다. 이런 경우 작은 사건들이 일어나면서 인물들도 등장하는 것이다. 홈랜드는 조금 다르다. 이미 범인이 알려진 상황에서 인물들의 갈등에서 사건들이 펼쳐진다. 한 마디로 떡밥이 사건에서 나오기보단 인물들의 갈등 속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는 것.





홈랜드의 떡밥, 피해갈 수 없는 드라마의 정석
떡밥드라마로는 최근 끝난 더 킬링이 최고봉이었다고 개인적으로 이야기하고 싶지만, 홈랜드 역시 만만치 않다. 매회 엔딩 크레딧이 올라가기 전 일주일을 기다리기 정말 힘들게 만들어 버린다. 특히 요즘 떡밥 미드들이 많지만, 그 정도에 따라서 일주일을 기다리느냐 잊혀지느냐가 결판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극단적으로 쇼킹한 반전들이 매회 마지막에 숨어있는 홈랜드의 마력이다.


카메라 마사지나 블럭버스터급의 화려한 액션없이도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도 이야기 자체가 가진 힘으로 극을 이끌어 나가고 있는 게 홈랜드다. 마치 브레이킹 배드처럼 말이다. 떡밥은 이제 드라마에서 빠질 수 없는 장치가 되고있고, 앞서 말한대로 그 떡밥의 사이즈나 반전이 얼만큼 크냐에 따라 달려있다. 떡밥만 주고 끝나는 게 아니라 떡밥의 사이즈에 맞는 결과가 기다리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떡밥 뒤에 오는 결말이 클리셰고 매번 반복되기 일수라면 시청자들은 작가를 이미 늑대소년과 동급 취급할지도 모르니 말이다.


홈랜드는 가볍게 보기엔 무거운 이야기들이 주를 이룬다. 그럼에도 매니아 층이 두터운 이유는 이런 오리지날리티한 시스템 속에서도 일정 퀄리티로 실망을 시키지 않기 때문일거다. 테러로 시작한 미드에서 어떤 에피소드는 총알 한 발 없이도 심장을 쫄깃하게 만들어 주는 이유, 바로 이런 나비효과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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